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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CDP가 자꾸 고장나서 오랫동안 속을 썩이던 오디오를 버린 지 한달여만에 야마하 TSX-B232를 질렀다. 공식홈에서 퍼온 사진. (딴소리지만 우리집이 저러면 얼마나 좋을까.. "취미의 방"을 하나 만들어두고 온갖 잡동사니들 - 찻잔 장난감 씨디 책 등등등 - 은 그곳에 몰아둔뒤 그 외 나머지 공간은 저렇게 깔끔하게 유지하고 살면 참 좋겠다아) 작년 9월에 살까말까 고민하다 관둔 모델(TSX-130)의 상위 버젼인데 지난주 파주 북소리 축제에 갔다가 1년만에 이 녀석을 조우하고는 "앗 너! 너너너! 오랜만에 본다. 사야겠어"라고 생각하고 바로 질렀다. 그래서, 쨔잔~~~, 어제 이렇게 야마하 TSX-B232가 도착했고 독어 수업 다녀온 뒤라 너무 피곤하고 졸렸지만, 안뜯어볼 수가 없잖아ㅎㅎ 아이폰 도킹돼..
Putumayo Presents - Brazilian Cafe 살랑살랑 브라질 사운드에 빠져있노라면 남 부러울 게 없는 기분이다. 하늘이 맑은 가을의 어느 날, 점심도 안먹고 회사책상에 엎드려 음악들으며 노는 중. 직장인이라기보단 대학원생 같은 행동을 별말없이 내버려두는 팀원들이 고맙다...ㅎㅎ 근데 브라질 음악을 들을때마다 늘 새삼 "포르투갈어 너무 아름다워"라고 감탄하곤 하는데 이게 나만 그런건지 남들 귀에도 그렇게 들리는지 쫌 궁금하다...ㅋ 페퍼톤스 - 캠퍼스 커플(feat.옥상달빛) 1절 가사가 캠퍼스 커플 찬양모드라서 페퍼톤스 왜 이래? 했는데 역시 2절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CC했다가 대학 시절 말아먹은 개인사 때문에 아무래도 1절은 맘에 들지 않는다ㅋ 페퍼톤스가 올해로 데뷔 10주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7월의 마지막날, 회사 동기언니 덕에 다녀온 "한 여름밤의 실내악". 좌석이 첫째줄의 제일 가운데자리였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시절 이후 연주자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한 건 처음. 그래서 좋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첫 곡을 시작할 때 연주자들이 굉장히 예민한 상태였던지라 나도 덩달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콩쿨에 나가거나 무대에서 연주를 하기 직전의 못견디게 예민한 상태, 신경이 빠짝빠짝 곤두서는 그때, 과거의 그 기분들이 연주자들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람을 조여오는 지독한 긴장감.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고 산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물론 연주자들의 예민함과 날카로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사그라들었고 나중엔 "즐기며 연..
국내 정식 개봉명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지만 꿋꿋하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라고 쓴다. 울나라 영화 수입사들은 왜 맨날 관사나 복수형이나 소유격을 빼먹는지 모르겠다. 볼때마다 거슬린다. 우리말 바르게 쓰기도 중요하지만 남의 나라 말도 바르게 써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런 말 써놓고 나면 남들이 "너나 잘해" 할까봐 늘 뜨끔뜨끔하다;;;;) 암튼간에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보았다. 별로라는 평도 은근 있어서 기대를 낮춘 탓인지 엄청나게 재밌었다! 근데 같이 본 사람의 반응은 상당히 안좋았다. 영화 보고 나와서 한 첫마디가 "야, 이거 절대 2편은 안나오겠다. 너무 재미없잖아" 또르르...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SF가 메이저 장르가 아닌거다...T.T 주변에 같이 SF 보고 즐길만한 사람이 없다...
