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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와 오타루에서 먹고 마신 기록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26.09 Hokkaido

삿포로와 오타루에서 먹고 마신 기록

mooncake 2026. 9. 22. 15:00

 
원래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이번 여행에선 3일 내내 술을 마셨다. 주종도 다양. 밥과 간식도 많이 먹었다. 3박 4일이라 시간은 없는데 먹을 건 많고 배는 하나라 힘들었다. 뭘 먹고 마셨는지 기록을 남겨 봄.
 

 
2026.9.17.(목) 첫째날
 
공항철도에서 내린 후 약 20여분 만에 짐 부치기와 출국심사를 마쳤지만, 마티나 라운지 앞에는 대기 입장 줄이 길었다.  스카이허브라운지는 다행히 대기줄은 없었지만, 사람이 꽉 차 있고 매우 시끄러워 도떼기 시장같았다. 예전에 다니던 조용한 항공사 라운지들이 그리워졌다. 그래도 대구 납작만두 & 야채무침이 있어서 만족. 야채무침은 보통 사먹는 것보다 덜 맵고 간이 약한 편이었는데 그래서 내 입맛엔 더 잘 맞았다. 
 
 
 

 
출국 라운지에서 술은 잘 안마시는 편인데, 이번엔 에반 윌리엄스 허니 하이볼을 제조해서 마셔보았다. 사이다 + 에반 윌리엄스 허니 위스키 + 진저 시럽. 그런데 머들러가 없어서 잘 섞이지 않았다. 

 

 
4월 도쿄에서 돌아올 때에 이어 두번째 파라타항공 탑승. 
피치온보드 또는 물을 선택해서 마실 수 있다. 다른 LCC들도 물은 좀 나눠줬음 좋겠다.
 
 

 
- 코로나를 거치며 PP카드가 만료되어버려서 현재는 PP카드는 없고, 더라운지 무제한카드만 갖고 있다. 
- 2026년 9월 현재 삿포로 뉴치토세 공항엔 더라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는 없고, 대신 국내선 일반 구역의 식당 두 곳에서 라운지 이용권을 통해 식사를 할 수 있다. 
 
어차피 삿포로 시내로 들어가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로얄 호스트에서 무료 식사를 했다. 
- 음료바를 이용할 수 있고 ( 코코아와 오키나와 리치솔트음료수를 마심. 이상한 조합이다 ㅋㅋ)
- 라운지 이용권을 통한 식사 메뉴는 콘 포타주 수프, 밥 또는 빵, 철판 햄버거스테이크와 새우튀김과 게살고로케 세트로 정해져 있다.
 
수프도 맛있고, 윕드 버터가 같이 나오는 따끈따끈한 빵도 맛있고, 햄벅 스테이크는 육향이 강해서 좀 거슬리긴 했는데 맛은 좋았다. 새우튀김의 새우도 크고 통통했고, 심지어 같이 나온 레몬도 어찌나 향이 강하고 상큼한지!!!
국제선 면세구역이 아닌 국내선 일반구역에 있다보니 출국 시 마음이 좀 불편한 걸 빼면, 식사 자체로는 (그저 그런) 라운지보다는 차라리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까지 먹고 시내로 들어갔더니 호텔에 체크인 한 시간이 거의 5시. 
시간도 늦었고 아무런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오오도리공원을 지나 JR 삿포로역까지 무작정 걷다가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가 보여 들어갔다. 시로이코이비토 매장과 House H.라는 레스토랑이 있었고, House H.가 완전 내 스타일이라 들어가고 싶었지만 점심이 다 소화되지 않은 터라 "샐러드나 디저트만 시켜도 되는 가게인가" 고민하다가  그냥 시로이코이비토에 앉아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가격은 500엔. 
 
