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여행잡담 - 밀린 여행기와 Jan Lisiecki 덕질 본문
간만에 쓰는 여행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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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밀린 여행기가 많아서, 이 상태로 가다보면 평생 여행기는 다 못쓸 것 같길래 일단 일정 위주의 간략한 여행기를 쓰고, 특별히 할 이야기가 많은 여행지는 번외편을 쓰는 것으로 여행기 작성 방향을 잡았지만, 막상 여행기를 쓰다보면 왜 자꾸만 투머치토커가 되는지 모르겠다 (+사진도 점점 많아짐ㅋㅋㅋㅋ)
물론 넣고 싶은 만큼 사진 넣고 쓰고 싶은 만큼 다 쓰면 더 좋겠지만, 문제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보니 여행기를 쓰다보면 맨날 용두사미.
늘상 하는 말이지만 밀리지 않고 여행기 쓰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심지어 사진도 많이 넣고, 내용도 풍부하게 쓰시는데, 그분들만 하루가 48시간인 건 아닐테고, 그분들의 비결이 무엇이며, 도대체 나는 뭐가 문제일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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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문득, 원래 가려던 추석연휴 장거리 여행을 강행했다면, 오늘까지도 계속 여행 중이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9월 22일부터 10월 10일까지,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유례없이 긴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였는데 정말 아쉽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얀 리시에츠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로테르담 사진과 공연 글 때문에 더욱 중폭되었다.
원래 이번 추석연휴 최종 여행 계획이, 로테르담을 마지막 도시로 해서 이 공연에 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다 하루밤만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가격을 올려버린 러시아항공 탓이다! (사실은 진작 발권 안한 본인 탓이고요ㅎㅎㅎㅎ)
안그래도 체력 걱정과 업무 스케쥴 고민으로 갈까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항공료가 갑자기 확 비싸지니 의욕이 꺾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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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얀 리시에츠키 공연 보러 가는 걸 아직 포기한 건 아니고,
올해 남은 공연 일정표를 보며 어느 도시에 갈까 고민 중이다.
공연 레퍼토리로만 치자면, 10월 18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공연에 제일 가고 싶다. 얀 리시에츠키가 연주한 곡 중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 너무 좋아서, 슈만 피아노 협주곡 공연에 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지만, 어째 시간이 딱 맞아주질 않는다. 11월 9일엔 홍콩에서 공연이 있다. 상대적으로 쉽게 갈 수 있는 홍콩에서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해 주면 오죽 좋겠냐만, 이미 올해 한국에서도 공연한 적 있는 Solo recital 레퍼토리라 조금 고민이 된다.
다시 레이캬비크 얘기로 돌아가서, 안그래도 진작부터 10월 레이캬비크 공연을 갈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10월 중하순이면 레이캬비크는 이미 상당히 추워져 있어서, 추위에 약한 나로써는 엄두가 잘 나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슬란드 물가는 왜 또 이리 비쌈? 오죽하면 호텔 예약사이트에서 숙소 후기를 보는데 어떤 외국인이 "니 비행기가 너의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가장 저렴한 부분일거임"이라고 써놓은 걸 보고 눈물 광광.
그게 아니면 11월 말에 함부르크에 가야하는데, 이 쪽도 날씨가 그리 녹록치는 않을 것 같고, 12월 초~ 12월 중순 사이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연주회가 있어서 날씨로는 그 쪽 동네가 좋겠지만, 12월 초 이후에는 회사에 복귀해야 하므로 이 역시 일정이 애매하다. 애매하다... 정말로 애매하다.
이러다보면 굳이 이렇게 무리해서 공연 관람 겸 여행을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얀 리시에츠키는 워낙 젊은 피아니스트이고,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니 기회는 언제든 있을 테니까.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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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첨부해보는 브라질 가수 Roberta Sa의 신보
Belo estranho dia de amanh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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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나에겐 여행 = 체력이라,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새삼 다짐해본다.
그래야 브라질 여행도 가고, 아프리카 여행도 가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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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트래블 2018.10.07 00:25 신고 덕질이 외국어를 늘리죠!?
- mooncake 2018.10.07 12:41 신고 맞아요. 저는 확실히 그렇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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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空(공공)
2018.10.07 07:17 신고
말씀하신대로 여행도 체력입니다.
건강해야 여러곳을 기분좋게 다녀 올수 있습니다.
저도 제주도라도 여행 계획이 잡히면 그날에 맞춰
컨디션 조절도 하고 운동도 조절하고 합니다. ㅎ
얀 리시애츠기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런 예술가의 공연을
보러 가는것도 참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mooncake
2018.10.28 21:48 신고
얀 리시에츠키 공연 보러 가려고 일년 내내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딱 맞아주질 않아서 올해는 그냥, 내한공연 갔던 걸로 만족해야하나봐요.
건강해지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노력이 부족한가봅니다. 흑흑... -
Normal One
2018.10.10 18:35 신고
밀리지 않고 여행기를 쓴다는 게 가능한가요...? ⊙_⊙
어떤 평행세계인지 참 궁금하네요!!! (?) -
mooncake
2018.10.28 21:48 신고
그...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심지어 제 친구가 그런 사람입니다ㅎㅎㅎㅎ -
sword
2018.10.13 17:45 신고
진짜 여행은 체력 인정합니다 ㄷㄷㄷㄷㄷ
체력이 되야 여행을 하던 어딜가서 뭘 볼 의욕이라도 나는거니까요 ㄷㄷㄷ
꾸준히 체력을 올리시면 언젠가 없는 휴가라도 강제로 만들어서 가실 때가 오실거예요 ^^ -
mooncake
2018.10.28 21:49 신고
그러게요...
여행 의욕이 떨어진 게 체력 문제가 제일 크긴 할거에요...
물론 예전엔 가서 아파도, 갔다와서 아파도 일단 떠났는데 이젠 몸이 힘든 걸 감수할만큼 여행이 좋진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