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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근교 여행] 에노시마 놀러 간 날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3.06 Tokyo

[도쿄 근교 여행] 에노시마 놀러 간 날

mooncake 2015. 4. 26. 18:53



도쿄 근교 에노시마 놀러가던 길


후지사와에서 환승 플랫폼 착각으로 기차 한대 놓치고 다음 기차 기다리면서 아침밥으로 역 매점에서 구입해 온 야끼소바빵을 먹었다.

원래는 에노시마 가는 기차안에서 먹으려고 산건데 타보니까 기차가 아니라 그냥 일반 지하철이라 못먹고;;

후지사와역 벤치에 앉아 먹었다.

사진에선 짤렸지만 내 무릎 위에는 야끼소바빵과 같이 구입한 생수와 과일젤리도 있었음ㅋ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마구 짓눌린 야끼소바빵이었지만 맛은 좋았다.

근데 야끼소바빵 볼때마다 예전에 어떤 외국인이 탄수화물 속에 탄수화물을 껴먹는 "괴식"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기억이 나서 웃김ㅋㅋ  



도쿄 여행 자체가 워낙에 급 여행이었다.

여행 가기 전날 오후 2시에 갑자기 여행가야지! 생각해서 휴가 결재올리고 비행기, 호텔, 환전까지 착착 진행.

(물론 비행기는 전날 예약하는 거라 겁나 비쌌다. 호텔도 평소 이용하던 것보다 비싼 호텔에서 자야했고.)


그런데 도쿄 여행 중에서도 에노시마 여행이 또 급여행이었다.

원래는 요코하마에 가려다가, 한번도 안가본 에노시마에 가보는 걸로 "당일 아침" 마음을 바꿨다.

사진은 신주쿠역에서 끊은 오다큐센 에노시마-카마쿠라 프리패스.

이 패스가 있으면 하루동안의 신주쿠부터 에노시마 사이 왕복 및 에노시마&가마쿠라 사이 교통이 모두 해결됨.



먼저 에노시마섬에 가기 위해 가타세 에노시마역에 내렸다.

용궁 컨셉으로 지어진 가타세 에노시마역.



역 앞으로 나왔는데 특별히 표시도 잘 안되어 있고 해서 그냥 아무쪽으로나 발걸음을 옮겼는데



오전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잔뜩 줄서 있는 가게가 나타났다.

Eggs'n Things

올데이브런치를 표방하는 하와이식 팬케이크 전문점.

당시 이 가게가 좀 핫했던 모양이다^^


한참동안 줄서서 먹을만큼 맛있는 음식은 매우 드물다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잘 이해가 안가는 풍경

(근데 말만 이렇게 하지 여러 상황상 줄서서 먹는 일 종종 있음...ㅎㅎ)



근데 아무튼 이 방향은 틀린 방향이었다.

전혀 갈 생각이 없었던 에노시마 수족관이 나타남...ㅠㅠ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선탠하는 아저씨가 아니라ㅋㅋ 에노시마의 매우 이상했던 날씨.

먹구름과 밝은 햇살이 동시에 존재...

심지어 에노시마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널때에는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해는 반짝반짝 빛나는 일도 겪었다ㅋㅋ



에노시마는 도쿄에서 불과 1시간 떨어진 곳이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1년 내내 날씨가 따듯한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퍼도 많고, 미묘하게 남국의 정취가 맴도는 동네였다.

그리고, 슬램덩크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가야할 곳은 저 멀리에 산처럼 보이는 에노시마섬.

예전엔 정말 섬이었지만 지금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에노시마 섬으로 가는 길.

사람이 아주아주아주 많았다(이 사진에선 그렇게 안보이는데, 사람에 치인다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무래도 토요일이다보니 다들 놀러나와 그런 듯...ㅠㅠ

혹시 에노시마 놀러가실 분들은 평일에 가십시오. 주말은 너무 붐빔.



왠지 도쿄에서부터 달려온 라이더같았던 그들

왠지 가오잡고 있는 느낌에 괜히 필름필터 효과를 줘봄ㅎㅎ



상당히 예쁜 에노시마 바다.



수상훈련 중인 아이들

어린 시절 생각이 문득 떠올라 찍어봤다. 어릴때 아람단을 했었는데(요즘도 이거 있나?)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걸 왜 했는지 모르겠다ㅋㅋㅋㅋ

수상훈련도 너무 힘들었고 매번 훈련가면 열나고 아파서 드러눕고ㅋㅋㅋㅋ 편식이 심해 밥은 쫄쫄 굶다오기 일쑤고...


어쩌면 지금도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면 "좋아하지도 않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데 쓸데없이 하고 있는 일"이 있지 않나 생각해봐야겠다.



