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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펜데레츠키와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그리고 얀 리시에츠키

mooncake 2016. 10. 29. 17:48


손꼽아 기다린 펜데레츠카와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 얀 리에츠키 공연, 드디어 오늘 보고 왔다.
평소 나는 가장 높은 등급의 좌석은 사지 않고 대개 중간 정도 좌석을 선택하는데, 제일 좋은 좌석의 공연을 1개 보느니 중간 좌석의 공연 3개를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많다면 늘 제일 좋은 자리에서 보겠지만...) 그렇지만 얀 리시에츠키가 협연자로 등장하는 이 공연은 R석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기예매할인을 통해 3만원 할인받아 12만원에 구입한 것이 다행!


펜데레츠키와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포스터로 도배된 티켓박스. 두근두근.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입장. 내 자리는 C블록 3열 6번으로, 지휘자의 정면, 그리고 역시 피아니스트의 연주하는 옆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물론 앞자리라 현악기 파트만 보이고 오케스트라 전체를 조망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관악기 연주자들이나 팀파니 연주 모습을 볼수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이번 공연 관람의 목표는 얀 리시에츠키였으니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첫번째 곡은 지휘자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현을 위한 신포니에타"였는데 나의 부족한 귀에는 여전히 실험적이고 난해한 쪽에 가까운 곡이지만 10년, 20년 뒤엔 어떻게 들릴지 기대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릴땐 그 진가를 모르거나 심지어 싫어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며 좋아하게 된 곡들이 많으므로...)

두번째 곡은, 얀 리시에츠키가 협연한 쇼팽 피협 1번으로, 지금 이 리뷰를 쓰기 전 다른 분들의 공연 리뷰를 몇편 봤는데 생각보다 박한 평이 많아 살짝 당황했다. 내가 얀 리시에츠키의​ 근사한 외모 덕에 콩깍지가 씌이기라도 한 건가ㅜㅜ 아쉬운 부분이 아주 간혹, 그러니까 한 두세군데 정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연주였는데. 콘트라스트가 분명하면서도 섬세한 연주였으며, 오케스트라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호흡을 함께하는 모습도 좋았다. 허나 연주 스타일이나 연주자마다의 곡 해석에 대해서는 원래 호불호가 갈리는 법이므로, 당연한 일일테다. 더군다나 쇼팽 피협같은 작품은 말할 나위 없고. (유튜브 클래식 연주 댓글만 봐도 사람들이 맨날 싸워대고 있지 않은가...)

거기에, 얀 리시에츠키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앙코르 곡 - 쇼팽 녹턴 20번 - 을 연주해서 더욱더 즐거웠다.

2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이 연주되었다. 전반부 얀 리시에츠키 공연 때는 굉장히 집중했었다면, 2부에선 뭔가 숙제를 끝낸 기분으로 느슨해져서 베토벤 교향곡 7번은 정말이지 휴식같은 느낌으로 감상했다.

그리고 2부에서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앙코르 곡을 연주하여 감동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아름답고 짧은 곡이었다. 나중에 나와 확인하니 그 곡도 지휘자 펜데레츠키의 곡이었다고 한다 :)​


조금 딴 얘기지만 인터미션 때 로비에서 정몽준을 보았는데, 공연장으로 재입장할때 직원이 정몽준에 대해서는 티켓 확인을 하지 않는 걸 보고 좀 부러운 기분이 들었다ㅋㅋㅋㅋ


하나 더 추가! 얀 리시에츠키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봐도 귀엽게 생겼지만 실물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정말 넘넘 잘생겨서 깜놀했다. 키는 훤칠하게 큰데다가 어찌나 잘생기고 귀여운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22살이지맘 아직도 소년티를 벗지 못한 앳된 모습. 땡땡이 나비 넥타이와 땡땡이 양말도 귀여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