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책-건강검진, 납작만두, 국립민속박물관 “요즘 커피”, 효자동 아키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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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KMI에서 종합검진을 받고, 바로 앞 스타벅스 경희궁로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클라우드 치즈 케이크를 먹었다. 평일 오전의 한적한 스벅은 쾌적해서 좋았다. 내가 주로 접하는 스벅은 직장인들로 바글바글 와글와글 도떼기시장 같은 점심의 스벅이기 때문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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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데선 이미 품절된 스타벅스 플레이모빌들이 눈에 보여 꽤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사지 않고 스타벅스를 나왔다.
검진을 받고 나면 기진맥진할 때가 많아서 아무런 일정도 잡지 않았는데, 스벅에서 한참 멍때리다보니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아서 전부터 보고 싶었던 국립민속박물관의 “요즘 커피”를 보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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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걸음 안 걸었는데 갑자기 엄청 찬 바람이 불기도 했고 마침 싸다김밥 광화문점이 보여 납작만두로 점심을 먹었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분식 메뉴임!!
점심을 먹고 국립민속박물관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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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인데도 경복궁엔 사람이 많았다.
초등학교 내내 온갖 궁으로 소풍을 다녔는데 (창경궁 덕수궁 창덕궁 등등) 그때는 정말 우리나라 궁이 이렇게 예쁘고 멋있는지 몰랐었다. 실제로 그때에 비해 정비를 잘해놓은 것도 맞지만, 나이 든 탓도 확실히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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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의 “요즘 커피” 전시회.
전시 끝나기 전에 와서 다행이다. 이 앞전에 했던 고양이 전시를 놓쳐 아쉬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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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박이었던 건
어린 시절 추억 속 아이템인 이 커피잔을 발견한 거!!!
너무너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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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부터 1917년까지 정동길에 있었다는 고샬키 A. Gorschalki 상점의 신문 광고도 흥미로웠다. 이 광고는 1896년 독립신문 영문판에 실린 것이라고.
말라가 건포도라던가, 갓 로스팅한 모카 커피라던가!! 고샬키 상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
“요즘 커피” 전시회는 별도로 포스팅 예정입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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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기획전시인 “꼭두”도 관람했다.
김옥랑님의 인터뷰 영상도 처음부터 끝까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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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시였다. 끝나기 전에 한번 더 가보고 싶음.
새삼스럽지만 우리나라 전시 수준 + 박물관 기념품 수준 모두 정말 흘륭해졌다. 이 전시들이 무료라니 정말 최고.까지 생각했다가 올해 내가 낸 세금들이 생각나면서 잠시 빡쳤다가, “더더 열심히 누리고 즐겨야겠다”고 다짐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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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에게는 한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배터리 용량이 14퍼센트까지 떨어진 것.
2020년에 산 아이폰12를 쓰고 있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다른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거의 없는데
- 배터리
- 메모리 용량 (128G)
가 문제다.
보조배터리가 필수인데 오늘 특별히 일정이 없기도 했거니와 아침에 늦을까봐 서두르다 챙기지 못했다.
다행히 국립민속박물관에 무료 충전기가 있어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서랍에 넣고 잠그는 형태라 핸드폰이 없는 동안 할일이 필요했다. 예전에 본 적 있는 상설전시장의 한옥 툇마루에 한참 앉아 멍때리고 그래도 심심해서 위 사진 속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간행하는 잡지를 읽었다. 여러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대구간송미술관 분원에 대한 것이었다. 나중에 꼭 가봐야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배터리를 50% 까지 충전한 뒤 다시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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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진선 북카페를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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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지를 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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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양이들이 이렇게 귀엽게 앞마당에 앉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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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틴 프레스 출판사 건물도 멋있었다.
이 동네에 집 사고 싶다. 단독주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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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걷다보니 청와대 등장.
현장 접수도 가능하길래 잠시 망설이다가 이미 다리도 많이 아프고 해서 나중에 다시 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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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가니까 진명여중고교터가 나왔는데.
이 사진을 왜 찍었냐면 엄마가 진명여중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엄마 학교가 청와대 근처였다고 했는데, 아니 진짜 코 앞이잖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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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단독주택.
이 사진은 왜 찍었냐면 몇년전 사라진 우리집도 이 화강암? 느낌의 외장재로 지어졌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유행이었는지 옛날 집들 외장재로 흔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지나가다 만나면 반갑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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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와대 앞을 지나게 된 건 카페 “아키비스트”에 가기 위해서였는데, 이때 다시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져서 허공을 보면서 멍때렸다 ㅠ.ㅠ
이 카페 역시 평일 낮인데 만석. 나는 운좋게 앉았는데 내 뒤로 온 분들은 여럿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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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 근처 이 건물도 마음에 들었다.
예전엔 주택이었을, 지금은 회사인.
특히 저 2층 넓은 베란다가 취향이다. 옛날 우리집도 2층 야외 베란다가 넓었었는데 거기서 노는 걸 꽤나 좋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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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버스 타러 가는 길,
통인시장에 잠깐 들렸다. 기름떡볶이를 포장해갈까?라는 생각에서였는데 막상 떡볶이집 앞에 가니 귀찮아져서 패스하고, 바로 버스 타고 집으로 귀가. 평일 오후 3시 반인데도 엄청 막혀 지하철 안탄 걸 후회했다^^ 으아…
+ 오늘, 나 혼자 잘 노네? 라고 생각했다ㅎㅎ 원래 해외여행 혼자 잘 다니니까 혼자 잘 노는 건 맞는데, 왜 새삼스레 이런 생각이 드는지 따져보니, 약속이 있지 않는 한 혼자 나가 돌아다니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ㅎㅎ 게을러서 강제성이 없으면 안나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