다리 위를 제법 오래 걸어 지쳐가고 있을 무렵 드디어 저 멀리 에노시마 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도로 난간에 가려 잘 안보이지만 나름 옥색의 물빛 + 그 위에 가득 떠있는 하얀 요트들이 이뻤다.



날이 맑으면 에노시마에서 후지산이 또렷하게 보인다는데 구름이 껴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에노시마로 입성!

초록빛 도리이가 보이자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친구들끼리 놀러온 듯한 일본 소녀들.

그치, 역시 이런데는 친구들하구 우루루 몰려와야 재밌는데 말이야.



일본 관광지는 결국 어딜가나 다 비슷한 느낌이다.

도리이를 지나 주요 목적지(신사라던가...) 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관광상품점과 식당과 찻집으로 그득.

그렇지만 또 가게 구경하는 낙이 있지ㅋㅋ



에노시마 상점은 딱 우리나라 80년대 느낌이다.

특히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조개를 엮어 만든 장식품같은 것들은... 아직도 이런 게 팔리나? 싶을 정도ㅎㅎ



에노시마 신사로 올라가는 길 옆 골목골목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가게를 구경하며, 또 이따 점심은 뭘 먹을까 궁리하며 



열심히 언덕을 올랐다.



그러다 얼핏 한 골목을 들여다보고, 저 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봤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자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

아, 

뭐라 말해야 좋을지.

난 에노시마에 처음 오는건데도 "어쩐지 너무 그립고 좋은 풍경"이 펼쳐져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하다못해 난 만화 슬램덩크를 즐겨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서있는데 저 아래쪽(바다쪽)에서 올라오신 상의 탈의하신ㅋㅋ 아저씨가

내가 가도 되는지 몰라서 망설이는 걸로 생각하셨는지

"이쪽으로 내려와도 돼. 와서 구경해라"하셔서 내려가 봄ㅋ



아래쪽으로 내려가자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이쪽에서 서핑하러 나가는 분들이 꽤 있는 듯.


아, 집 뒷편에 이런 바다가 펼쳐져 있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나에겐 매일매일 이런 풍경을 보고 산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조차 잘 되지 않는다^^



특별할 건 하나도 없는데도, 왠지 이 곳의 풍경이 너무 좋아 한참을 서 있다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자각하고, 다시 에노시마 신사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다시 에노시마 신사로 향하는 언덕길 쪽으로 나가는 길



그저 평범한, 일본의 한 한적한 동네 골목일 뿐이지만 어쩐지 참 좋았던 이 곳.

때마침 어딜가나 가득가득 피어 있는 수국도 한몫 했을 듯^^



그리고 만난 고양이.

에노시마 섬에 고양이가 많다고 얼핏 들은 것 같았는데, 진짜로 에노시마 섬에서 많은 고양이들을 마주쳤다.



물론 고양이들과는 친하지 않아서 일방적으로 나혼자 반가워했지만ㅋㅋ

확실히 개들은 나를 좋아하는데, 고양이들과는 어떻게 지내야할지 도통 모르겠다ㅠㅠ 나도 고양이들한테 예쁨받고 싶...



다시 에노시마 신사를 향해 길을 오르다가



문어전병집 앞에 멈춰섰다.

문어 그리고 바닷가재를 고온압착기계로 눌러 전병으로 만들어주는 가게!



바닷가재 센베이는 550엔, 문어 센베이는 300엔.



가격이 좀 비싸다싶었지만(센베 하나에 3000원!) 하나 주문!



근데 솔개 경고문이 무시무시하다ㅋㅋ

사실 이거 보고 조심하긴 했지만 뭐 그리 위험하겠어? 했는데 나중에 진짜로 솔개가 사람한테 달려드는 것 보고 좀 놀람;;



미리 만들어놓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문어를 고열압착가공해서 센베를 만들어준다.



문어 센베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며 찍은 바닷가재.

이렇게 보니깐 색깔이 정말 오묘하게 예쁘다 싶으면서도 징그럽...

인류 최초로 바닷가재 먹을 생각을 한 사람은 진짜 용자다!!! 나라면 절대 이걸 먹을 생각은 못했을 듯;;;ㅎㄷㄷ



드디어 완성되어 나온 문어 센베!

맛은?

음 엄청나게 맛있진 않은데다가, 수분이 하나도 없어서 텁텁하고 굉장히 목이 막힘 ㅠㅠㅠㅠ

걸어다니며 천천히 조금씩 먹으면 좋은데 하도 솔개가 위험하다고 하니깐 멈춰서서 가게 천막 밑에서 후다닥 먹느라고 힘들었음.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ㅎㅎ


문어 센베를 후다닥 먹고 들어간 에노시마 신사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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