매장이 예쁘고, 앉아서 음료 등을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고, 아이스크림도 맛있었다. 다만... 너무 기대가 컸나? 생각처럼 특별히 훨씬 더 맛있지는 않았다. 하도 "홋카이도 유제품 차원 달라" 소리를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인 것 같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앞 아카렌카 테라스에 있는 스시집이 눈에 들어왔는데, 아직 배가 그렇게 고픈 상태는 아니라서 비싼 오마카세 메뉴를 먹기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삿포로역에 가면 다른 스시집들이 있겠지라며 걸어왔는데, 스텔라 플레이스 6층 식당가에서 찾아간 스시집은 대기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스시집 맞은편 생선구이집 역시 대기가 길었다. 모든 가게들이 다 대기가 긴 건 아니였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식당도 많았는데, 일본에 오자마자 이탈리안이나 딤섬을 먹고 싶지는 않았고 경양식은 낮에 이미 먹었고.
 
스텔라 플레이스에서 지하 쇼핑몰 아피아Apia로 내려가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눈에 보이는 소바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바가 별로 안땡겨서 다른 메뉴는 뭐가 있는지 보다가, 추천 메뉴 세트를 주문했다. 서민의 오마카세랄까?
맥주 2잔 + 기본 안주과자 + 샐러드 + 메인 요리 + 반찬 3종 + 튀김 + 소바가 나오는데 가격은 2,400엔.
- 솔직히 말하자면 사진만 보고, 회가 조금 나오는 줄 알고 잘못 시킴 (그럴리가 없는데 ㅋㅋㅋ)
- 나에게 맥주는 반잔이 적량인데 2잔이나 나옴
 
결론적으로 튀김 절반은 배가 불러 손도 못댔지만 정말 저렴하고 맛있었다. 맥주도 한 잔 밖에 못마시긴 했지만 맛있었음. 많이 배고픈 상태라거나, 술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기분 좋게 먹고 나올 것 같다.
 
 

 
삿포로에서 묵은 호텔은 매일매일 웰컴 드링크를 준다. 
맥주 한 잔에 취해 호텔로 돌아왔는데, 메뉴판을 보니 블랙 닛카 위스키가 있다. 삿포로에 왔으니 블랙 닛카는 한번 마셔줘야 할 것 같아 하이볼로 주문했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라운지에서 좀 쉬려고 했는데 내 옆 테이블에 앉은 한국 여자분이 "회사생활의 엿같음"에 대해 전화로 계속 토로하고 있어서 금방 일어섰다.

도파민 돋는 재밌는 썰도 아니고,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징징징 불평불만이라 옆에서 듣고 있기 괴로웠다. 그런 통화는 객실가서 하면 안되는 걸까. 
 
 

 
2026.9.18.(금) 둘째날
 
호텔에서 나가기 전, 전날 호텔 1층 세이코마트에서 사둔 Grandia 카페라떼와 홋카이도 구운옥수수과자를 먹었다. 
우리나라 편의점 카페라떼는 덜 단 것을 찾기 어려운데 세이코마트 그랑디아 카페라떼는 당도가 딱 좋았다.
홋카이도 옥수수과자는 회사 친구가 강추해서, 맛있으면 한국에 사오려고 일단 1봉 사서 사먹어봤는데, 맛있긴 하지만 찬양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늘 그렇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유독 더 아무 계획없고 그냥 느긋하게 지낼 생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서두른 이유는, 전날 못 간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에 있는 House H.에서 브런치를 먹기 위해서였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 가도 되지만, 기왕이면 평일인 금요일 오전에, 그것도 가급적 일찍 가야 한적할 것 같았기 때문인데
 
예상이 너무 잘 맞은 덕분에(?) 9시에 도착해서 식사 마치고 나올 때까지 손님은 나 혼자였음. 
홋카이도산 베이컨과 연어를 사용했다는 에그 베네딕트도 괜찮았고, 공간도 아름다웠고,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도 좋았고, 잘생긴 직원도 매우 친절했다 ^^
 
 

 
House H.에서 아침을 먹고 오타루로 가는 길에 잠시 제니바코 역에 내려,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 시로쿠마에서 키나코 라떼를 마셨다. 사실 이 사진은 설정샷이고 실제로는 햇벝이 뜨거워 실내에 있었음 ㅎㅎ
 
 

 
제니바코에서 잠시 카페만 들렸다 가려고 했는데, 바다를 충분히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우연히 구글맵에서 지척에 유즈키라는 오션뷰 레스토랑이 보여 입장했다. 오션뷰 좌석이 안남아 있다면 돌아 나와 오타루에 가려고 했는데 마침 1자리가 남아 있었다.
 
