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 중단된 앱에서 데이터 추출하기

 

 
iOS 업데이트 후 앱 개발자가 더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거나해서 멀쩡히 잘 쓰던 앱을 갑자기 못쓰게 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보통 앱이라면 좀 아쉽고 말겠지만, 기록용으로 쓰고 있던 앱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 난감하다.
아이폰 15년 쓰면서 한두번 당한 게 아닌데 이번에 또 당했다.

 
구구절절한 사연은 아래 더보기를 클릭하세요 ㅋㅋ 

캡쳐 제일 앞에 있는 Today is +

2010년부터 일기장 앱으로 사용해왔다. 처음엔 무료 버젼인 Today is 를 쓰다가 중간엔 유료 버젼인 Today is + 로 업데이트했다. 중간에 빼먹은 날도 많지만 그래도 블로그보다는 훨씬 성실히 일기를 적어왔는데 올해 1월, 아이폰 16프로로 기기를 변경하면서 더이상 이 앱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용량 문제로 기존에 쓰던 아이폰12프로는 아직 iOS 버젼이 16이기 때문에 아이폰12프로에서는 Today is + 접근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 어제 저녁에 확인할 내용이 있어 아이폰12프로의 Today is +앱을 클릭했다가 Today is + 앱이 지워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폰이 최근 사용하지 않은 앱을 자동 삭제하는 그것 ㅠㅠ 여행기만 꾸준히 썼어도 앱 삭제가 안되었을텐데 ㅉㅉ)

 

패닉 그 자체였다. 

지금 미장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그거랑은 비교가 안되는 패닉이다.

돈이야 다시 벌면 되지만 날아간 15년간 나의 기록은, 데이터 복구가 안된다면 되살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갑자기 앱을 사용 못하게 되어 중요한 데이터를 날린 게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이메일 백업을 해왔는데, 하필 Today is + 의 가장 최근 백업은 무려 2024.8.8. ㅠㅠ 6개월치의 데이터가 날아갔다. 이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특히나 더이상 iOS 18에서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더욱더 백업에 신경썼어야 하는데. 이메일 백업은 10초도 안걸리는데 ㅠㅠ

오래전에도 중단된 앱에서 데이터를 추출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하나n머니 가계부 앱. 하나은행에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앱을 중단시킬 줄은 몰랐지ㅎㅎ) 그때는 아이폰의 iOS를 강제로 다운시키는 방법이 있었는데, 이게 쉽지는 않았다. 
 
이번에 또 일기장 앱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중단되었거나 열리지 않는 아이폰 앱에서 데이터 추출하는 방법을 다시 검색해봤다.

중단되었거나 사용할 수없는 iOS 앱에서 파일에 액세스하는 방법 (reincubate.com)

중단되었거나 사용할 수없는 iOS 앱에서 파일에 액세스하는 방법

여기에서는 아이튠즈에서 File sharing을 이용하면 된다길래, 그 사이 아이튠즈가 그렇게 좋아졌단 말인가?? 라고 감탄하며 정말 오랜만에 아이튠즈를 업데이트하고 실행시켰지만 내 아이튠즈는 예전과 똑같았다. 아무리 뒤져봐도 File sharing 메뉴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다른 방법.

 
⬇️ 바로 아래 블로그에서 정말 큰 도음을 얻었다. 깊이 감사드린다.

아이폰 안 열리는 어플 데이터 복구(추출)하기..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아이폰 안 열리는 어플 데이터 복구(추출)하기,,

1) iMazing 설치하여 아이폰 백업하기 
PC에 iMazing 설치 후 아이폰12프로를 백업하는데 약 2시간 반~3시간 정도가 걸렸다. 작업을 시작 시간이 밤 9시가 넘어서, 백업이 끝나니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였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었지만 데이터 추출을 완료하기 전에는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2) iBackup Viewer 설치하여 데이터 추출하기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PC에 iBackup Viewer가 설치되지 않는 것이다. 나의 설치 오류는 "Error occured while obtaining setup package, please go back to try again or quit the installation later" 였는데  iBackup Viewer 사이트의 FAQ를 아무리 봐도 나의 설치 오류에 대한 도움말은 없었다. 혹시나 혹시나 호환성 문제인가 싶어서 FAQ에 나온대로 호환성도 바꿔가며 설치해봤지만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애초에 호환성 문제는 아니였을 것이다/ 윈도우 11, 64비트이므로)
 
밤이 점점 깊어가고 다음날 출근 걱정도 되지만 포기하고 잘 수는 없었다. 그러다 iMazing에 백업된 데이터를 살펴보니 .sqlite 확장자의 파일들이 보였다. 위의 블로그에 따르면 2)번 데이터 추출 후 DB Browser for SQLite를 이용해서 .sqlite를 .csv로 전환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므로, iBackup Viewer를 깔지 않아도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3) DB Browser for SQLite 설치하여 CSV파일로 변환하기 
그래서 2)번을 건너뛰고 DB Browser for SQLite를 설치한 뒤, iMazing에서 Today is + 앱의 SQlite 데이터를 추출했다. 
*다만,  iBackup Viewer 를 이용해서 PC에 백업된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은 무료인데, iMazing에서 직접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은 10회까지만 무료라고 한다. 
 DB Browser for SQLite 에서 SQlite를 CSV 파일로 저장하는데 성공! CSV를 다시 TXT로 변환하여 엑셀에서 열어봤더니 행과 열이 너무 많아 엑셀에서 열 수 없다고 한다. 하긴 15년치 일기이니 방대하겠지(...) 그렇지만 메모장에서는 가시성이 떨어지긴 해도, 전체 내용이 무리 없이 열리는 걸 확인하고, 새벽 2시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들 수 있었다. 
 
이제 나의 목표는 
아이폰6를 백업한 뒤, 예전에 포기했던 스넙스와 하나n머니 그리고 분더리스트의 데이터도 추출하는 것. 근데 이걸 수월하게 하려면 iBackup Viewer 설치가 필수인데, 정 안되면 개발사에 문의 메일을 보내서라도 해결해봐야겠다. 
 
앱이 지워져서 정말 당황하고 충격이었지만, 이렇게 PC에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깔아서 이것저것 해본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힘들고 피곤했지만 옛날 생각도 나더라는 ㅎㅎㅎㅎ

그런데 애플은 말이지,
데이터 백업과 추출 프로그램 정도는 자체 공급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이렇게 아이메이징과 아이백업뷰어를 이용해야 할 일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