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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7 영국 카디프 - 패딩턴 역에서 카디프까지 그리고 카디프 성(1)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3.08 Dubai, England & Cardiff

2013.8.7 영국 카디프 - 패딩턴 역에서 카디프까지 그리고 카디프 성(1)

mooncake 2014. 12. 27. 15:25



드디어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가는 날!!!!

 

닥터후와 토치우드를 좋아한 이후 늘 카디프에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일정을 짜다보니 런던과 런던 주변에 워낙 볼 게 많아 카디프를 넣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윈저나 옥스포드나 바스에 비해 카디프는 "무난하고 현명한" 선택은 아닌 걸로 느껴졌고, 카디프 대신 "바캐스 투어(바스, 캐슬쿰, 스톤헨지를 하루에 돌아보는 일일투어)"를 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출국날짜가 다가올수록 카디프가 너무너무 땡겼고, 결국은 출국 2일전, 부랴부랴 카디프로 가는 기차표를 다시 검색하게 됐다.

 

근데....................................

알다시피 영국 기차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가격이 올라서, 처음 알아봤을때에 비하면 8시대에 출발하는 기차표는 너무 비싸져 있었다. 그래서 좀 아쉽지만 런던 패딩턴에서 아침 9시 15분 출발, 카디프 센트럴에선 저녁 7시 30분에 떠나오는 기차표로 결정. 가격은 왕복 39파운드. 처음 카디프 가기로 마음 먹었을때 예약했더라면 더 싼 가격으로 더 일찍 출발가능했을테지만 내가 늘 이렇지 뭐.  (※카디프 당일치기로 가시는 분들은 당연히 그렇게 하시겠지만, 그래도 역시 무조건 최대한 아침 일찍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9시 15분차 타고 간 것도 시간이 많이 부족했어요.)

 

카디프에 볼 것이 아주 많다고 하긴 어렵지만, 런던에서 2시간이 넘게 걸리고, 카디프성과 카디프베이를 제외한 주요 관광스팟(이건 물론 내 기준으로, 카스텔 코흐와 웨일즈박물관을 말함)은 상당히 떨어져있는데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런던에서 당일치기로 하루동안 둘러보기엔 참 아쉬움이 많은 동네다. 그렇지만 단 하루라도 잉글랜드를 떠나 "웨일즈"로 그리고 드디어 "카디프"에 간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고고씽!

 

다른 날들은 맨날 쓰잘데기없이 일찍 잠이 깨서 피곤하기만 하더니 카디프 가는 날은 조금 늦잠을 잤다..ㅠ.ㅠ 브라이튼 갈때 사용한 올네트워크다운랜더와는 달리 카디프에 가는 티켓은 시간을 딱 정해서 예약해놨기 때문에 놓치면 큰일! 완전 아슬아슬하게 패딩턴역에 도착했고 예약해둔 표를 빨리 발권하기 위해서는 기계를 이용해야 했으나 애석하게도 당시 예약에 사용한 신용카드는 IC칩이 없는 카드라 기계 발권이 불가능. 그런데 창구엔 대기자가 여럿 있고 (+내가 어리버리하게 줄을 잘못 서는 바람에 시간이 더 지연됐다..T.T) 그네들의 느릿느릿한 일처리 속도로 볼 땐 이거 놓치겠다 싶었는데 너무나 다행히도 15분 정도를 남겨놓고 발권 완료. 참말로 아슬아슬했어..T.T



패딩턴 역에서 만난 그로밋!!!

군데군데 벗겨진 페인트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래도 꺅!!!



카페인이 엄청나게 땡겼지만 스타벅스에 갔다가 혹시 늦어질까봐 역 안 매점에서 컵커피를 구입했다. Emmi Caffe Latte, 2012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프라하로 오는 기차안에서 마셨던 것과 같은 커피다♡ 엄청 반가워하며 사진을 찍었다. 근데 맛은 없었다는 게 함정. 독일에서 마신 건 이렇게 맛없진 않았는데 ㅠㅠ (지금 이 글을 쓰며 찾아보니까 독일에서 마셨던 건 에미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영국에서 마신 건 에미 카페라떼 카푸치노. 담에 혹시 이걸 또 마시게 되면 꼭 에스프레소로 마셔야지!!)



카디프로 가기 전날 프라이막에서 구입한 딸기젤리 츄잇(Chewits)

요거 완전 맛있다. 물론 불량식품 맛입니다ㅎㅎ 초딩입맛에 딱...


근데 기차 테이블 위에 올려진 내 짐보따리 좀 보소...