생선 미소구이와 밥, 샐러드 세트를 주문했는데 나중에 다시 후기를 쓰겠지만, 샐러드도 생선구이도 발사믹과 빨간 생후추의 향이 강렬하고 복잡한 풍미를 자아냈다. 생선구이는 정말 부드러워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 제니바코와 오타루 사이에 시로쿠마나 유즈키보다 더 멋진 오션뷰를 가진 카페 & 레스토랑들이 많긴 한데 대부분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편이다.
 
 

 
오타루 기타이치홀에서 먹은 푸딩
약 20분 정도 기다리다 들어갔는데 나같은 웨이팅 극혐자에게도 카페 분위기가 매우 근사해서 충분히 기다릴 만 했다. 
커피나 젠자이를 먹고 싶었지만 또 다른 카페를 가야할지도 모르니 카페인과 배의 여유 공간을 남겨놓기 위해 푸딩을 선택했는데, 결국 이날 다른 카페는 못갔다. 
 
푸딩은 와인이 들어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 먹으면서 특별히 느끼지는 못했고, 아래쪽에는 과일(라즈베리?)잼 같은 것이 깔려 있었다. 푸딩을 주문하니까 임신, 운전 등이 그려진 안내판을 내밀면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섬세함에 새삼 놀람.
 
 

 
오타루에는 간식거리가 정말 많았다.
나중에 멜론과 오징어도 먹으려고 했는데 돌아다니다보니 시간이 늦어 결국 옥수수만 먹게됨.
 
일단 옥수수를 택한 건 정말 뛰어난 선택이었다.
오타루에서 먹어보지 않았다면 홋카이도 옥수수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을 것!!!
달고 향기롭고 아삭아삭하고 
내 평생 먹어본 옥수수 중 제일 맛있었다 ㅠ.ㅠ
 
 

 
저녁은 오타루 스시집 우오마사에서 카이센동을 먹었다. 가격은 4,700엔.
원래 술은 안마시려고 했는데, 옆자리 여자분이 회와 맥주를 너무 맛있게 드시길래 못참고 거봉 사와를 주문했다. 회가 정말 많고 신선했다. 밑에 깔린 밥의 양도 많아서 밥은 절반 이상 남겼다. 
가장 맛있었던 건 역시 우니와 게 다리살? ㅎㅎ
이 맛있는 회들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아쉬워서 천천히 먹었다.
거봉사와는... 사와 종류들이 다 그렇듯 맛있어서 부담없이 마시다보면 어느 순간 확 취기가 올라온다 ㅎㅎ
 
 

 
오타루에서 삿포로로 돌아와서, 두번째 날 호텔 웰컴드링크로는 레드 와인을 골랐다.
라운지에 오기 전 잠깐 들린 호텔 건너편 메가돈키에서 치즈도 사와서 곁들였다. 치즈랑 같이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호텔에서 마신 술 중 이 레드 와인이 제일 맛있었다.
 
 

 
객실로 돌아와 메가돈키에서 치즈랑 같이 산 홋카이도산 프룬을 꺼냈다. 이 프룬은 진짜 충동구매였다. (아무런 계획없이 떠난 여행이므로 나의 모든 동선과 식당 선택이 충동적이라 새삼스럽긴 하지만 ㅎㅎ)
 
내가 프룬 생과를 처음 먹은 건 엄마랑 같이 갔던 파리에서였다. 길거리 노점상에 프룬 2유로라고 써있어서 2유로 어치 달라고 했는데 커다란 종이봉투에 끊임없이 프룬을 담아 잘못 알아들은건가? 싶어 엄마랑 같이 불안해했었다. 근데 그 엄청 큰 봉투가 전부 2유로 어치였다!!! 그래서 파리 여행 내내 농익은 프룬을 먹었고 지금도 프룬 생과를 보면 가을의 파리가 떠오른다. 암스테르담에 갔을때도 마트에서 프룬을 사다 먹었고, 그런 기억의 중첩 때문인지 "다 못먹을 걸 알면서도" 프룬을 사게 되었다. 
 
