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Klampenborg역 Cafe Parforce와 388번 버스 - 2024 덴마크&스웨덴 여행
Dragør에 갔다가 다시 컴포트 호텔로 돌아온 것은 아직 정오가 되기 전이었다.
짐을 찾기 전, 컴포트 호텔의 화장실에 들렸다.
이번 덴마크/스웨덴 여행에서 놀랐던 점은 성중립화장실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었다. 최소 50% 이상…? 사실 처음엔 꽤 당황스러웠음. 이런 건 남녀유별이었음 좋겠음.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
짐을 찾고 컴포트 호텔 로비에 앉아 잠시 핸드폰을 충전했다. 아직 2020년에 산 아이폰12프로를 쓰고 있어서, 여행 내내 배터리 용량과 저장 용량으로 고통받았다. 시간낭비 무엇…ㅠㅠ
컴포트 호텔의 로비는 널찍하고, 대부분의 좌석에 충전기를 꽂을 수 있는 소켓이 있어 좋았다. 노트북을 쓰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핸드폰도 충전할 겸,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갈까 고민했는데 (직접 조리하는 음식은 아니고 냉장고에 들어 있는 샌드위치, 샐러드파스타 같은 것들) 딱히 땡기는 음식이 없었다.
코펜하게 시내의 호텔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처음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아까 드라우외어에 갈때와는 달리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했다ㅠㅠ 뜨거운 햇빛 밑에서 무거운 짐 끌고 한참 방황하는데 gps가 맛이 감… 가끔씩 이러더라.
버스 포기하고 기차를 타러 갔는데 하필 코 앞에서 놓침 + 코펜하겐 카드로 이 기차를 탈 수 있는건지 갑자기 의문이 생김 ㅋㅋ (결론적으로는 당연히, 탈 수 있음)
결국 무거운 짐 끌고 지하철 타러 감.
버스나 기차는 한번에 가는데, 지하철은 공항에서 코펜허겐 중앙역으로 가려면 한번 갈아타야함. 먼거리는 아니지만, 지하철도 몹시 붐비고 버스 정류장을 못찾은 스스로에게 상당히 짜증이 났다 ㅎㅎ
이게 다 미리 여행 준비를 안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대충 구글맵 검색해 보고 이동하니까;; 근데 또 시간이 많아도 여행 준비 하는 거 별로 안좋아함. 어디 갈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검색해 보는 건 좋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갈지 검색하고 일정을 짜는 건 재미가 없다ㅠㅠ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xNxP 인간 그 자체.
여차저차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함.
여기서 또, 내 호텔로 가는 출구가 어디인가-라는 고민이 생겼는데 그냥 지하철에서 제일 가까운 출구로 나오니까 거기가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출구이기도 했다. 휴
내가 코펜하겐 시내에서 3박 4일간 묵은 숙소는 Good Morning City Copenhagen Star였는데 출발 전날 호다닥 예약한 것 치고는 상당히 괜찮았다. 역에서도 엄청 가깝도 직원들도 친절. 재숙박 의사 있음 ㅎㅎ
짐만 맡기러 갔는데도 혹시 빨리 체크인 할 수 있는지 봐준다고 할 정도로 친절했는데, 안타깝게도 준비된 방이 없어서 짐만 맡기고 나왔다.
다만 짐 보관소는 짐으로 가득 찬 상태였는데… 저녁에 짐 찾으러 가보니 내 가방이 처참하게 나동그라져 있었음. 직원들이 직접 넣고 빼주는 게 아니라 짐 보관소만 열어주고 알아서 넣고 빼라 하니…
호텔에 짐을 맡기고 오후 일정을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드라우외어에서는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끝났지만 공항의 버스 정류장->기차역->지하철역을 거치는 사이 시간이 지체되어 살짝 마음이 급했다. 아직 점심을 먹지 못했지만 코펜하겐 중앙역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일단 Klampenborg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갔다.
기차 타러 가는 길
살짝 귀여운 덴마크 S-Tog 기차.
1:39 클람펜보리역 도착.
원래 8월 2일 금요일은
대략
오전엔 Dragør 갔다가
오후엔 티볼리 공원에서 놀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Dragør에서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 시간 여유도 생겼고, 이번 덴마크 여행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Finn Juhl’s House을 토요일보다는 금요일 오후에 가는 게 좀 더 한적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일정을 바꿨다.
결론적으로는 핀율 하우스랑 오드룹가드를 한적하게 본 건 좋았음. 대신 원래 계획대로 티볼리 공원을 이 날 갔더라면 무리 없이 야간 개장까지 볼 수 있었을텐데, 다른 날 피로 누적된 상태에서 밤의 티볼리 공원을 가려다 뻗어서 못갔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핀율 하우스를 가기 위해서는 클람펜보르 역에서 다시 버스를 타야했는데, 배가 고파서 버스를 타기 전 클람펜보르 역 앞의 카페로 들어갔다.