볼까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OST가 좋길래 일요일 오후 영화관에 갔는데 와... 완전 기절하는 줄 알았다. 정말 최고의 영화였다. 일단 내용은 둘째치고라도 영상이랑 음악이 다 했잖아요 그냥 화면보면서 음악만 듣고 있어도 너무 좋음 특히 몇몇 마법과도 같은 장면은 정말...두고두고 못잊을 것 같다. 영화관에 가게 한 결정적인 계기인 사운드트랙!! 친절하게 누군가 플레이리스트로 묶어놨다. 음반도 주문해야지 +0+ 국내쇼핑몰은 대개 품절인 것 같아서 정 안되면 아마존에서 주문 고고 배우들의 연기, 화면, 음악 뭐 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다. 다만 내가 워낙 영화평에 소질이 없어서 늘 일차원적으로 좋았다 재밌었다 환상적이었다 이런 말 밖에 못하는 탓에 근사한 평을 쓰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깝다. 특히나 이 영화는 생..
참 오랜만에 홍대앞 재즈클럽, 클럽 팜(Club Palm)에 갔다. 예전엔 클럽 에반스 매니아였는데, 요즘은 클럽 팝이 왠지 더 편하다. 클럽 에반스는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정말 힘든 반면에 클럽 팜은 그럭저럭 자리 잡기가 쉬운 편이고, 또 클럽 팜이 클럽 에반스보다 재즈에 관심없는 사람들 델고 가서 놀기도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7월 5일 토요일밤의 메인 공연.재즈 플루티스트 윤혜진과 펑크 브라더스. 클럽 팜의 공연은 언제나 정말, 정말, 정말 좋다...^^시원한 바람이 부는 여름밤의 토요일 이곳보다 더 칠링 아웃하기 좋은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매일매일 듣고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 매일은 아니고 일주일에 두번만..
일요일 아침,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서 리스본행 야간열차(Night Train to Lisbon)를 보았다. 독일어 원작 제목은 Nachtzug Nach Lissabon(나흐트주크 나흐 리사본) 리스본에 다녀온 게 불과 몇주전이라 그런지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리스본의 골목, 거리, 테주강, 호시우역, 심지어 트램까지도... 모든 것이 너무 반가웠다. 영화 속에 나오는 곳들 대부분이 실제 갔던 곳이라, 감동이 두배. 뉴욕 런던 파리 등등은 영화에서 숱하게 나오지만 리스본이 배경인 영화는 많지 않고 특히 국내에서 볼 기회는 더더욱 흔치 않으니...^^ 지금도 그리운 알파마의 골목골목들 게다가 출연진도 은근히 화려했다. 제레미 아이언스, 크리스토퍼 리, 브루노 간츠, 멜라니 로랑, 레나 올린 등등등! 크리..
5 Horas de fado (=5 Hours of fado) 파두가 무려 5시간! 포르투갈에 가서 파두 공연을 보러 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일단은 짬짬이 듣는 중^^
레이첼 바이스, 톰 히들스턴이 주연으로 나오는 더 딥 블루 씨.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별 생각없이 봤다가, 예상치못한 감정적 타격을 입었다. 오래전의 연애가 생각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정말 좋아했음에도" 결국 좁힐 수 없었던 간극, 서로에게 줄 수 밖에 없었던 잔인한 상처같은 것들. 그러니까, 정말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였던 것이다...ㅠㅠ 그 와중에 배우들은 정말 아름답게 빛나고 1950년대의 우아한 의상들은 눈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롱블랙 또는 숏라떼 1+1 쿠폰이 있어 가로수길 투썸플레이스에 갔다. 리모델링해서 문을 연지 얼마 안됐고 평일 오후라 그런지 매장은 거의 텅 비어있었다. 숏라떼 두잔을 받아들고 고작 2~3분이었지만 테이블에 앉아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고즈넉한 매장과 창문 사이로 느껴지는 봄의 푸르른 정취가 얼마나 좋던지. 게다가 음악까지 이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보사노바!!!(라고 감격하기엔 워낙 이런 매장엔 보사노바를 많이 틀긴 하지만) 아무튼간에 Você abusou가 그렇게 달콤한 곡인지 처음 알았다. 시종일관 가볍게 살랑살랑거리고 달달한 편곡으로 만들어진 건 처음 들어보길래 "사운드하운드"앱으로 어느 가수의 곡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집에 가서 유튜브를 뒤져봐야지라고 생각했지만 못찾았다...T.T 그러지..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에 딱 어울리는, 아스트루드 질베르뚜의 청량감 넘치는 "빨래하는 포르투갈 여인들"ㅋ 햇빛이 화사하게 비치는 기분 좋은 일요일 오후가 끝나간다. 아, 이렇게 아쉬울데가...
