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0/11 (9)
wanderlust
지난 토요일, 드디어 부엌 가구 설치가 완료되었다. 내 화장실은 아직도(!!) 세면대가 없지만, 일단 부모님 화장실은 한참 전에 완성되었고, 보일러도 있고, 부엌 가구도 있고, 드레스룸 가구도 설치되었으니까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은 갖춘 셈이다. (심지어 사람은 없는데 인터넷과 TV도 된다. 돈 아깝게시리.) 그래도 아직 갈길이 멀다. 내부에 등도 없고 준공도 안떨어졌다. 위 사진은 다락의 문달린 책장. 미니어쳐 가구 두 개를 가져다 놓았다. 약 20여년 전;;;에 만든 미니어쳐 가구. 원랜 훨씬 더 많았는데 원체 허접한 거라 작년에 이사하면서 다른 가구는 다 버리고, 이 것 두개만 챙겼다. 얘네가 첫 이사짐은 아니고, 집에 제일 처음 가져다놓은 짐(?)은 실내 슬리퍼와 손소독제와 담요. 두번째는 비누와 ..
https://youtu.be/3Aaa1rHF5HU 보헤미안 부두의 신곡이 나왔다. 매그놀리아를 듣고 생각한 점은 -이번에도 참 좋다 -시간이 참 빠르다 그리고 공연일정이 쓰여있는 걸 보고 -일본은 이 시국에도 공연을 하네...!!??!!였음 (우리보다 확진자 많은 거 아니였어?;;) 작년 3월 보헤미안 부두의 Moments 음반이 나오고 수록곡 石の教会가 너무 좋아서 Moments 음반 공연 투어를 보러 일본에 갈 계획을 여러번 세웠지만 상반기엔 집 문제로 정신 없어서, 하반기엔 집 문제+일본 불매운동으로 포기했는데 올해 이렇게 코로나로 아예 발이 묶일 줄 알았나ㅠ 솔직히 지금은 불매운동이고 뭐고 공연은 보고 올걸 뭐 그런 후회 중이다. 쳇!!!!! * 피아노랑 헤어진지 1년이 되어온다. 곧 만날 수 ..
원랜 아래 일상잡담글에 넣으려고 했던 곡들인데;; 타이밍을 놓쳐서 새 글로 씀 ㅎㅎ Joyce - Passarinho Urbano (1976) 이 노래 밑에 달려 있던, 미소를 짓게 한 유튜브 댓글 : Bought this record in Italy in 1979. Had it stolen from me in Moscow 1987. Got the CD in 2007 and am still a happy Danish listener.아름다운 히스토리다. 덴마크의 스텐 야콥센님, 늘 행복하시길. John Mayer - Still Feel Like Your Man Rex Orange County - 10/10 잔나비 - 가을밤에 든 생각 Daniel Barenboim - Rodolfo Mederos - He..
Laurindo Almeida - Desafinado (remastered) 항상 꾸준히 위안이 되어주는 건 그나마 음악 뿐이다. 어릴 때 우리 집엔 그림이 많이 걸려 있었는데 (거실, 계단참, 각 방 등등) 집 수리를 하면서 대부분의 그림들이 지하실로 내려갔고, 그 뒤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원래 우리 부모님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다. 처음 집을 짓고 인테리어를 했을 땐 그때 트렌드(?)에 맞춰 그림을 걸었다가 나중엔 귀찮아지신 듯ㅋ 여튼 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지하실에 있는 그림들은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대부분 버려졌고, 개중 값나가는 그림(;;)이라 비교적 잘 보관되어 있던 몇 점은 오빠가 가져갔다. 나는 좋아했던 물건도 상태가 지저분하거나 안좋으면 (특히 곰팡이가 생겨있으면) 그 물..
