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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2014.09 Vietnam & Malaysia

말레이시아 말라카 마제스틱 호텔의 애프터눈티

mooncake 2016. 5. 15. 19:30

 

말레이시아 말라카의 마제스틱 말라카 호텔Majestic Malacca Hotel.

콜로니얼풍의 유서 깊은 호텔로, 원래 말라카 여행을 계획했을 당시 묵으려고 했던 호텔이었지만, 주요 관광지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애매한 위치와 혼자 묵기엔 좀 비싼 가격 때문에 아쉽게도 포기하고 대신 애프터눈티를 먹기 위해 방문했다.

 

 

 

말라카의 마제스틱 호텔은 Small luxury hotel of the worlds의 멤버로, 늘 눈독 들이고 있는 스몰 럭셔리 호텔들 중 그나마 내가 묵을 수 있는 가격대였지만(피렌체에서 SLH 멤버 호텔에 묵으려면 하룻밤에 적어도 60만원을 내야 하지만, 말라카에서는 15만원 정도에 숙박이 가능하다) 말라카 중심지에서 이 곳까지 찾아가는 내내 아, 여기 예약 안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말라카 관광중심지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이니 사실 그렇게 먼 게 아닌데, 손에 구글맵을 쥐고도 멀리멀리 돌아간 내가 문제다.. 후후;; 

 

 

 

이글거리는 한낮의 말라카 태양을 뚫고 힘들게 너무 힘들게 탈진 직전에서야 호텔을 찾았지만, 내가 애프터눈티를 먹고 싶었던 "더 라이브러리"는 이미 인원이 다 차서 자리를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호텔 로비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워낙 규모가 작은 호텔이라 로비에 앉아 애프터눈티를 먹는 사람은 나 혼자였고, 덕분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이 자꾸 나를 쳐다봐서 조금 뻘쭘했다;;; 

 

 

 

 

 

체력고갈 직전에 간신히 주문한 애프터눈티!! 너무 힘들어서 사진을 찍을 기력도 없었기에, 유독 더 사진이 발사진이다ㅠㅠ

사진엔 티팟이 안나왔지만, 차는 "얼그레이 탠저린"을 골랐다.

 

 

 

다른 각도에서 한장 더. 

그래도 행복했던 건 애프터눈티가 가격대비 아주 훌륭했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양이 작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이건 "1인분" 셋팅이라는 점!

 

 

 

 

 

1단. 각각 오이, 계란, 연어샌드위치와 스콘과 스프링롤과 튀김만두.

영국식 애프터눈티와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서 마제스틱 호텔의 애프터눈티가 특히 더 마음에 들었다.

 

 

 

딸기잼, 클로티드크림, 카야잼, 그리고 다른 하나는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역시 여행기는 제때제때 써야... 

(아마 저 중 한개는 스프링롤, 튀김만두 등을 찍어먹기 위한 짭짤하고 살짝 매콤한 소스였던 것 같기도 한데 잘 기억이 안난다)

 

 

 

2단. 말레이시아의 전통 떡들.

 

 

 

 

갈색과 푸른색 투톤의 그라데이션이 곱기도 하고, 어찌보면 맛있어보이는 색은 아니기도 하고ㅎㅎ

아쉽게도 애프터눈티를 먹으러 가기 전에 간식을 먹기도 했었고, 말라카의 무더위에 지쳤는지 그렇게 식욕이 돌지 않아서 말라카의 전통 떡들은 아주 조금 맛만 보는데서 그쳐야했다.

 

 

 

그리고 3단. 우유푸딩과 머랭과 마들렌과 타르트 등등등.

 

 

 

세번째 접시에서 제일 맛났던 것은 바로 이 머랭쿠키였다!!!!!!!!!!!!!

내 인생에서 먹은 많고 많은 머랭쿠키 중에 최강자! 

근데 아쉬운 것은, 막 구워낸 머랭쿠키였던건지, 머랭쿠키 답지 않게 굉장히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두입 정도 먹었는데 머랭이 그만 두동강 나면서 바닥으로 뚝 떨어져버렸다ㅠㅠㅠㅠ

진짜 얼마나 아쉽던지... 머랭 하나만 추가 주문 가능하냐고 물을래다가 귀찮아서 꾹 참았다. 어차피 다른 음식이 많이 남기도 했고...

=> 다시 생각해보니깐 머랭쿠키가 아니라 파블로바였던 것 같다ㅎㅎㅎㅎ

 

 

 

이 떡들까지 다 먹을 기력은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사진만 찍어왔다ㅋ

머랭은 바닥에 떨어트린 후 추가주문 할까말까 고민했다는 얘기와 어째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 같긴 하지만

 

 

 

 

 

 

처음엔 괜히 쓸데없이 시간과 체력을 들여 찾아왔다 싶었는데, 한참동안 애프터눈티를 먹으며 쉬다보니,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싶었다. 

 

 

 

 

제일 처음에 나를 응대한 직원은 어쩐지 미묘하게 불친절한 느낌이라 조금 실망스러웠다. 다른 호텔이었다면 별로 신경안썼겠지만, 마제스틱 말라카 호텔은 직원들 응대가 아주 훌륭하다는 평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혹시 숙박객이 아니라서 이러나..."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하지만 나중에는 주방에 계신 요리사분이 직접 나와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고, 직접 찻주전자를 가져가 차도 리필해다주시고, 더 필요한 건 없냐고 섬세하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졌다.

 

 

 

애프터눈티를 먹고 나오며 라이브러리 라운지가 비었길래 잠시 들어가 구경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테이블이 두개 뿐이라 - 근데 그 테이블에 딸린 의자는 여러개 - 자리가 있었더래도 혼자 간 나에게 테이블을 내주기는 좀 어려웠겠다 싶긴 하다.

 

 

 

꼭 더 라이브러리에서 애프터눈티를 드시고 싶은 분은 미리 예약하시기를...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하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애프터눈티 먹으러 가느라 헤매고 + 애프터눈티를 먹으며 헤맨 체력을 다시 채우는 동안 오후가 몽땅 지나가버렸다. 아쉬웠지만, 뭐, 어차피 한가하게 보낼 생각으로 말라카에서 2박 일정을 잡았던 거니 후회는 없었다. 애프터눈티를 먹는 동안 "이따 돌아갈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할까?" 고민했지만, 말라카 버스 터미널에서 말라카 호텔까지 바가지 택시를 경험했던지라 왠지 택시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말라카 센트럴로 돌아가는 길은 올때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위 사진은 말라카 마제스틱 호텔에서 다시 말라카 관광 중심지로 돌아가던 길의 수퍼마켓. 말라카 여행기는 나중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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