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0/12 (9)
wanderlust
아직 모든 것이 어수선하지만 턴테이블과 LP부터 꺼내 듣는다. (사람들에게 이사 후 당신이 제일 먼저 푼 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역시 포장이사엔 의미없는 질문이 되려나) 1940년대~50년대에 녹음된 에디트 피아프의 곡들이 담긴 1972년 라이센스반이다. 50년이 되어가는 음반이다. 그리고 약 40여년은 지하실에 깊이 잠들어 있던 음반이기도 하다. 왼쪽 상단의 EMI 로고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월 탓에 잡음은 어쩔 수 없지만, 한해의 마지막날 듣기 나쁘지 않다. 사실은 굉장히 좋다 :) 이틀전 이사날 저녁, 너무 피곤한 와중에도 새 집에서 음악을 한 곡 듣고 자고 싶어서 야마하 오디오를 꺼냈다. 하지만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사 전전날 포장 직전까지 멀쩡했고, ..
드디어 이사를 하긴 했는데 아직 인테리어 하자보수도 끝나지 않았고(처리 안해주고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건가) 새 집 관련 사항들 및 입주청소, 포장이사 등등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내 속을 엄청 썩였다. 인간혐오증에 걸릴 지경이다. 남의 돈 받아먹으면서 일을 허접하게 하는 사람이 참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망하지 않고 돌아가긴 하더라. 이제까지 살면서 내가 성실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몇달간 내가 겪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난 나름 성실한 사람이었다. 나도 이제 대충 일하고 살거야 남들한테 막 대할거야 ㅅㅂ 아무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양아치 짓거리에 매일매일 새롭게 빡치는 연말을 보냈다^^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이 업계가 원래 이런가, 내가 더럽게 운이 없는 건가..
며칠전 드디어 아이폰12프로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카톡 데이터를 모두 날렸다. 진짜 어이없는 실수인데 바빠서 정신없음 + 아이폰 마이그레이션이 너무 편해서 방심한 탓이다. 오래된 대화를 지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정말 긴 세월의 카톡 대화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어찌보면 스스로 못 지우던 대화들이 싹 날라간 건 아쉬우면서도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문제는 카톡에 저장된 데이터가 적지는 않았다는 거. 집 짓는 거랑 관련된 기록들은 오빠 쪽에 데이터가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하지만 역시 불편하긴 하다) 나와의 대화에 여러가지 메모해 놓은 것들이며 또 여기저기서 받은 기록들 모두 안...녕 ㅠㅠ 나와의 대화에 뭐가 있었는지 1도 기억 안남. 집짓는 거랑 이사 준비 관련해서 생각날..
옥스포드 안성탕면.금요일에 질러서 토요일에 받고 일요일에 조립했어요. 성인이 된 이후로 이렇게 빨리 장난감을 개봉해서 조립한 적은 없었습니다. 몇년씩 묵혀놓는 게 일반적이고 지금은 이사를 앞두고 있으니깐 더더욱 안 할 줄 알았는데 나도 놀랐음 (으응?) 너무 바쁘고 답 안나오는 회사일 + 엉망인 새 집 인테리어 마감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현실도피처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여튼 개인사 TMI는 여기서 관두고 개봉+조립기를 써보게쭙니다. 상자를 열었습니다. 총 10봉지에 나눠 담겨 있는 옥스포드 블록. 그리고 애증의 스티커...누누이 말했듯 장난감에 스티커를 제가 직접 붙여야 하는 거 엄~청 싫어합니다. 레고처럼 프린트된 게 좋아요. 그치만 옥스포드는 판매 시장이 작아서 비용 문제로 인해 프린트 처리..
딤섬집 정정. 대흥역과 공덕역 사이, 경의선숲길공원에 위치한 딤섬집.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 코로나 시국인데도 대기가 길어, 한참을 대기석에 앉아 기다렸다. 지금처럼 확진자가 많던 시기는 아니였지만, 평소에도 줄서서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내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대기석에 앉아 있었던 것은 매우 드문 일. (올해는 진심 외식 자체가 드물었음) 그만큼 이 곳의 딤섬이 궁금했다ㅎㅎ 제일 분위기 좋아보이는 창가옆 2인석 : ) 오랜 기다림 끝에 좌석을 안내받고, 잠시 메뉴판을 들여다보았지만 사실 우리가 주문할 메뉴는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바로 이 것, 평일 런치세트! 가성비도 너무너무너무 좋고, 두명이 방문해도 여러 종류를 먹어볼 수 있어 좋음 ^-^ 우육면을 좋아하지 않아서, 런치세트2 대신 다른 메뉴를..