왈츠를 참 좋아해서, 가끔씩 왜 왈츠를 추던 시대에 태어나지 못했는지 진지하게 안타까워하곤 한다...ㅎㅎ 어제 우울하고 슬픈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유튜브 추천 동영상에 시의적절하게도 왈츠모음이 올라와 있어서 (그것도 제목이 무려 Waltzes for the soul!!ㅋ)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올려보는 유튜브의 왈츠모음 몇 개. Waltzes for the soul One Hour of Music - The Greatest Waltzes of All Time Carnival of Venice : Classical Waltz and Italian Folk Music from Venice The Most Beautiful Waltzes: Strauss & Tchaikovsky
"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좋았다, 정말 정말 좋았다!!!! 웨스 앤더슨 감독이 또 한번 대단한 작품을 만들었어요! 웨스 앤더슨 감독에, 레이프 파인즈가 주연이고(물론 그 외에도 엄청난 배우들이 잔뜩 출연한다) 동유럽 배경에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영화음악을 맡아서, 개봉전부터 꼭 봐야지라고 메모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영화.미쟝센, 음악, 의상, 그리고 출연배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런데 같이 본 선배는 그럭저럭이라는 반응이라서.. 웨스 앤더슨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꽤 취향을 타는 영화인 듯 하다. 아무튼 나한테는 미쟝센 하나로 첫 시작부터 게임 끝! 레이프 파인즈, 시얼사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주드 로, 틸타 스윈턴, 레아 세이두, 에드워드 노튼, 윌렘 대포, 빌 머레이......... 다 나열..
1. 주총 시즌이라 정말, 바쁘다. 게다가 지난주에는 컴퓨터 OS 업그레이드 중에 외주업체 직원이 삼년치 자료를 백업해놓은 D 드라이브를 몽창 날려먹는 사고를 쳤다. 초특급 멘붕. 심지어 회사 파일암호화시스템이 워낙 훌륭하신 덕에 파일복구도 어려울 것 같단다.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다녀야 하나... 하느님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T.T 사내변호사랑 상의해서 정신적 피해보상 소송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ㅋㅋㅋㅋ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T.T 2. M83의 Midnight City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라도 풀자..ㅠㅠ 듣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살랑살랑해지는 M83의 미드나잇 시티. 드디어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몸은 책상에 박혀 서류와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
지난주 금요일, 약 2주만에 영국의 도서쇼핑몰 The Book Depository에서 주문한 Berlitz의 포르투갈어 회화책이 도착했다. 올때가 됐는데 안와서 혹시 분실된건가 싶어 불안하던 차, 금요일 아침에 출근했는데 책상 위에 얌전히 놓여있던 북디파지터리 봉투가 어찌나 반갑던지^^ 처음엔 생각보다 책이 작아서 당황했는데 (CD한장 사이즈ㅋ) 내용이 꽉 차 있고, 무게도 가볍고 작아서 오히려 평상시에 들고 다니며 포르투갈어를 익히기 좋을 것 같다. 외국 사이트에서 포르투갈어 책을 주문한 이유는, 우리나라에 [포르투갈 포르투갈어(유럽 포르투갈어) 교재]가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교재]도 폭이 넓지 않은데 포르투갈 포르투갈어 교재가 있을리 만무. 나는 포르투갈에 가서 꼭 포르투갈어로 사소한 ..
