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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비에 잔뜩 젖어, 피곤과 짜증이 가득한 채로 찾아든 아사쿠사 후나와. 구석 자리로 안내해서 잠시 시무룩했으나 예쁜 창가자리인데다가 직원분도 친절해서 좋았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메뉴판을 한참 정독했다. 고민 끝에 디저트 5종 중 2종과 커피/홍차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를 골랐다. 내 선택은 마메칸과 크림안미츠, 따듯한 커피. 내 입맛에 마메칸은 솔직히 말해서 그냥 콩과 우뭇가사리..지만 소스가 맛있다. 풍미가 아주 좋다. 간식거리가 다양하지 않았던 옛날엔 별미였겠다 싶다. 크림안미츠는 무난했고, 의외로 커피가 아주 맛있었다. 고풍스러운 잔도 예쁘고, 반은 그냥 마시다가 나중에 크림과 설탕을 넣어 스푼으로 휘저었는데 아.. 이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다. 어른들은 잔 받침이 있는 커..
2013년 6월의 도쿄여행은 종종 그렇듯 급여행이었다. 출발 전날 오후에 팀장님에게 휴가를 허락받은 다음, 약 2시간 사이에 비행기표 예약과 호텔 예약과 환전을 해치우고, 야근까지 한 후에 집에 가서 짐싸고 다음날 아침 일찍 공항으로 출발했다. 내 친구 왈 "넌 남들이 부산이나 제주 급여행 가듯 해외를 가더라..." 내가 급여행 전문이긴 하지만 그래도 바로 전날 오후에 비행기표와 호텔을 예약해서 떠날 수 있었던 건 서울 지리 알 듯 잘 아는 도쿄라서 가능했다. 아무리 나라도 한번도 안가본 곳을 바로 전날 예약해서 가진 못한다. 적어도 이삼일 전엔 결정해야 하다못해 공항에서 호텔 찾아가는 법이라도 알아보고 갈 수 있으니까ㅋ 2013년 상반기의 나는, 연초부터 시시탐탐 여행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너무 바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