다만 홋카이도산 프룬은 유럽에서 먹었던 프룬처럼 맛있진 않았다. 파리나 암스테르담의 프룬은 잘 익어 있었는데 홋카이도의 프룬은 아직 덜 익은 듯 과육도 단단한 편이고, 떫은 맛도 조금 났다. 실온에서 숙성시켜 먹었어야 했나?
 
 

 
분명 몇시간전 오타루에서 배가 너무 불러 카이센동도 다 못먹고 남기고 왔는데, 레드 와인 + 치즈가 식욕을 불러일으킨 탓인지 호텔방으로 돌아와 남은 치즈와 프룬을 먹다가 전날 세이코마트에서 사둔 어묵까지 몽땅 먹어버리고 말았다. 식욕 제대로 폭발한 삿포로 여행이었음. 이 세이코마트 어묵도 아주 맛있었다. 
 
 

 
2026.9.19.(토) 셋째날
 
호텔 건너편 패밀리 레스토랑 가스토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전날 과하게 먹었으니 오늘은 자중해야지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가스토의 모닝 메뉴 중 냉우동+카레덮밥 세트를 주문해 버렸다.
근데 맛있었음 ㅋㅋ
 
내 건너편 테이블의 여자분들은 아침부터 피자랑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를 드시고 계셨다. 오래전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에 처음 갔을 때, 이런 자유로움(?)이 좋았던 것 같다. 친구랑 자전거를 타고 밤 11시에 강 (인지 호수인지 운하인지) 옆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는데, 친구는 작은 가라아게 접시를 주문하고 나는 파르페를 먹는다던가 하는ㅎㅎ
 
 

 
게다가 호기심(?)을 못참고 토스트도 주문해버림. 물론 이 모든 것을 다 먹지는 못했고 많이 남겼...
 
근데 가스토는 어떻게 이 것이 가능한가
우동과 카레덮밥과 토스트와 드링크바 이용까지 총 900엔. 정말 싸다.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예쁜 건물이 보여 갔더니 와인 테이스팅 센터였다.
프리미엄 와인은 800엔, 일반 와인은 600엔을 내고 35ml를 마셔볼 수 있다. 나는 600엔짜리 로제 와인을 골랐다. 다른 와인들은 전부 dry하고 이 와인만 sweet에 가까워 고민없이 고를 수 있었다.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맛과 향을 궁금해하는 나에게는 아주 딱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취하지 않는 와인의 적량은 35ml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물론 와인마다 알콜도수는 다르니까 이것도 절대 기준일 수는 없지만)
 
내가 고른 와인은 2026년에 Japan women's wine awards에서 금상을 수상한  2023년산 Orangy Pink라는 와인으로, 캠벨과 세이블 포도가 사용되었다고. 부담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맛이었다. 예쁘고 상냥한 부잣집 아가씨와 대화하는 기분이랄까? 독특한 매력은 없지만,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맛. 
 
 

 
홋카이도대학교 박물관에서 먹은 소프트아이스크림
미니사이즈 300엔
 
위의 와인과 마찬가지로, 작은 양을 먹어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홋카이도의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맛있기는 하지만, 아주 특별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너무 둔한 걸까?
 
 

 
홋카이도대학교 안의 호쿠다이 마르쉐 
이 곳 역시 홋카이도 대학교를 돌아다니다가 구글맵에서 보여서 가게 됨. 여기서 메뉴를 주문하면 홋카이도 생우유를 준다길래 호기심에서 가봄. 홋카이도 유제품의 진수(?)를 느끼려면 빵 세트를 주문했어야 하는 것 같은데, 아침에 가스토에서 토스트를 먹어서 그런지 빵은 땡기지 않았고 대신 피자를 주문함.
같이 나온 우유가 정말 달고 고소하고 맛있었음. 피자도 무난한 맛. 
 
