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코펜하겐 근교의 한적한 어촌마을 Dragør 산책 - 2024 덴마크&스웨덴 여행
덴마크 여행의 첫 행선지는 코펜하겐 근교의 Dragør였다.
가끔 사람들이 여행지 정보를 어디서 얻냐고 묻는데, 나는 핀터레스트 검색이나 구글맵 들여다보다가 마음에 드는 가기를 주로 하는 편. 코펜하겐 근교의 Dragør를 알게 된 것도 핀터레스트를 통해서였다. 노란빛의 오래된 집들이 예뻐보였고 동네 이름도 Dragon을 연상시켜 괜히 멋있었다. (물론 용과 전혀 관련은 없음ㅎ)
지도를 보니 Dragør는 코펜하겐 시내보다는 공항에서 훨씬 가까웠다. 그래서 코펜하겐 시내로 가기 전, 컴포트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호텔 앞 버스 정류장에서 35번 버스를 탔다. (※ 호텔에서 나오기 전 코펜하겐 카드 96시간권을 결제했고 이 카드로 코펜하겐과 코펜하겐 근교의 대중교통은 전부 이용할 수 있었다. 버스 기사에게 코펜하겐 카드 앱 화면을 보여주면 된다.)
Dragør는 발음이 정말 어렵다. 얼핏 보면 드라고르나 드라괴르 정도일 것 같지만 g가 묵음에 가깝고, 모음 발음도 까다롭다. 일단 내 귀에 드라우외어 정도로 들리는데, 덴마크 교민들이 써놓은 발음도 제각각인 걸 보면, 한글로 표기하기 정말 어렵다. 버스에 타기 전 “Dragør 방향이 맞나요”라고 물어보려다가 Dragør 발음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못 물어봤다. 살면서 이런 일은 또 처음이다 ㅋㅋㅋㅋ
버스는 항공사 창고나 사무실 같은 정류장들을 지나, 예쁜 바다를 끼고 달렸다. 버스에서 바다 사진을 열심히 찍었으나 한 장도 못건짐ㅋ
코펜하겐 카스트럽 공항에서 드라우외어는 꽤 가까웠다. 내가 내린 버스 정류장은 특이하게 표지판이 건물에 붙어 있었다. 신박한 공간활용이다👍
일단 버스에서 내리긴 했는데
그리고 동네가 예쁘고 조용하긴 한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이곳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해야할지는 잘 모르는 상태로 동네를 걸어다녔다.
그렇게 걷다보니 카페가 있는 메인스트림 같은 곳이 나타나서, 아 여기가 드라우외어 중심지인가보다 생각함
건물들이 아기자기 예뻤다.
사유지 표시가 두개나 되어 있는 걸 보면
사진 찍으며 귀찮게 하는 사람이 많았나보다.
근데 그냥 지나치기엔 집이 너무 예쁜 걸....!
집 앞의 강아지 응아 방지 표시?도 너무 귀엽다ㅋㅋ
창가 장식도 이렇게 깜찍하니까 사진을 안찍을 수 없…
드라우외어는 집집마다 담벼락에 접시꽃이 피어 있었다.
아니 근데 여기 갔을때
와 예쁘다 너무 예쁘다 꺅 이랬는데
사진은 별로 안예쁜 것이 함정...
사진보다는 실물이 더 낫습니다 ㅋㅋ
까만 강아지는 원래는 주인 발치에 앉아 편히 쉬고 있었는데 내가 나타난 뒤 나에게서 시선을 못떼고 계속 경계했다ㅋㅋ
집들이 아기자기 예뻤다.
금요일 오전의 한적한 드라우외어를 그저 발길 닿는대로 걸어 다녔다.
신기한 식물도 많고 +_+
여기는 마치 네덜란드 Marken 같았다.