독일의 초기 인상파 화가 고트하르트 쿠엘의 그림을 참 좋아하는데 화집을 구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서점엔 당연히 없고, 미국 아마존, 영국의 북디포지터리에도 없었으며 결국 독일 아마존까지 들어갔는데, 딱 한종류 있는 화집은 1993년판이라 재고가 없고 (또르르) 드레스덴의 미술을 다루고 있는 책에 같이 실려 있는 정도다. 이게 몇달전 상황인데 혹시나하고 오늘 다시 검색해봤지만 여전히 없다. 다른 나라 서점은 그러려니 하는데 아니 도대체 왜 어째서 독일 서점 너마저...! 독일 아마존에서 르네 마그리트나 클로드 모네나 에드워드 호퍼로 검색하면 엄청나게 다양한 화집이 뜨는데 왜, 어째서, 자국 화가는 화집 한권 제대로 없어요? 결국 구글 검색과, 2년전 드레스덴 여행때 사온 엽서 몇장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온다 리쿠, 불연속 세계 중 [나무지킴이 사내] p.45~46 이른 아침의 산책길은 아직 공기가 선득했지만 걷다보니 몸이 따듯해졌다. 오늘도 흐릴 모양이다. 어째 한동안 맑은 날씨다운 맑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도심에 이런 곳이 다 있군." 로버트는 조용하고 수풀이 많은 산책길에 놀란 듯 했다. "재미있지?" "과거로 이어지는 길 같아." 주변 경치에 푹 빠진 로버트를 다몬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보았다. 이 경치를 보고 그가 과거를 연상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일본에서 어린 시절이 생각날 것도 아니면서." 다몬은 짤막하게 말했다. 로버트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했다. "그게 꼭 그렇지도 않아. 오히려 말도 안되게 어렸을 때 일이 불현듯 생각나고 그런단 말이지. 본국에 있을 땐 그런 일이 없었어. 집..
여름휴가지를 포르투갈로 정하고 짬짬이 여행 정보를 검색하는 중이다. 확정되기도 전인데 설레발 치는 버릇은 여전해서, "유러피언 포르투갈어" 발음을 새로 익히랴("브라질 포르투갈어" 발음과 제법 차이가 있음), "포르투갈의 역사"를 새삼 공부하랴, 괜히 마음만 바쁘다. 또 하나, 포르투갈에서도 꼭 공연을 보고 싶어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생각해보니, 포르투갈의 유명한 작곡가는 단 한명도 생각이 나지 않아 살짝 충격을 받았다. 원래 내가 서양음악사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한명도 모를수가 있지? 싶어서 지난 설 연휴에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덕분에 멋진 곡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들을 음악은 많다. 가장 큰 수확은 카를로스 세이샤스 José António Carlo..
이상하게도, 출근길,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말러의 교향곡이 나올때마다 "집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그러니까 만원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지금 이 순간 대신 말러의 교항곡을 들으며 유유자적하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티푸드는 오렌지 비스킷이었으면 좋겠다. 평소에 오렌지 비스킷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러를 들을때면 어째서인지 밀크티와 오렌지 비스킷이 있는 풍경이 떠오른다. 언제나 "돈 많은 백수" 생활을 꿈꾸고 있긴 하지만, 랜덤재생에서 말러의 교향곡이 나오면 "우아한 백수"생활이 유독 참을 수 없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대체 뭘까? 사진은 전부 구글 검색. 이 게시글을 쓰기 위해 "tea time"으로 이미지 검색을 하니까 엄청나게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쏟아져서 보는 것만으..