 

 
오후에는 나카지마공원에 갔다. 호헤이칸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삿포로역 상점에서 사온 멜론을 먹었는데, 뚜껑을 열때 향기는 너무 너무 좋았으나
 
안익었어요 내 멜론 안익었어요 샤갈
내가 먹는 게 홋카이도멜론인지 단감인지 모를 단단한 식감에 맛도 맹맹.
다섯 조각에 거금 864엔이나 주고 샀는데 너무함. 전날 오타루에서 사먹을 걸 굉장히 후회함 
 
그리고 이날,  호헤이칸 안의 카페에 갈 생각이었는데 멜론 먹고 호헤이칸 안에 입장하니까 카페는 4시까지, 그것도 마지막 주문은 3시반 까지였다. (호헤이칸 관람은 5시까지) 내가 나카지마공원역에 내린 게 3시 22분이었으니까 사실상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거였음.
 
 

 
지하철역으로 돌아가는 길, 나카지마 공원 안의 작은 가게 카게츠가 눈에 들어왔고, 처음 봤을땐 그냥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잠시 멈춰서서 구경하니 의외로 메뉴가 다양하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눈에 들어온 메뉴는 참소라구이였는데, 그 메뉴는 품절이라고 하여, 전날 오타루에서 못먹은 오징어구이와, 시샤모튀김, 그리고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방금전까진 우아한 서양식 건물을 보고 나왔는데, 갑자기 사람들 많이 지나다니는 공원 길가 야외테이블에 앉아 (심지어 발밑은 모래흙ㅋㅋ) 오징어구이와 시샤모구이를 먹으려니 기분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게다가 누가 봐도 술안주 메뉴인데 음료는 맥주 아니고 커피 ㅋㅋ) 페트병에서 따라주신 커피도 진하고 맛있고, 시샤모튀김은 겉이 바삭하고 알이 꽉 차 있었으며, 오징어구이는 오징어가 매우 두툼했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ㅎㅎ

 

 
잠시 호텔에 들어와 쉬면서 마트 다이이치 스스키노점에서 사온 옥수수를 먹었다. 맛있으면 한국에 잔뜩 사갈 생각이었는데 전날 오타루에서 사먹은 옥수수에 비해 너무 맛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보통의 포장 옥수수보다는 맛있는데, 오타루에서 사먹은 생옥수수를 따라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대실망해서 더 구매하지는 않고 남은 한개만 한국에 가져왔는데, 포장지를 자세히 보니 전자렌지나 끓는 물, 오븐 등에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고 써있었다. 혹시나해서 포장을 뜯고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돌렸는데 그냥 봉지에서 꺼내 그냥 먹은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바로 더 많이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인간이 이렇게 간사하다 ㅋㅋ
 
 


Hori의 Pure Jelly도 맛을 보고 더 살까말까 결정하려고, 삿포로역에서 멜론을 구입할 때 같이 구입했는데, 포장을 뜯어 하나 먹어보니 생각보다 별로였다.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호텔의 마지막 웰컴드링크는 화이트 와인이었다. 레드 와인보다는 맛이 좀 덜했는데, 전날처럼 안주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 ㅋㅋ (안주로 "명란치즈" 사놓고 가져가진 못함) 이날 호텔 근처 재즈 칵테일바에 갈까 했었는데, 마침 토요일이라 호텔 라운지에선 디제잉이 있었고, 음악 선곡이 좋아서 그냥 라운지에 1시간 정도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호텔방에 올라와, 늦은 저녁으로 아까 다이이치 스스키노점에서 사뒀던 음식들을 꺼냈다. 워낙 군것질을 많이 해서 - 시샤모튀김, 오징어구이, 옥수수, 멜론 젤리 등등 - 배가 전혀 고프지는 않았는데 마지막 밤이니 어차피 먹어야했음. 
멜론이 포함된 조각과일, 명란치즈, 연어구이, 그리고 무알콜 카시스오렌지 사와.

