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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에 꿈꾸는 봄밤 - 별 내용 없는 음악 잡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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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에 꿈꾸는 봄밤 - 별 내용 없는 음악 잡담

mooncake 2019. 1. 15. 23:15

어젯밤에 들은 음반 두 장



2016년 네덜란드 여행 때 델프트 신교회의 기념품점에서 사온

오르가니스트 Bas de Vroome의 델프트 신교회 파이프오르간 연주 음반.


예전에도 어디엔가 이 음반 좋다고 쓴 것 같은데,

정말,정말,정말 좋다.

취향에 아주 딱 맞는 오르간 음반임.


음반 자체로써도 흠잡을 데 없지만,

완벽한 여행기념품의 표본이기도 하다.


"그 여행지에서의 추억, 그 곳에서의 시간"을 담고 있으며

작고 가볍고

또 두고두고 마음에 드니까

보면 볼수록 뿌듯하다ㅎㅎ

어딜 여행하든,

늘 이런 기념품을 데려올 수 있다면 참 좋겠지...



그 뿌듯한 마음을 담아 올려보는

위 음반의 첫번째 수록곡

Lübeck's Praeludium in E

내가 원래 좋아하는 파이프오르간 곡이기도 하다.

Bas de Vroome이 연주한 건 못 찾아서 대신 Pastór de Lasala가 시드니에서 연주한 버젼을 데려옴

 


어젯밤에 들은 두번째 음반은 안토니우 까를로스 조빔의 Wave

나에겐 All time classic 같은 음반,

듣기도 정말 많이 들었고

그래도 들을때마다 새롭고 좋다 :)


유튜브에서 아주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왜 굳이 아직까지도 씨디를 갖고 있는지,

또 굳이 그 씨디를 오디오에 넣고 듣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음질? 솔직히 큰 차이는 모르겠음ㅎㅎ)

그래도 오래된 씨디를 꺼내 트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감흥이 있다고, 어제 그런 생각을 했다.

그저 올드한 감성을 독특한 감흥으로 치환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ㅎ


이 음반은 특히 겨울에 많이 듣게 되더라.

겨울밤에 꿈꾸는 봄밤.

추운 겨울에 꿈꾸는 따듯한 브라질의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



보사노바,

안토니우 까를로스 조빔과 조앙 질베르뚜와 스탄 게츠와 세르지우 멘지스와 

그리고 이름을 꼽을 수도 없는 숱한 뮤지션들에 대한 애정은

브라질을 꿈꾸게 했고 포르투갈어를 배우게 했고

포르투갈어에 대한 애정은 다시금 포르투갈로 번졌고,

5년전에 다녀온 지금도 포르투갈은 너무나 그리운 곳이고,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 사는 꿈을 꾸게 했지만

현실은,

아직 브라질엔 발도 디뎌보지 못했다ㅎㅎㅎㅎ


내가 좋아하는 브라질 음악들을 듣고 있을때면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들이 나온 그 곳은

정말정말정말 멋진 곳일것만 같은데

왜 이렇게 흉흉한 얘기가 많이 들리나...


브라질에 가서 겪을 막장 치안이 두려운지,

브라질에 가서 마지막 환상이 깨질 것이 더 두려운지

그것이 헷갈리는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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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준 - 시한부)


참 상투적인 말이다만,

가고 싶은 곳도 많고 꿈도 많았는데

왜 이렇게 현실과 일상의 무게가 무거운 걸까,

짖눌리다가 계속 짖눌리다가

꿈을 따르기는 커녕,

나의 자아까지 납작해져버렸어.



우울해진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판 복면가왕 The masked singer 출연자 중 몬스터가 부르는

퀸의 돈 스탑 미 나우


가면이 너무너무 맘에 듬ㅎㅎㅎㅎ

몬스터가 막 손 휘저으면서 노래하는 게 너무 귀여움 캬캬

과연 속에 누가 들어있을까

너무나 궁금한...


일상의 무게가 나를 짖눌러도

뭐 어쩌겠어

이런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버티는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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