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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_갑자기 계엄령이라니. 차라리 내가 50년전으로 타임 워프했다는 게 오히려 더 믿기겠더라. 헬기 소리에 잠 못잤지, 회사는 뒤숭숭하지, 안그래도 안 좋았던 주식 시장은 핵망이지, 날은 춥지. 어제 오늘 너무 피곤하다. _샤를드골 공항 Relay에서 에어프랑스 승무원 플레이모빌을 판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고 망연자실. 나 8월에 샤를드골 공항에서 Relay 꽤 오래 구경했는데 도대체 뭐한거지ㅋㅋ 항히스타민제 때문에 너무 졸렸다고 핑계를 대보지만 궁색하다. 정치 상황 때문에 빡치는 와중에, 작은 장난감 하나 못산 것에도 좌절하는 나란 인간. _그렇다. 나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장난감을 계속 사고 있다. 그리고 늘 살까말까 고민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리멘트, 플레이모빌 등등 대부분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
중림동을 잠시 거닐었다. 서울로를 걷다가 충동적으로. 중림동 약현성당. 저녁 무렵의 고즈넉함과 이국적이고 정갈한 성당의 풍경이, 잠시 유럽 소도시의 작은 성당을 방문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미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이라, 내부 구경은 다음 기회로.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가 결혼 전 사셨던 동네가 종로구 누하동과 중구 중림동. 그때 할마니가 사셨던 중림동의 아름다운 한옥집들은 온데간데 없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어린 시절 이 동네들을 누볐겠지,라고 생각하면 여러 감회가 교차한다. 중림동에 온김에 전부터 궁금했던 커피방앗간을 찾아가야지 싶었는데, 잠시 길을 헤매는 사이 만난 강아지. 표정이 안좋아보이지만 붙임성이 아주 좋은 강아지라, 처음 만난 나의 발등을 계속 핥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