(1) 어릴때부터 나는 벽지를 싫어하고 페인트 도장을 좋아하는 확고한 취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집을 새로 짓게 되면서 설계 단계부터 마감은 페인트로 할거다!라고 땅땅 선언을 했는데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도배보다 페인트 마감의 가격이 세 배가 높았다. 이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페인트가 그렇게 비싸? 라고 반문하는데 페인트가 비싼 게 아니라 (도배지도 페인트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니까) 페인트 마감을 하기 위한 퍼티 작업이 비쌌다. (속칭 빠데 작업) 요는, 우리나라 건축은 도배에 적합하고 서양식 건축(이라기엔 너무 뭉뚱그리는 것 같지만)은 페인트 마감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축 실내에 페인트 마감을 위한 작업을 하려면 공정이 복잡해지는 것. 돈도 돈이지만 페인트 칠을 하기 위한 퍼티작..
화나는 일이 있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지나가게 된 카페 브랑쿠시. 달달한 케익을 먹고 싶은 마음과, 요즘 계속 과식한 탓에 디저트 종류는 자제해야 하지 않겠냐는 일말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느라 카페를 지나쳤다가 결국은 발길을 돌려 카페에 들어왔다. 빈티지 느낌이 가득한 카페 브랑쿠시. 어디 앉을까 고민하다가 딱 한자리 있는 야외 좌석이 비어 있길래 밖으로 나갔다. 낡았지만, 굉장히 아늑한 분위기 정말 오래되고 허름한 건물인데 나름 분위기가 좋았다. 가을 느낌 물씬. 커피랑 케익은 자리로 직접 가져다 주신다. 이 사진 찍으면서 이거 머야 혼자 청승떠는 것 같애!라는 생각도 좀 했지만ㅋㅋ 그래도 분위기 완전 마음에 들었음. 오늘 나의 선택은 레몬치즈케이크와 카페라떼. 케이크는 6,5..
제목은 집짓기인데 사실 집짓기보단 인테리어 얘기다. 따져보자면 우리집은, 설계-허가-착공까지의 과정이 엄청나게 속을 썩혔고, 착공 이후 골조 공사는 순조로운 편이었으며 (유례없는 긴 장마와 레미콘 파업이 있었으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인테리어 단계에 들어선 지금은 속이 까맣게 타다 못해 홧병 걸려 죽을 것 같다. 특정 직업군을 싸잡아 비난하는 건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도 기분이 매우 찜찜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속이 터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다. ㅠ.ㅠ 도대체 왜!!!!!!!!!!!!! 인테리어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 중엔 무책임하고 양심 없고 양아치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이 글을 혹시라도 읽으실, 선량한 인테리어 종사자분이 계시면 정말 죄송합니다. 어디까지..
삶이 힘들다고 불평하면, “그래, 너 많이 힘들었구나, 위로가 되도록 좋은 일을 줄께” 가 아니라 “무슨 그 정도가지고 힘들다고 그래, 니가 정말 힘든 일을 못겪어봤구나, 이번 일을 겪으면 지금까지는 견딜만 했다는 걸 알게 될거야”라는 식으로 삶이 작동한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삶은 고행이라지만, 아 이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오....... 오죽하면 엎친 데 덮친 격, 산 넘어 산... 이런 말들이 있겠냐만, 힘든 일은 한번에 하나씩만 왔으면 좋겠다. 좀.아무튼 오늘도 불행과 바쁨의 늪에서 혼자 허덕이고 있는데 선배가 말없이 내 앞에 내려놓은 라떼 한잔에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회사생활하면서 사람들한테 커피며 자잘한 간식이며 수시로 얻어 먹는데 새삼스레 커피 한잔에 감동할 건 또 뭐야. 사람이 너무 피..
이번 프랑스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테러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참 심란해졌다. 2017년 니스 여행을 갔을 때도, 2016년의 테러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 군 병력이 깔려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또 이런 끔찍한 일이...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IS 테러 위협이 고조된 이후 유럽 여행을 가면 대성당 등지에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 건 흔한 풍경이었지만, 니스는 워낙 큰 테러가 있어서 그랬는지 작은 골목 안쪽까지도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특히 벼룩시장에도 중무장한 군인분들이 많아서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죄 짓고 살진 않는데도 이런 분들 보면 괜히 좀 긴장됨;; 살레야 마켓에서 바다는 아주 가깝다. 건물 두개 정도만 통과하면 바로 바닷가. 니스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