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너는 허리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 앞으로의 여행기 작성 방향

mooncake 2016. 12. 27. 18:00


아래 호두까기인형 발레 글을 보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 같지만 사실 허리디스크가 도져서 계속 누워지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지 대략 12년. 하지만 평소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다른 지병들처럼 심각하진 않은데다 ​그럭저럭 관리가 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무거운 거 절대 안들고 허리 굽히는 일도 거의 없고 방바닥에 앉는 일도 피할 수 없는 식사자리 외엔 없음) 그래서 허리디스크는 그냥 조금 성가신 오랜 친구같은 존재.

그런데 얼마전부터 이유없이 허리디스크가 악화되는 바람에 연말 모임이나 약속 전부 줄줄이 불참과 캔슬, 회사도 아주 급한 일만 처리하고 계속 휴가.

원래 12/22에 출발하는 홍콩급여행을 가려다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미묘한 불안감에 취소한 상태였는데 여행 취소한 게 이렇게 다행스럽게 여겨지긴 처음이다. 홍콩 가서 내내 누워있다 눈물 질질 흘리며 비행기 타고 올뻔했음ㅋ

위에 쓴것처럼 나름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아픈 것 그 자체보다도 이유없는 상태 악화가 충격이었으나 나의 최근 생활습관을 곰곰히 되짚어보니 분명 문제있는 행동들이 있었다. 또 올해 추진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좌절감과 그로 인한 우울&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아픈 마음이 바로 몸에 영향을 미치는 걸 보니 몸과 마음 둘다 추스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지만ㅜ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의욕이 안생긴달까... 이 나이를 먹고도 실패에 훌륭히 대처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니 슬픈 일이다.)

어찌됐거나 허리 아픈 얘기를 여행 카테고리에 쓰는 건 바로 그 이유. 좋아하는 여행을 맘껏 다니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하니까.

그리고 컨디션을 좀 회복하면 이제는 "진짜로 밀린 여행기를 정리"해봐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여행기 작성스타일을 탈피해야할 듯.
너무 많은 사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다보니 진이 빠지고 또 시도조차 안하게 되는 것 같아서, 앞으론 ​매우 간결하게 전체 여행기를 정리해 올리고 그 중 인상깊었던 부분들만 별도로 길게 쓰는 것으로...
단 기존에 쓰고 있던 여행기는 중간에 바꾸기 뭐하니까 그냥 기존 스타일대로 마무리하는 걸로...;;;

이렇게 대략이라도 정리를 해놔야만 밀린 여행기에 대한 부담감과 부채의식이 덜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