심야식당 2기 마지막화는, 신주쿠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기미가 하이타 시로이 이키가]로 시작되는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대신, 스카를라티의 피아노 소나타를 배경으로 도주하고 있는 오다기리 죠를 비추며 시작된다. 약간은 생뚱맞은 조합에, 어랏?하고 다시 한번 파일명을 확인했을 정도다. 그런데, 이것이 의외로 아주 잘 어울려서, 결국 나중에는 그 장면을 몇번이고 재생. 스카를라티의 피아노소나타 (A장조, K.208)은 그후로도 오다기리 죠와 여주인공(이라면 이상하지만, 일단 이번화에서는)과의 중요한 장면에 반복하여 삽입되어지는데, 소나타의 멜로디가 그 장면의 임팩트와 함께 마음에 쿠쿵하고 박혀버려서, 그뒤로 며칠째 머리속에서 스카를라티의 피아노소나타 K.208번이 몇번이고 울려퍼지고 있다, 이 정도로 멜로..
한없이 쓸쓸한 애니메이션. 우울한 기분으로 극장에 갔는데 더 우울해져서 나왔다지 본지 좀 됐는데 오늘따라 자꾸 일루셔니스트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영화 내내 상반된 감정과 결단으로 나를 괴롭혔는데, 영화 속에 묘사된 아름다운 유럽 풍경은 그래 역시 더 늦기 전에 긴 여행을 가야겠어!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반면 마술사의 비참한 생활은 ... 그래도 역시 꾹 참고 회사를 다닐 수 밖에 없잖느냐는, 지독히도 현실적이고 우울한 결론을 내리게 만들었다 ㅜ.ㅜ 지금 내가 있는 부서는, 일만 힘든 게 아니라, 믿을 사람 없고 바람 잘 날 없고 권모술수와 음험한 중상모략이 판치는 정글같은 곳이다. 사찰처럼 조용한 사무실에 매일같이 사건이 터져서 [오늘의 사건사고부]로 바꾸는게 낫겠군, 이란 썰렁한 생각을 하며 혼자 쿡..
오늘같은 가을날에 참 잘 어울리는 곡이에요. Pusing Dasies는 OST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아요~! 정말 좋아했는데 1시즌은 작가 파업으로 짧게 끝나고 2시즌에서는 캔슬이 되어버린 비운의 드라마ㅜ.ㅜ 매 에피소드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중간엔 살짝 지루할때도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요. 그렇지만 배경과 의상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워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고, (주요)등장인물들은 모두 착해서 맘 편히 볼 수 있는 그런 동화같은 드라마도 필요하다구요~
꺅 완전 내 취향의 뮤비닷!! 나도 블랙&화이트 줄무늬레깅스 입고싶긔!! (나이값은 내년부터 하고 살아야지...흠흠;;)
말로 공연을 봤습니다. 기본적으로는 9월에 새로 발표한 음반 [동백아가씨]의 공연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레파토리를 첨가해서 생각보다 다채로운 공연이었어요. 그런데 음 요즘 제 에너지 레벨이 낮은 탓인지, 정작 동백아가씨 수록곡-대략적으로 잔잔 처량 애절-들보다는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말로의 제자들이 부른 흥겨운 Mas Que Nada가 제일 좋았어요! 역시 나는 보사노바와 세르지오 멘데스빠~~ 남자 두분과 여자 세분이 불렀는데, 특히나 남자 두분은 아무런 특징없는 평범한 단색 면티에 역시 특징없는 면바지, 그리고 짧은 머리와 범생스러운 안경을 쓰고 있어서 얼핏 보면 그런 노래를 흥겹게 잘 부르게 생기지는 않으셨는데 말이죠, 외양과는 완전 다른 실력을 보여주셨습니다^^ 물론 여자분들도 멋있었고. 어쩐지 ..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에 수백번도 더 들은 곡인데, 새삼 그 곡이 주위 환경이나 분위기 그리고 내 파장과 딱 들어맞는 날. 밖에선 후둑후둑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는 비, 하지만 안락한 차 안, 풀릴기미 없는 도로정체, 살짝 우울한 기분이 드는 피곤하고 졸린 아침, 비스듬히 기대앉아 바라보던 바깥 풍경, 그때 흘러나온 국경의 밤은 멜로디 하나하나가 마음을 촉촉히 적셔서, 그 순간이 너무 좋아져버렸다. 딱히 완벽하지 않아도 실수투성이여도 그냥 그대로 감사한, 모든 게 다 괜찮은, 그런 순간. 고맙습니다 - 라고 누군가에게 고마운진 잘 모르겠지만, 신인지, 엄마아빠인지, 루시드폴인지, 노래가사속에 등장하는 루시드폴의 친구에게인지, 관대한 부장님에게인지, 튼튼히 잘 굴러다녀주는 내 차에게인지, 혹은 소중한 그 사..