Café Parforce
진열대에서 식사가 될만한 건 Pasta Salad 하나라 일단 그걸 고르고(59크로네) 하나만으로는 아쉬워 딸기케이크Jordbørkage도 고르고 (50크로네) 커피는 Simple Ice Coffee (48크로네) 를 주문했다.
이렇게 세 가지가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33,000원.
비싸다.
딸기케이크Jordbørkage 주문하니까 맛있는 건데 잘 골랐다며 칭찬해주심ㅎㅎ 그리고 심플 아이스커피는 아이스아메리카노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갑자기 무슨 맛이냐고 되물으심. 응?!?! 덴마크의 아이스커피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충 바닐라 아이스 라떼, 캬라멜 아이스 라떼 같은 거였다;; 아이스커피 = 커피에 시럽과 우유가 들어간 것. 심플이라면서요? ㅋㅋㅋㅋ
딸기케이크가 달달하니까, 커피는 안단 걸로 마시고 싶었는데 낭패다 싶었지만, 막상 마셔보니까 커피 맛있었음. 많이 안달고 간이 딱 맞음 ㅎㅎ
딸기케이크는 “맛없없 조합”이었다.
상큼한 딸기젤리와 딸기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 (사실 3달 지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마도)
거기에 초코코팅까지!
그리고 파스타 샐러드는 절반쯤 먹다보니까 마요네즈 범벅이라, 느끼한 거 잘 먹는 내 입맛에도 좀 힘들었다ㅎㅎ
Cafe Parforce는 카페도 카페지만
자전거 대여소이기도 했다!
구글맵 봐도 카페보다는 자전거 대여소에 대한 후기가 훨씬 더 많음. 내가 밥 먹는 동안에도 자전거를 빌리러 온 사람이 꽤 많았다. 난 언제쯤 자전거 타고 여행을…?
그리고 저기… 메뉴판 보이시는가?
미리 만들어 둔 파스타 샐러드 말고도 매장에서 조리해주는 샌드위치, 피자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나중에서야 봄.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의 카페였다. 우리나라에 북유럽 인테리어가 유행한지 오래라 익숙+친근 그 자체 ㅎㅎ
북유럽 느낌 뿜뿜
카페를 나오기 전 혹시나하고 직원분들에게 핀율 하우스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물어보았는데 그건 어딘지 모르셨고, 오드룹가드를 물어보니까 바로 알려주셨다. (나도 가보기 전엔 오드룹가드 안에 핀율 하우스가 속해 있는 건지 몰랐음ㅎㅎ)
여튼 안물어봤음 완전 큰일날뻔 했다. 건너편 버스 정류장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지 뭐야…
핀율 하우스로 가는 388번은 배차 간격이 상당히 긴 편이라 (30분~45분) 일부러 여유있게 나와 정류장 위치를 확인하고 클람펜보리 역 주변을 구경했다.
길 따라 쭉 걸어가보고도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음 ㅎㅎㅎㅎ
버스 시간보다 10분 일찍 388번 버스 정류장 앞으로 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현지인 할아버지 한분도 나보다 먼저 와서 버스를 기다리시고 계셨다. 그런데 14:36 도착 예정인 버스가 오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14:36이 지나니까 구글맵에서 해당 버스는 갑자기 사라지고 15:06이 다음 버스로 떠서 나는 패닉에 빠졌다.
이미 한참을 서있었는데 버스는 안오는 상황. 다음 버스를 또 기다려야 하는지, 30분 더 기다린다고 버스가 오기는 할런지, 차라리 걸어가야 하는지 등등의 고민을 하며 버스 오는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봤다ㅠ
그러다 결국 14:44에서야 내가 타야하는 버스가 나타났다. 이 388번 버스는 다음날 나를 더 크게 골탕먹여서 코펜하겐에 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애증의 버스가 되었다. 도대체 388번이 다니는 구간은 교통체증도 없는데 왜 버스가 자연이 되는 걸까?!
- 물론 버스가 10분쯤 늦을 수도 있긴 한데, 구글맵에서 해당 버스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30분 뒤에 오는 다음 버스가 뜬 점이 일단 패닉이었고
- 내가 원래 유럽 한적한 지역(또는 시골) 버스에 트라우마가 있음ㅋㅋㅋㅋ 한두번 당한 게 아님…
핀율 하우스와 오드룹가드 방문기는 다음 편에서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