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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짝퉁 컨버스 구입기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4.06 Portugal

포르투갈 짝퉁 컨버스 구입기

mooncake 2014. 6. 25. 10:36

 

 

여행 짐꾸리기에는 어느 정도 관록이 붙을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장거리 여행 짐싸기는 어렵다. 엑셀파일로 필수 짐 목록이 마련되어 있고, 실제 짐의 30%가량은 기본 패키지화(!!)해서 늘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그렇다. 그래서 짐을 싸며 스트레스를 받을때마다 스스로에게 얘기한다. "최근 1~2년간 여행 동안 안가져가서 곤란했던 물건은 없었잖아? 괜찮을거야"라고.

 

이번 포르투갈 여행의 짐싸기 결과 역시 무난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운동화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뺀다면 말이다...ㅋ

약 2년간 보라색 뉴발란스 420을 잘 신고 다녔는데, 여행을 앞두고 운동화를 보니 너무 낡아 있었다. 보라색 뉴발란스 외에 내가 갖고 있는 운동화는 대부분 컨버스라서 많이 걸어야 하는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편한 운동화 하나 사자!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검정색 뉴발란스 990을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뉴발란스 990을 받아봤더니 420보다 쿠션감은 훨씬 좋지만 신발이 너무 큼지막하고 투박해서 도저히 이 신발을 신고 다닐 마음이 나지 않았다. 결국 여행을 며칠 앞두고 990을 반품한 뒤 다시 사진 속의 남색 뉴발란스 420을 급하게 주문했다. 마음에 쏙 들었다. 

 

검증되지 않은 새 신발을 신고 여행에 가는 건 물론 위험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편하게 잘 신었던 모델이니, 이 운동화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켰다. 봉제불량인지 뭔지는 몰라도, 운동화를 신고 있다보면 발등의 특정 부위를 너무 강하게 압박해서 발목과 종아리까지 퉁퉁 붓고, 걷는 내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해서 차라리 맨발로 걷고 싶을 정도였다. OMG...

 

하루이틀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은 새 신발을 사기로 했다. 제일 만만한 것은 역시 컨버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쌌다. 우리나라의 Lesmore나 ABC Mart 같은 종합운동화매장 Seaside에 갔더니 컨버스 기본 모델이 59유로. 우리나라 가격의 2배다.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컨버스는 2~3만원할때부터 사신던 신발이라 그런지, 기본 모델의 가격이 4만원대가 된 지금도 잘 적응이 안되는데 도저히 9만원 가까이 주고 사긴 싫다. 그래서 나이키 등등 다른 브랜드를 살펴봤는데 역시 한국보다 꽤 비싸다. 원래 영국처럼 한국보다 물가가 비싼 동네서라면 몰라도, 포르투갈에서 한국의 2배 가격을 주고 운동화를 사기 싫다는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때 컨버스 바로 옆에 있던 Seaside 자체제작 컨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가격은 17.9유로. 진짜 컨버스의 1/3.5 가격이다.

내 사이즈를 찾아 신어보니, 진짜 컨버스보다 마무리가 조금 허접한 것 같긴 한데 그럭저럭 신을만 한 것 같다. 짝퉁 컨버스를 사도 발이 아프진 않을까 괜찮을까 불안한 마음이 작진 않았지만, 더 이상 고민하기 싫어 신발을 구입해서 매장 밖으로 나왔다.

 

이틑날, 얘도 속썩이면 어쩌지?란 불안한 마음으로 신발을 신고 나와 리스본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정말 편하다. 날아갈 것만 같다. 신발이 이렇게나 중요한 거였다니!!!! T.T 심지어 진짜 컨버스보다 더 편하다...ㅋㅋㅋㅋ 숙소 주변에 Seaside 매장이 여러개 있었고, 핑크색, 회색, 하늘색 중에 고민하다 하늘색을 고른 거였기 때문에 여력만 된다면 다른색으로 몇 개 더 사오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캐리어에 전부 쟁여올 자신이 없어 참았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긴 하다. 역시 캐리어 러기지 26인치는 역시 부족해ㅠㅠ 아무래도 더 큰 여행가방을 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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