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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3) 셋째날 - 데센자노 델 가르다, 시르미오네, 스칼리제르성, Lido delle Bionde, +) 카툴루의 별장 추가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7.10 Italy, Swiss & France

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3) 셋째날 - 데센자노 델 가르다, 시르미오네, 스칼리제르성, Lido delle Bionde, +) 카툴루의 별장 추가

mooncake 2018. 9. 16. 23:30


북이탈리아 남프랑스 여행 셋째날.

호텔 아다에서 차려준 간단하지만 정겨운 아침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호텔에서 3~4분 거리인 밀라노 중앙역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핵심 일정 중 하나인, 밀라노 근교의 시르미오네Sirmione에 가는 날!



밀라노 중앙역에서 데센자노 델 가르다-시르미오네 역까지는 레죠날레 기차를 타기 때문에, 예약은 필요하지 않고 기계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편도 티켓의 가격은 9.2유로이고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 (드물게 고속열차인 프레치오로사Frecciarossa가 다니는 시간대도 있긴 한데, 가격이 25유로로 훌쩍 오르고 시간은 30분 정도만 절약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구간에선 그다지...) 



근교 도시로 떠나는 길은 언제나 설레인다 ^-^



1시간 20여분 후 데센자노 델 가르다역에 도착.

하지만 아직 다 온 것이 아니다ㅜ.ㅜ 데센자노 델 가르다에서 시르미오네에 가려면 다시 버스를 타거나 페리를 타야하는데, 다년간의 유럽여행을 통해 한적한 소도시 버스에 대한 트라우마가 축적된 나는 당연히 페리를 택했다.



데센자노 델 가르다 역 앞의 풍경.



데센자노 델 가르다역에서 페리터미널까지 대략 15분 정도 걸은 것 같다.

하지만 한적하고 예쁜 동네라 그 길이 특별히 멀거나 힘들게 여겨지진 않았다. 다만 찻길을 따라 터덜터덜 걷고 있을 때 왠 아저씨가 차를 타고 가다 갑자기 멈추더니 Ciao, Bella! 라고 인사하며 태워다 줄까?라고 물었는데 약 0.5초 정도 마음이 동했으나 역시 거절했다. 내가 여행 중에 누가 같이 밥 먹자는 거 넙죽넙죽 따라가 먹고, 누가 차 태워준다는 거 넙죽넙죽 탔으면 이미 어디선가 변사체로 발견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지나치게 타인의 호의를 경계하는 것 같기도 하고... 흐음...  



아기자기한 데센자노 델 가르다.


데센자노 델 가르다에 가기 전까지느 그저 시르미오네에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만 생각했는데, 직접 가보니 데센자노 델 가르다는 그 자체로써도 충분히 매력있는 휴양지였다.



하.. 내가 왜 이걸 안사먹고 사진만 찍고 지나쳤을까...

엄청 세련되고 팬시한 쿠키들보다는, 이렇게 적당히 촌스럽고 순박한 모양의 쿠키들이 더 맛나보인다.



그리고 데센자노 델 가르다의 이 쪽 풍경을 보는 순간, 탄성이 나왔다.

리틀 베니스 느낌? ^-^



아침 안개가 낀 페리 선착장의 모습도 멋졌다.



아니 그런데!!!!!!!!!!!!!! 이건 뭐지?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온 페리 탑승 시간까지는 1시간여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페리 터미널 위치만 확인하고 남은 시간동안 데센자노 델 가르다를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이 페리에 승선을 하고 있다. 다가가서 직원분께 물어봤더니, 이 페리는 정규운항 편이 아닌 특별운항편이고, 가격은 5유로라고 한다. 왕복 티켓으로 달라고 했더니 데센자노 델 가르다 - 시르미오네 구간은 원래 편도 3유로이기 때문에, 일단 편도로 간 다음, 돌아올때는 그쪽에서 다시 표를 사는 게 저렴하다고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편도티켓을 끊어, 약 15분 후 시르미오네 도착.

원랜 2층 갑판 의자에 앉아 있었다가 1층에 내려왔는데 마침 시르미오네에 도착하게 되어, 어떻게 배를 선착장에 고정시키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별 거 아닌데도 처음 보는 거라 그런지 흥미진진했음ㅎㅎ



아아... 드디어 시르미오네에 도착했다!!!!!

2015년 이탈리아 여행 때 시르미오네 일정을 어떻게든 끼워넣으려 했지만 기존의 예약된 내역들이 있어 포기했다가, 2년이 지나고서야 오게 되었으니, 감격하지 않을 수가 ㅠ.ㅠ 



시르미오네에 발을 디디니 세상이 그저 아름답다.



감격한 마음으로 발길 닿는대로 좁은 골목을 지나니 스칼리제르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석구석 예쁜 동네.

근데 한편으로는 약간 아울렛 같은 느낌도 들었음 흠흠

거 왜 요즘 유럽소도시풍으로 지어놓은 아울렛이 너무 많아가지고...ㅜㅜ 



아무튼 내가 왔다 시르미오네에! ㅎㅎ



스칼리제르성 바깥으로 나가봤다.

데센자노 델 가르다역이나 베로나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이 성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 즉 페리를 타고 오는 방향과 버스를 타고 오는 방향이 다름.