꼭 시골 할머니 짐보따리같다..ㅋㅋ 아니면 피난민... 큽 

이날 카디프엔 비소식이 있었다. 런던보다 기온도 낮고. 그래서 가디건이며 스카프며 우산이며 등등을 스누피 장바구니에 바리바리 챙겨넣었는데 손잡이를 묶어놓기까지 하니 내가 봐도 완전 빈티 나...ㅋㅋ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스타일리쉬하게 여행 다니는 사람들 보면 엄청 부럽다. 난 왜 맨날 줄이고 줄여도 짐이 주렁주렁인지 모르겠구먼;; 그래도 저 스누피 장바구니, 2008년 오사카 스누피샵에서 산건데 여행다닐때마다 요긴하게 참 잘 썼다ㅎㅎ



게다가 짐보따리 안에서 간식도 자꾸 나와...ㅋ 아무리 봐도 간만에 먼 데 놀러가는 시골할머니 짐보따리.. 허허허허...ㅋ


여튼간에 좀 모양새는 빠지긴 하지만 이것저것 간식도 꺼내먹으며 카디프로 가는 기차안에선 익숙한 지명을 여럿 마주쳤다. 리딩, 브리스톨, 뉴포트 등등. 특히 뉴포트의 풍경이 참 아름다워서, 나중에 이 지역을 쭉 여행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수면을 취해 체력을 좀 보충하려고 했는데 중간에서 타신 영국 아주머니들이 너무 큰 소리로 떠들고 노셔서 당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땐 좀 짜증이 났는데(내 주변 다른 사람들도 다 얼굴에 짜증이 한가득)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주머니들은 어딜 가나 다 비슷하구나 싶어 웃음이 슬며시...ㅎㅎ 




2시간 10분을 달려서, 드디어 드디어 카디프에 도착. 꺆!!! 웨일즈어 표지판!!!!! 아 드디어 웨일즈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물씬!

웨일즈어를 보니 영국이 아닌 또 다른 나라에 온 듯 마구마구 설레인다. 새로운 언어를 볼때마다 설레이는 언어 덕후♡



과거의 웨일즈어 말살 정책 때문에 현재 웨일즈어 사용인구는 많지 않으나(2011년 기준, 대략 웨일즈 거주인구 중에 23% 정도만이 웨일즈어를 구사할 수 있고 카디프 시민들 중에는 불과 11%만이 웨일즈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웨일즈어 부흥 정책"을 수립하여 현재는 다시 웨일즈어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웨일즈어는 켈트어파에 속하는 언어로 게르만어파인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념품점에서 웨일즈어로 된 책을 살까말까 한참 망설이다 결국 관뒀는데 언젠가는 웨일즈어도 꼭 배워보고 싶다^^



얼핏 봐도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카디프 센트럴 역.



Great Western Railway!

뭔가 뽀대나는 철도회사 이름이다. 비록 역은 좀 쇠락해보이지만 말이다.



역 밖으로 나오니 갈매기가 끼룩끼룩.

(근데 사진엔 갈매기가 안보임...ㅋㅋ) 



거리 곳곳의 꽃장식이 참 예쁘다. 



런던에선 아침 일찍 나왔지만 카디프에 도착하니 이미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카디프성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

...을리가 없지. 이것도 찍고 저것도 찍고 쟤도 구경하고 얘도 구경하고 ㅎㅎㅎㅎ



런던에서 불과 2시간여 거리이지만 뭔가 비슷한 듯 다른 느낌.

아아 내가 드디어 웨일즈에 오다니!!!!!!!!!!!! 감격!!!!!!!!!!!!!!!!!!!!!!


 

외국여행만 가면 과일 가게를 그냥 못지나치겠다.

 한참 돌아다니는 중이라 사먹지도 못할거면서 꼭 구경은 해야 함...ㅎㅎ



건물 하나하나가 다 예쁘다ㅎㅎ

저기 가운데에 보이는 스타벅스. 나중 얘기지만 5시 좀 넘어 갔더니 이미 문을 닫아 나를 멘붕에 빠트린 스타벅스.

나름 도시 중앙에 있는데 왜죠?ㅠㅠ




한때 그렇게도 오고 싶어했던 카디프.

이제라도 와서 기쁘지만, 좀 더 일찍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난 맨날 뒷북만 치는 것 같음 ㅋㅋ



카디프 센트랄에서 카디프 성으로 가는 길

이 동네 참 예뻤는데 사진은 안예쁘게 나왔다. 흥칫뿡



카디프의 상징인 붉은 용 깃발!!!

첨엔 이거 머야 했는데

하루종일 보고 다니다보니 카디프를 떠나올때쯤엔 확 정이 들어버린 붉은 용^^



앗 드디어!!! 저 앞에 카디프 카슬이 보인다.

다행히 잘 찾아왔구나^^(*사실 카디프 센트랄에서 매우 가까우며 절대 헤맬 수 없는 구조임ㅋ)



두근두근


 

두근두근


드디어 카디프 카슬 Cardiff Castle 입구!

웨일즈어로는 Castell Caerdydd 라고 한다.

한국어 인삿말은 없다.

기대도 안했지만 괜히 살짝 서운하다ㅋ



카디프 성에 도착하자마자 입장권을 사러 갔다.