죄다 품절이네.. 난 뒷북녀.. Elena의 Say Hello To Every Summer Red Norvo Trio with Tal Farlow and Charles Mingus의 Savoy Sessions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Plays Elgar 아 그리고 나이젤 케네디가 연주한 엘가의 샹송 드 마땡도... 다른 음반들은 이베이 뒤져보거나 다시 수입되길 기다리면, 그래도 구할 수 있는데 에레나 음반은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 진작 살 걸. 이렇게 빨리 품절될 줄은... (이라지만 벌써 출시된지 4년이 지났으니)
일요일 저녁에 듣는 Armand Lassagne의 Le tournis. 새삼스레 행복하다. 일요일밤증후군도 싹 날라가는 기분! 더운 여름, 굳이 다른 곳 갈 것 없이 시원한 방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홍대앞 음반가게 Record Forum에서 종종 이 씨디를 틀어놓곤 하는데 그때 그 앞을 지나치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근사하다. 지금 나오는 음악 뭐에요? 라면서 음반을 사간 사람도 많다고. 주인아저씨도 뿌듯할 것 같다. 수록곡 중에서 하나. A Paris dans chaque faubourg.
망상은행/ 호시 신이치 통상의 단편들보다도 더 짧은, 일명 [쇼트쇼트스토리] 장르 전문 작가라고 합니다. 요즘은 어쩐지, 진득하게 읽어야 하는 책들은 쉽게 손이 가지질 않아요. 길게 이어지는 시간이 별로 없기도 하고 예전보다 집중력이 떨어진 탓도 있는 듯. 그런 면에서 이 쇼트쇼트스토리들은 출퇴근시간이라던가 하는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읽기 좋아요. 독특한 상상력과 간결한 문체가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이틀간 어쩐지 기분이 우울해져버려서 - 호시 신이치의 소설 때문에 기분이 우울해졌다기보다는 하필이면 기분이 우울해지던 시기에 내 손에 이 책이 들려 있었다 쪽이 진실에 가깝겠지만 - 작가의 다른 책에는 손이 안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울한 때에 제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 준 책이 있어요^^ 스위트..
이번 시즌 들어 좀 흥미가 덜해가고 있었는데 시즌 파이널은 꽤 마음에 들었어요. 파이널 직전 에피 (파이널과 연결되는)가 그닥 재미가 없어서, 기대감이 낮았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피곤한 밤 시간임에도 몰입해서 봤습니다. 확실히 fairytale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그리고 로리의 재발견이랄까 +0+
주말동안 over the rainbow와 love affair와 그리고 Estudiantina를 계속 쳤습니다. 오버더레인보우는 얼터드코드와 디미니쉬코드를 이용하여 편곡, 어쩌고 하며 한참 해설이 되었있는데 코드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는고로 (...)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ㅠ_ㅠ 피아노도 첼로도 했는데, 난 왜 이런가요. 음악이론엔 왜 이렇게 무지한가요. 공부 좀 해야겠어요^-^ 에스뛰디앙띠나는 자꾸 미스터치가 생겨요. 쉽다 쉽다 이러면서 정줄 놓고 쳐서 그런가-_- 모든 곡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나 에스뛰디앙띠나의 피아노 편곡은 피날레 부분이 죽여요. 이 피날레 부분을 위해 그동안 달려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 뒷부분에선 내 맘대로 신나게 꽝꽝 내려치는데 (원래 작곡가의 의도 따윈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