스칼리제르성 바깥에는 작은 시장도 있어서,



살 것도 아니면서 사고 싶다는 생각을 굴뚝같이 하며 치즈 가게도 구경했다 +_+



잠깐 주변을 쏘다닌 후, 시르미오네에 오면 가장 보고 싶었던 스칼리제르 성 전망대에 올랐다.


스칼리제르성 입장료는 5유로. 카툴루의 별장 유적지와의의 통합권은 10유로에 팔고 있었는데, 워낙 꾸물꾸물 천천히 돌아다니는 편이라 내가 오늘 과연 카툴루의 별장까지 갈 수 있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일단 스칼리제르성 입장권만 구입했다. 



스칼리제르성 전망대에서 바라다보이는 시르미오네 올드타운의 아기자기한 집들과, 저 멀리 보이는 알프스, 그리고 아름다운 가르다 호수.



봐도봐도 그저 좋을 뿐.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가르다 호수에서 보트 타는 사람들이 부러웠음ㅎㅎ)



내가 어렸을때 좋아한 동화책에서 가르다 호수가 시시한 휴양지라고 까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멋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당췌 이해가 가지 않는 것.



사진 속, 사람들이 물 가까이 다가가 있는 곳은 나도 내려가서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결국 까먹고 못갔다. 흑흑.






시르미오네 풍경에서 눈을 못떼다 한참만에 성에서 내려오니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나있고, 배가 고팠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아이스크림 가게가 여럿 있어서, 일단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결정.



2년전 이탈리아에 왔을때 제일 맛있게 먹었던 체리 아이스크림(아마레나 젤라또)를 사먹었는데, 양만 많고 영 맛이 없었다. 5유로나 줬는데... 췟



줄줄 녹아 흐르는 커다란 젤라또를 들고 시르미오네 이곳저곳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이 고색창연한 골목에 가게 되었고



그 골목에서 성당 앞을 지나갔더니 눈앞에 나타난 풍경.



원래는 성당을 먼저 보려고 했는데, 홀리듯 호숫가를 걷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성당은 영영 못보고 돌아왔다ㅎㅎㅎㅎ)



물이 정말 맑다.



배 고픈 것도 잊어버리고 호수를 따라 계속 걸었다.






구름도 얼마나 멋진지...



날씨는 또 얼마나 좋은지...



맑은 가르다호수와 알프스와 멋진 구름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푹 빠져서 계속 앞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걷다가 이 곳, 시르미오네에 오기 전 스칼리제르성과 더불어 꼭 오고 싶었던 부둣가가 나타나서 엄청 기뻤다. 일부러 힘들게 찾지 않았는데도 그냥 눈 앞에 나타났을때의 즐거움, 길치가 아닌 사람들은 잘 모를거야 ㅎㅎ



아참, 정말 놀라웠던 건

이때가 10월 6일이었는데도 날이 덥고 햇볕이 쨍쨍해서 충분히 수영이 가능했다는 점.

이 곳 가르다호수에서도, 

또 며칠 뒤 가게 된 프랑스 니스에서도 수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아무리 따듯한 동네라도 10월이면 수영을 못할 줄 알았는데...

수영복을 안챙겨간 것이 이렇게 아쉬울 줄이야.



햇볕이 정말 셌는데, 일광욕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그러다 다시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벌써 2시가 되어가는 시간. 어디로 갈까 하다가, 식당을 찾는 것도 번거로와서, 부둣가 바로 앞쪽에 있는 레스토랑 Lido delle Bionde에 들어왔다.



테라스의 제일 좋은 자리는 이미 꽉 차있어서, 두번째줄 테이블에 착석.



처음엔 해물 리조또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메뉴판을 들여다보다가 "이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로 만든 파스타"와 "이 호수에서 잡은 정어리로 만든 파스타"가 있길래 한참 고민하다 민물고기 파스타로 전격 결정. 사실 더 맛있어 보이는 메뉴는 많았는데 호기심이 문제다ㅋㅋ 근데 민물고기는 그렇다치고 정어리가 호수에서도 잡히나?;;



파스타는 12유로였고 생수는 2유로, 나중에 주문한 에스프레소는 1.5유로. 위치와 풍경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인 듯.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자니 새님이 놀러오심.

정말 정말 귀여웠지만, 이래서 유럽 식당에 가면 내가 앉기 전부터 테이블에 놓여 있던 빵은 안먹는다....;;;;



호기롭게 민물고기파스타를 주문해놓고는 살짝...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파스타가 서빙되었다. 

맛은 다행히 괜찮았음 ^-^ 한국의 송어와 비슷한 물고기로 추정 중. 이 물고기 이름이 뭐에요?라고 웨이터한테 묻고 싶었지만 왠지 쑥스러워서....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에스프레소까지 시켜먹었는데, 천국과도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그늘에 앉아 있으니 산뜻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신선한 공기는 달콤하기까지 하고, 그동안의 피곤이 몰려와 온 몸이 나른하고 잠이 솔솔왔다. 자리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며 낮잠을 한숨 자면 좋으련만, 그러나 언제까지고 앉아 쉴 수는 없는 일, 이미 1시간여가 훌쩍 지났으니, 다음 행선지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카툴루의 별장는 일단 사진만 올려놓고, 이야기는 조만간 추가할께요.

여행기를 마무리 짓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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