Dragør 위키피디아를 읽다보니까 (가기 전에 안읽고 이 글 쓰면서 읽은 것이 함정 ㅎㅎ) 16세기에 크리스티안2세가 당시 덴마크보다 농업 선진국이었던 네덜란드 농부들을 정책적으로 이주시켰다고 하던데, 물론 그 영향 탓은 아니겠지만 정말 네덜란드랑 흡사한 느낌이었음 ㅎㅎ
드라우외어는 평화로웠고…
특색있고 예쁜 건물들이 많았다.
여유를 즐기던 분들 :)
다만 부둣가 앞 카페 거리 외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고 (사람 자체가 드물고) 현지인들이 사는 주택가라 사진 찍는 것도 살짝 눈치 보였다. 약간 불청객 느낌?!;;
예쁜 구름
대충 한바퀴 돌고 나니, 드라우외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조용한 바닷가랑 주택가를 걷는 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ㅎㅎ
카페 메뉴를 보시라 크로와상 한개가 6천원이나 한다!! 역시 덴마크의 비싼 물가ㅠ
그러다 Normal이 보여서 들어가봄!
노말은 덴마크와 스웨덴의 올리브영 같은 존재인데 (물론 살짝 포지션은 다르지만 ㅎㅎ)
들어가자마자 새우깡이 보여서 반가웠음 ㅎㅎ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Swizzels Love Hearts
우리나라에 스위즐 제품은 수입되고 있는데, 왜 러브 하츠는 안파는지 모르겠다 힝힝
사진은 먹을 것만 올렸지만, 덴마크 노말에는 화장품, 잡화, 먹을 것들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노말에서 나와 다시 드라우외어 방황.
카페에서 쉴까? 생각도 했지만 아침을 먹고 나와 배가 고프지도, 딱히 커피가 땡기지도 않았다.
여행 중 카페가 보일땐 커피가 안땡기고
커피가 땡길땐 카페가 안보이는 펀 ㅋㅋ
인생 쉽지 않아…
카페를 뒤로 하고 바닷가 쪽으로 걸어갔다.
식빵을 뜯어주셔서 오리(오리 맞나??)에게 수퍼스타급 사랑을 받고 계시던 덕레이디
이 작고 귀여운 건물은 1770년대에 지어진 Beghuset (The Pitch-House)
배가 항구에 정박해 있을때는 화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이 곳에서 요리를 했고, 또한 타르의 일종인 pitch를 끓일때도 이 곳을 사용해서 이 곳의 이름이 피치 하우스라고 한다. 그 이후엔 화장실로 쓰이기도 했다고^^;;
부엌에서 화장실이라니 당황스러운 용도변경이군(...)
이때쯤 되니까 좀 지치고 왠만큼 본 것 같아서
다시 호텔로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곳에도 작은 뮤지엄이 있기는 했는데, 코펜하겐 카드에는 포함 안된 곳이라 망설이다 패스!
오래된 옛 동네를 돌아다니고 바닷가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에 이 동네에 다른 볼거리나 할거리가 있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ㅎ
코펜하겐에서부터 자전거 타고 오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는 얼핏 본 것 같다.
예뻤던 꼿과 장식
드라우외어를 꼭 추천하겠냐고 물으면 약간 세모…지만 코펜하겐에서 멀지 않으니 일정이 맞으면 들려 보는 것도 좋을 듯 ^^
드라우외어의 작은 골목들
예전엔 이렇게 작고 조용하고 아기자기 예쁜 동네를 보면
나중에 꼭 숙박하면서 구석구석 봐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안한다 흑흑... 숙박이 뭐냐… 다시 올 수 있기만 해도 다행일 것임
호텔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왔는데
그때서야 이 광장 근처에서 드라우외어 안내판 같은 걸 봤다. 내 여행은 맨날 이런 식임ㅋㅋㅋㅋ
하지만 이미 떠나기로 마음 먹은 상태라 패스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정류장 맞은 편 풍경. 드라우외어 올드타운을 벗어나면 또 바로 현대적인 건물이 있다. 이 파란 건물은 주거용 건물이었는데, 여러모로 네덜란드와 비슷한 느낌 +_+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