요즘 내 마음에 평화를 주는 작은 취미, 핀터레스트에서 옛날 더 뉴요커 잡지 표지 보기. 위 그림은 1944년 3월 18일 발행분. 이런 풍의 일러스트는 요즘도 쉽게 접할 수 있다보니,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건 가격 15센트 뿐 : ) Fauré, Nocturne n. 1 en E flat minor, op. 33 n. 1 / Jean Philippe Collard 며칠 전 포레의 녹턴을 듣고 있다가 피아노가 엄청 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사는 자꾸만 늦춰져서 월말이 되어야 피아노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피아노가 바로 옆에 있어도 어차피 포레의 녹턴은 어려워서 못친다(......) 물론 죽어라 연습하면 악보대로 건반은 짚을 수 있겠지만 내가 그런 노력을 할 리 없고, 딱히 의미도 없는 작업..
카페리피는 예전에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지점을 가보고 괜찮다고 생각한 가게인데, 쿠팡이츠에서 계속 할인 쿠폰 행사를 하길래 여러번 배달시켜 먹었다. 나는 코로나+재택근무 이전만 해도 배달음식을 거의 안먹던 사람이었다. 전통적인 배달음식 - 중국집과 피자만 드물게 시켜먹었을 뿐. 그리고 가끔 맥도날드 정도. 배민이랑 요기요를 한번도 이용 안해본 희귀동물이 나다! 뭔가 한번 배달음식에 발을 들이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불안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잦아지고 식구들이 집을 비우는 일이 여러번 있다보니 결국은 배달음식을 자주 이용하게 되었음. 카페리피의 첫 주문. 밀크티랑 스콘이 너무 먹고 싶었던 날, 밀크티+스콘 세트를 주문했다.카페리피의 밀크티는 참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요크셔 홍차를 사용했고 당도도 ..
항상 밥 사달라고 하던 짠돌이 후배가 웬일로 맛난 거 사준다고 해서 갔던 인도/네팔요리집 아건 Aangan 더 비싼 거 사준다고 했는데 ㅋㅋㅋㅋ 당시 내가 연이은 과식으로 괴로워하던 때라 간소하게(?) 인도 요리집으로 갔다. Aangan은 네팔어로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코로나 확진자 수 많지 않은 때였는데도 매장에 우리 외엔 손님 없음... 또르륵...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제일 큰 곳 중 하나가 명동, 이대앞이 아닐지 ㅠ.ㅠ 특히나 이대앞은 안그래도 상권이 죽어 있었는데 참... 2인 세트(아건 코스 A)를 주문했다. 그린샐러드와 피클이 담겨 나온 이국적인 그릇들이 마음에 듬 : ) 망고 라씨. 후배는 딸기 라씨를 먹었는데 사진은 안찍음. 맛은 괜찮은데 양이 작아서 좀 아쉬..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카페 이용이 제한되면서, 아예 의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카페가 많이 보인다. 참 생경한 풍경이다. 2013년 두바이에 처음 갔을 때 마침 라마단 기간이라 카페, 식당들이 의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거나 아예 내부를 커튼으로 가려 둔, 난생 처음 보는 풍경이 당황스러웠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전에도 일상잡담에 한번 쓴 적이 있는데, 집 근처 빵집의 치즈식빵이 정말 정말 맛있었다. 얼마전 기분이 매우 안좋았던 날 치즈식빵 먹고 기운내려고 빵집에 갔더니 이제는 더이상 치즈식빵은 안만든단다. 고민하다 대신 밤식빵을 사들고 왔는데 별로 맛이 없었다. (치즈식빵 말고도 크로와상이나 치아바따 등등 그동안 먹은 빵은 다 맛있었는데 하필 치즈식빵 대신 고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