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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1.22 일기

mooncake 2015. 1. 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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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출근길에, 드레스덴에서 일어난 에리트리아 난민 살인 기사를 읽고 마음이 참 심란했다. 아직 인종증오범죄로 확인된 건 아니지만 높은 개연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가디언지 원문 :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5/jan/15/pegida-dresden-eritrean-refugee-murder-far-right-germany

2012년에 프라하와 드레스덴 여행을 갔을때도 해당 지역의 네오나찌 테러에 대한 소문이 많아서 걱정했더랬는데(프라하에서 드레스덴을 당일치기로 다녀온 건 짐 챙겨 숙소 옮기기 귀찮은 마음도 있었지만, 밤늦게 돌아다니다가 테러 당할까 무서워서도 한몫했다;;) 하필이면 그 아름다운 드레스덴이 명백히 인종차별주의적 운동인 "페기다(Pegida)"의 중심지라는 사실은 굉장히 많이 슬프다. 조만간 한번 더 가고 싶었던 드레스덴이었는데 (구시가지 중심가 드레스덴 힐튼 호텔에서 2~3박 정도 하면서 여유있게 지내고 싶었다) 요즘 같아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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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몸이 아파서 출근을 못했다. 좀 무리하면 오전에만 쉬고 오후에는 나갈 수 있었을 것도 같은데, 몸도 마음도 지쳐서 굳이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내일 나가면 또 엄청나게 일이 쌓여있겠지만 일단 쉬고 싶었다. 


정말 지친 것 같다.


인적 드문  에메랄드빛 바닷가에 가서 하루종일 바다만 바라보며 쉬다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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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과는 전혀 정 반대인 오늘의 주제곡은 Edmundo RosLondon is the place for me.

너무 좋다...ㅋ 당장 런던에 가고 싶어지는 곡이다. 캬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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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만년필.

라미 사파리 네온 코랄 색상을 질렀다.


라미 사파리는 이미 3개나 갖고 있다. 챠콜블랙(EF촉), 화이트(EF촉), 블랙유광(M촉).

그래서 라미 사파리는 더이상 안사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하도 네온코랄이 예쁘다고 뽐뿌를 넣는 바람에...ㅎㅎ 또 잉크를 바꿀때마다 만년필을 철저히 세척하는 게 너무 귀찮은 나머지 각 만년필 당 한개의 잉크만 쭉 쓰고 있어서 그냥 썩히고 있는 잉크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새 만년필을 하나 더 사서 잉크를 잘 활용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그러나 어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다ㅋ)


근데 나를 포함해서, 굳이 만년필을 쓰는 사람들은 정말 특이한 사람들인 것 같다. 만년필보다 훨씬 편하고 필기감도 좋은 일반 펜이 쎄고 쎘는데 만년필을 쓰는 건 대체 무슨 심리인가? 고급 만년필의 세계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라미 사파리같은 청소년용 싸구려 만년필을 굳이 쓰는 사람들은 정말 특이한 사람들이 맞는 것 같다. (물론 국내 가격은 독일 현지보다 상당히 비싸서 싸구려라고 부르기엔 마음이 아프다ㅋ) 나의 경우 J.Herbin의 아름답고 독특한 잉크에 반해 다시 만년필을 쓰게 되긴 했는데, 위에서도 썼듯 잉크를 바꿀때마다 만년필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완벽히 세척해야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가끔씩 간단한 세척만 하고 늘 쓰던 잉크만 넣어서 쓰게 되니 그다지...

만년필 커뮤니티에서는 만년필 사용을 "아름다운 수고로움"이라 부르던데, 과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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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싫어하는 영어 단어를 꼽으라면 무조건 sovereign 이다. 항상 스펠링도 헷갈리고 발음할때도 저 "g"만 보면 뭔가 거슬리는 느낌이 든다. sovereign 이 들어가는 표현도 싫다. sovereign wealth fund, sovereign QE, sovereign immunity 전부 다 싫다. 사실 지금 이 얘기를 쓰는 이유도 업무 중에 sovereign QE 가 나와서 짜증이 확 솟구쳤기 때문이다ㅎㅎ

근데 sovereign의 뜻 자체가 싫은 건 아니고, 단지 영어 sovereign의 형태가 싫은 것 같다. 왜냐면 포르투갈어 soberano, 프랑스어 souverain은 싫어하지 않기 때문이다ㅋ 특히 포르투갈어 소베라누는 세르지우 멘지스의 곡 루아 소베라나(Lua soberana)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니까...


단어 얘기가 나온 김에, 최근 독어 수업시간에 독일어 Himmel이 "하늘"이라고 하길래 깜짝 놀랐다. 왜냐면...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ㅠㅠ 프랑스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도 "씨엘ciel"은 친숙할테고 일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도 "소라そら"는 익숙하지 않을까... 그런데 독일어는 그 작은 익숙함조차 저 멀리에 있는 것 같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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