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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돌아다니기

답십리 장안평 고미술상가

mooncake 2026. 5. 26. 18:30

장안평 고미술상가
최근에 다녀온 가장 특이한 장소 ^-^
 
토요일 낮에 가서 그런지,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자체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고미술상가가 있는 두 개의 건물 중 뒷 편 건물로 들어갔는데 
건물 자체는 고요한 가운데(?) 엄마가 화장실에 가서 1층에 혼자 서있는데 계속해서 나이트 음악 소리가 쿵쿵 울렸다. 꼭대기 "돈텔마마 성인 나이트"에서 나는 소리로 추정되었지만.. 그런데... 낮시간인데 왜...? (성인나이트는 낮에도 운영하는 건가? 도통 모르는 세계임)
 
옛날 물건이 가득 쌓여있고 사람은 거의 없는 고미술상가와 성인나이트에서 울리는 뿅뿅 쿵쿵 음악 소리와 여호와의 성전까지 혼돈 그 자체인 건물이었음 (그런데 재밌었음 ㅎㅎ)
 
 

 
장안평고미술상가 
5호선 답십리역과 장안평역 사이에 위치
 
 

 
토요일 낮이라 그런지 영업 안하는 가게도 많고, 어쩐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서 바깥에 있는 석상들을 구경했다.
 
 

 
어디에서 온 석상들일까...
그리고 장안평의 표기가 왜 Jang "Han" Pyeong 인지도 궁금

 

 
바깥 석상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기는 했다.
 
 

 
특히 내 시선을 잡아 끌었던 석상
마당 있는 집에서 살던 때가 그리워지는 석상들이다. 그때도 이런 큰 석상들을 가져다 놓을만한 규모의 정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 먹으면 갖다 놓을 수 있는 것과, 갖다 놓을 데가 없는 것은 천지 차이이니...
 
 

 
용기를 내어 건물 안으로 진입
우리집에도 있었던 물건들이 많이 보인다.
 
 

 
어릴 때 친척 집에 있었던 장식품을 넣고 유리로 덮는 큰 테이블
+ 2층 다른 가게에서도 봄
이게 옛날에 꽤 유행이었나보다.
 
 

 
2019년에 오래 살던 집을 헐고 다시 짓게 되어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휴직을 했었다. 짐 때문에 휴직을 한다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우리집은 지하실이 딸린 단독주택이었고 오랫동안 이사를 다니지 않아 정말 많은 물건이 쌓여 있었다. 100년이 넘은 장식품, 70년이 넘은 가구와 SP판 같은 것들 말이다. 게다가 각종 수집이 취미인터라 나 자신이 쌓아온 물건도 굉장히 많았다. 
 
고미술상가 건물에 들어서니, 휴직을 하고 짐을 정리하기 위해 매일 매일 지하실에 들어설 때의 그 익숙한 냄새와 유사한 조도. (물건이 보관된 지하실은 반지하라 창문이 있었다. 물론 고미술상가가 당연히 지하실보단 훨씬 밝긴 했지만) 추억이 몰려왔다. 동시에 괴로움도 밀려왔다. 휴직까지 하고 옛날 가구와 물건을 지켜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물건을 (특히 옛날 물건을) 좋아하지만, 반대로 그 물건들을 관리하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가볍게 살고 싶은데 물건들이 발목을 잡는다. 좋아하면서 싫고, 싫어하면서 좋아하는, 삶의 빛이자, 짐 덩어리인 나의 물건들.
 
 

 
우성빌딩 입주사들을 보면 정말 심상치 않다 ㅎㅎ
고가구, 고미술품 전문점들과 일반 회사들과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과 카바레 나이트까지. 무학성카바레나이트는 현재 돈텔마마인데, 건물 내부 안내판은 바꾸지 않은 듯 하다. 
 
 

 
장안평 고미술상가에서 마주친 3~4명 정도의 사장님들은 다 엄청 친절하셨다.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고 편하게 구경하고 하셨는데, 그래도 매장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건 쉽지 않았다. 사진 속의 물건들은 바깥 복도에 적치되어 있어서 그나마 부담없이 구경하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문화유산매매업 허가 취득 과정 모집 안내문
내가 직접 고미술을 거래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수업 듣는 건 재밌을 것 같음 
 
 

 
동방가구
매장 내부 촬영은 안된다고 해서 사진은 없지만, 여자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셨다. 
들어와서 구경하라고 두번이나 권해주셔서, 상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구경함. 멋진 고가구들과 소품이 많으니 고미술상가 가시면 꼭 구경하시길.매장을 둘러보는 사이 여자 사장님의 본적과 (매장엔 안계셨던) 남자 사장님의 고향, 가게의 연혁, 여자 사장님이 출신학교, 심지어 자녀분의 직업까지 알게 됨. 그 와중에 또 매장 내부에 있는 물건들 설명까지... 알차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안사도 좋으니 자주 와서 구경하라고 해주심 ^^
 
 

 
예쁜 소품들
 

 
예전에 할머니가 구하고 싶어하시던 다식틀이 이런 거였을까. 원하던 제품은 아니지만 어쨌든 다식틀을 구해서 할머니가 다식도 만들어주시곤 했는데 (내가 어렸을 때니 한참 전 이야기) 언젠가 사라짐
 
 

 
 

 
옛날 가구와 물건들을 보면 좋기도 하고, 심란하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 모든 걸 다 버리진 않고 몇개는 남겨뒀으니 그걸로 만족하자 마음을 위로해보지만. 

 

 
 

 
여기는 정말 우리집 옛 지하실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켜켜이 쌓인 오래된 그림들과 가구들
 
 

 
캬바레 음악 소리는 계속 울리는 와중
고미술상가 한 가운데에 위치한 왕국회관.
정말 신기한 건물임 ㅎㅎ

 

 
심지어 극장 의자도 있다.
복도만 지나다녀도 신기한 물건들이 많았는데 매장 안에는 어떤 대단한 물건들이 숨겨져 있을까? 탐구하고 싶지만 탐구하고 싶지 않은 복잡미묘한 마음 ^^
 
+ 현재는 돈텔마마로 이름이 바뀐 무학성 카바레 나이트는... 왠지 지금 이름보단 무학성이 더 힙하고 멋있는 것 같다 ㅎㅎ 무학성 캬바레로 검색해보니까 60년대 서울의 일류 캬바레로 손꼽혔다는... 재밌는 역사들이 나온다.
[기사] 장바구니 들고 뒷구멍으로 입장하던 ‘오후 4시의 춤바람’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캬바레 건물에 고미술상가들이 하나둘씩 자리잡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짧지만 매우 독특하고 즐거운 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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