카디프 성 입장권은 일반 투어와 프리미엄 투어로 나눠지는데, 나는 프리미엄 투어로 선택! 

일반 투어는 자유롭게 맘대로 돌아보는 것이고, 프리미엄 투어는 가이드를 따라다녀야 하는 대신, 일반 투어에서는 공개되지 않는 몇몇 방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프리미엄 투어가 끝난 뒤엔 아무 제한없이 다시 일반 투어를 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프리미엄 투어를 권한다. 가이드분이 설명도 완전 재미나게 해주심! 나중에 가이드분이 투어 끝나고 알려주신 바로는 카디프 성의 입장권은 "1일" 개념이라서, 밖에 나가서 딴데 갔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와서 봐도 된다고ㅎㅎ



저 시계탑 밑 아래쪽 2층 난간이 프리미엄 투어가 시작되는 곳이다. 



프리미엄 투어 대기장소로 가는 길.





프리미엄 투어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표 사진도 찍고...



이 분들도 모두 프리미엄 투어를 기다리는 중. 





드디어 투어 시작. 

근데, 혼자 온 사람은 나 하나, 동양인도 나 하나뿐이다ㅋ 다른 사람들은 전부 다 가족 단위의 백인들이라 살짝 뻘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혼자라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것이면서도 이렇게 여행 중 나 혼자만 "나 홀로 여행객"인 상황을 맞닥뜨리면 "더 나이 들어서 여행 다니려면 아무래도 결혼을 해야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데 인생의 동반자가 여행을 안좋아하거나 여행관이 안맞으면 그것도 또 골치아플 듯...



두둥!

투어의 첫번째 방! The Winter Smoking Room.

이 방은 남자들만의 사교의 장으로 활용했던 남성 전용 방이라

여자들이 겁을 내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천장에 이런 악마상을 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꼬마 아가씨조차도 악마상을 보며 꺄르륵 꺄르륵 웃은 걸 보면 소기의 목적은... 음...ㅎㅎ



방이 엄청 화려하다.

각각의 장식과 그림마다 어떤 의미가 있고 누구를 불러서 작업했고 하는 걸

일일이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셨는데, 여행 다녀온지 1년 반이 지나서 세부내용은 다 까먹었다.

이래서 여행기는 제깍제깍 써야하는 거다. 반성하고 있을께요 ㅠㅠ





이 아가씨가 아까 그 천장의 악마상 보고 꺄르륵 웃은 꼬마아가씨ㅎㅎ



카디프 성이 참 좋았던 게, 방 장식들이 다 내 취향이었다. 히힛.

중세풍의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장식들 꺄오



여기서 잠시 카디프 카슬에 대해 소개를 해보자면

카디프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카디프 성의 역사는 무려  기원 직후(AD 55)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군사들이 현재 카디프 성이 있는 위치에 요새를 지은 것이 최초 시작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노르만족이 쳐들어와 그들의 성을 세운 것이 11세기였고 이 당시 건축물이 아직도 카디프 성 곳곳에 남아 있다.

성벽과 나중에 소개할 노르만 킵(언덕 위 전망대)가 노르만인들의 건축물이다.



그러다가 이 카디프 카슬이 이렇게 아름다운 실내장식과 함께 최대의 부흥기를 맞게 되는 것은

3대 뷰트 후작이 결혼과 함께 이 성을 물려 받게 되면서, 건축가 윌리엄 버지스와 함께 이 성을 열심히 꾸몄기 때문인데

잠시 이 대목에서 뷰트 후작이 결혼 선물로 카디프 성을 받았다는 얘기에 여자들이 다같이 우오와우~!!했더니

가이드분이 너스레를 떨면서 

"원래 웨일즈 남자랑 결혼하면 성을 선물하는 게 전통이다. 너도 웨일즈 남자랑 결혼하면 성을 받을 수 있어"

라고 농을 치셨....ㅎㅎㅎㅎ 안주기만 해봐요 흥!!


아무튼 돈과 꿈을 가진 뷰트 후작과, 재능과 꿈을 가진 건축가 윌리엄 버지스

열심히 쿵짝쿵짝해서 심혈을 기울여 꾸며냈다는 카디프 카슬의 카슬 아파트먼트. 



방이 작고 같이 투어에 참석중인 사람이 많아 전체 샷은 찍지 못했다. 

가이드분이 사진 속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설명해주시고

시가를 보관했던 서랍과 비밀서랍 같은 것도 열어서 보여주셨는데 역시 세부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큽...






오래전에 살았던 그들은 이 자리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오래된 집이 좋고 오래된 찻잔이 좋은 건, 

그 안에 서린 역사와 지나간 이야기들에 대해 무궁무진한 상상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대단하고 중요한 그런 역사가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의 평범하지만 소중했을 그런 작은 순간들에 대해서...



다음 방으로 가기 위해 이렇게 중세풍의 복도를 지나 이동한다. 분위기 제대로다ㅎㅎ 

그 다음 방들은 다음편에서 만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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