다행히 다이이치에서 산 멜론은 아까 낮에 삿포로역에서 산 멜론보다 훨씬 훨씬 훨씬 맛있었다. 삿포로로역에서 산 멜론보다 가격도 싼데, 다른 과일도 잔뜩 들어있고, 맛도 좋고. 진작 다이이치 마트에 갔으면 좋았을 걸. 명란치즈도 맛있었고, 연어구이도 맛있게 먹었다.
 
 

 
2026.9.20.(일) 마지막날
 
마지막날 아침은 호텔 근처에 있는 카페 랑방에서 모닝 세트를 먹었다.. 커피+토스트세트가 1,000엔이었다. 삿포로에 와서 오래된 킷사텐은 한번도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마지막 날 드디어 갔다. 토스트도 맛있었고, 커피는 다크로스트(프렌치로스트)로 골랐는데도 그렇게 강한 맛은 아니였다. 다 좋았는데, 나에겐 커피양이 좀 부족했다 ㅎㅎ
 
 

 
마지막날은 원래 점심을 먹을 계획이 없었다. 공항에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위의 카페 랑방을 찾아가는 길에 구글맵에서 랑방 바로 옆에 있는 스시동이란 가게가 우연히 보였고 평점이 높길래 눌러보니 "500엔 덮밥 이벤트"를 하고 있다지 뭔가.
 
일단 저장은 해뒀지만 어지간해서는 줄 서서 밥을 먹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 먹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11시에 체크아웃하고 다누키코지 상점가를 어슬렁거리다가 딱히 끌리는 게 없어 지척에 있는 스시동에 가봤더니 줄이 별로 길지 않아 7~8분 정도 기다린 뒤, 500엔에 연어덮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정말 완전 맛있었다!!!!!!!!
 
해산물의 종류나 양으로는 전날 먹은 4,700엔짜리 카이센동을 따라갈 수 없지만, 순수하게 맛으로 치자면 이 연어덮밥이 조금 더 맛있는 느낌? 특히 "마"가 들어간 연어덮밥을 먹은 건 처음인데 생연어, 익힌연어, 갈은 마, 밥의 조화가 의외로 아주 괜찮았다. 식감이 부드럽고 맛있음. 
 
 

 
그리고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신치토세 공항에서 라운지 이용권으로 또 로얄 호스트에 갔다. 원래는 첫날 안가본 미소키친에 갈 생각이었는데, 스시동에서 연어덮밥을 먹어서 배가 고프지는 않았고, 대신 커피가 매우 고팠기 때문에 드링크바가 포함된 로열 호스트를 골랐다. 아이스커피 두잔과 레몬 칼피스 반잔을 마셨다. 
 
 

 
첫날 입국할때와는 달리 사람이 매우 많고 붐벼 그랬는지 수프 빵 햄벅스테이크를 한번에 주셨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조금씩 맛은 봤다^^ 여기 식사 별로라는 후기도 봤는데 내 입맛은 저렴한가봄. 다 맛있음 ㅎㅎ
 
 

 
정말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제주항공 기내에서 마신 조지아 더 라떼. 항공성중이염 증상을 완화하려면 비행기 상승/하강 때 물을 마시는 게 좋은데, 4시 비행기에 3:30쯤 탑승구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별로 없길래 남들 다 비행기 타서 탑승 수속 마감되는 줄 알고 정말 급하게 바로 옆에 있던 자판기에서 뽑아간 음료임. 근데 비행기 타보니까 내가 탄 이후로도 20분 넘게 계속 사람들 들어옴. 만석이 아니라서 탑승구에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흑흑. 그리고 사실 마음이 급해서 Tea latte인 줄 알고 샀다 ㅋㅋ 한입 마시고 다시 보니 The latte였...
막간 면세품 쇼핑을 못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간만에 옆자리가 다 비어서 쾌적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
 
이것으로 삿포로 먹부림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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