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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교회/희망고) 장 갈라르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mooncake 2017. 4. 10. 19:30

경동교회를 다니는 지인분께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소식을 듣고 다녀온, 장 갈라르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주최 - 희망의 망고나무, 이하 "희망고")

역시 취미생활은 소문내고 볼 일^^

 

처음 방문한 경동교회.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으로 한국 근대 건축물 중 손에 꼽히는 수작이라는 얘기는 전부터 들었으나, 이번에서야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길. 개나리가 전해주는 봄밤의 정취.

 

그리고 당도한 경동교회의 본당과 파이프오르간. 역시 듣던대로 멋진 건물. 70년대말~80년대초에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다니, 역시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경동교회 사진을 보며 했던 생각인데, 어쩐지 핀란드 헬싱키의 템펠리아우키오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물론 템펠리아우키오는 자연암석을 이용해 지은 교회이고, 이 곳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2017.4.7. 장 갈라르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프로그램.

김동준 교수가 연주한 장 갈라르 작곡의 세 개의 소품들이 아주 좋았고(장 갈라르 교수의 말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푸생의 그림 3점을 보고 작곡한 곡이며, 또한 자신의 세 자녀 각각에 대한 곡이기도 하다고), 세자르 프랭크의 환상곡과 루이 비에른의 즉홍곡 역시 이번 연주회에서 처음 들어본 파이프오르간 곡이었는데, 특히 루이 비에른의 즉홍곡은 원래 루이 비에른의 연주 녹음만 존재하던 것을 기보하여 악보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이 연주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연주는 프로그램 제일 아래쪽, "희망고를 위한 교향적 스타일의 즉홍연주"였는데, 연주 시작 직전 객석에서 이 즉홍연주의 주제가 될 멜로디를 전달했다. 주제가 적힌 작은 악보를 받아든 장 갈라르가 본격 연주에 앞서 먼저 한쪽 손으로만 해당 멜로디를 연주했는데, 두 마디 정도 연주하였을때 경동교회 내부에는 아~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미소가 번졌고, 곧이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따라 사람들의 허밍이 교회 내부를 가득 채웠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나는 어떤 곡인지 알 수 없었고, 다만 사람들의 반응을 보았을때 매우 유명한 곡인가보다 생각만 했을 뿐인데, 여튼간에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연주가 끝나고서야 알았지만 "아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곡이었다.

 

이 "아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찬송가 주제를 이용한 4개 파트의 교항적 스타일의 즉홍연주가 펼쳐졌는데, 정말로 멋지고 아름다운 연주였다. 원래 멜로디를 처음 들어보는, 또한 이 멜로디에 대해 특별한 감흥이 없는 나에게도 이토록 멋진 연주였으니 교인들에게는 더욱더 감동적인 순간이었으리라. 실제로 연주가 끝난 뒤 희망고의 대표인 이광희 디자이너가 무대에 나왔는데, 평소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였다며 감격에 겨워마지않아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가던 길.

처음 가본 경동교회도, 연주도, 모든 것이 아름다운 밤이었다.

역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취미생활은 소문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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