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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회사 커리어와 관련된, 길고 힘든 공부를 시작했다. 코시국이 아니였다면 절대 안했을 공부다. 평상시라면 회사 다니며 틈틈이 여행 다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고, 회사 생활보다는 매일매일의 행복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그러나 개인적인 상황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결국 삶에 목적성과 목표를 부여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으나(+물론 그 외, 몇개의 자잘한 이유들이 더 있다) 잘한 짓인지는 모르겠다. 성과를 내는 게 바늘구멍 수준으로 어렵고, 정작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고 있지도 않다. _ 아무리 봐도 진짜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길래 스탑워치를 사서 카운트 업 기능으로 순 공부 시간을 측정해봤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더 처참. 토요..
(구글에서 퍼온 코임브라 대학교 사진) 확실히 가기로 결정한 것도 아닌데, 코임브라 대학 근처의 방은 얼마나 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방을 거래하는 사이트를 구경해봤다. 그랬더니 포르투갈 어학연수 의욕이 50% 정도 급감했다. 한국보다 물가가 싸기는 하지만, 공용 화장실, 공용 부엌을 쓰는 낡고 초라한 방이 한달에 30만원. 포스터를 붙였다 뗀 흔적이 가득한 낡은 옷장, 우울해보이는 매트리스, 오래되고 좁고 어지러운 부엌 사진을 보니 뭔가 한숨이 나온다. 내가 저기서 어린 애들과 함께 잘 살 수 있을까. 그래도 방은 넓은 편이고, 또 방에 딸려 있는 작은 테라스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회사를 쉬고 포르투갈에 공부하러 갈 생각을 할 땐 그저 신나기만 하다가, 계획이 구체화될수록 어딜 가든 벗어날 ..
정말 오랜만에 필통을 샀다. 필통을 갖고 다닌 게 언제적 일인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대학원 시절엔 연구실에 필통을 놓고 다녔고, 직장인이 된 이후로는 가방에 펜 한자루 넣어 다니면 다행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내가 간만에 필통을 구입한 이유는 독일어수업 때문이다. 늘 까만 볼펜 한자루로 필기를 하다가, 어느날은 그 한자루 조차 없길래 선생님한테 볼펜을 빌렸는데, 선생님이 형광펜도 하나 내주면서 "자 이걸로 색칠도 좀 해가면서 하세요" 하시는 게 아닌가ㅋㅋㅋㅋ 선생님의 섬세함에 깜놀한 뒤(여자 선생님 아님. 남자분임!!) 선생님이 색칠하라는 부분을 형광펜으로 그어놨더니 확실히 눈에 잘 들어오긴 한다. 그래서 독일어 공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겸 사진 속의 필통(GMZ 고스트팝)과 새 펜(미츠비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