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내 이름은 토마 (리스본 벨렘지구의 스타벅스) 본문
내 이름은 외국인이 발음하기 쉬운 이름은 아니다.
타인의 편의를 위해 발음이 용이한 이름을 하나 만들어도 좋으련만 왠지 그건 싫어서 그냥 내 한국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외국 여행 중 스타벅스에 가서 주문을 할때마다 직원들이 매번 이름을 물어보는데 이 과정이 좀 피곤하다.
내 진짜 이름 대신 걔네들이 쉽게 알아들을만한 이름을 불러주면 되는데, 문제는 자주 가야 일년에 두세번인 셈이니까 그 사실을 매번 까먹는다는 거다. 내 이름을 물어보면 난 아무 생각없이 한국 이름을 불러주고 그러면 상대방은 늘 당황하며 두세차례 되묻는, 그런 귀찮고 난감한 과정이 반복된다.
포르투갈 리스본 벨렘(블렝)지구의 스타벅스에서도 어김없이 그랬다.
아니, 이번엔 좀 달랐던게 내 이름을 묻길래 또 아무 생각없이 답해줬더니 직원이 추호의 의심도 없이 Tóma? 라고 되묻는다.
토마라니 ㅋㅋㅋㅋ 내 이름이 어떻게 토마로 들릴 수 있는거지? ㅋㅋㅋㅋ
내 본명을 아는 분은 알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이름은 절대로 토마로 들릴 수가 없는데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토마라는 이름이 흔한 지역 - 아마도 불가리아나 크로아티아나 세르비아같은 발칸반도 쪽 나라들 - 도 아니고
포르투갈 카페 직원이 "아시아 여자사람"인 내 이름이 토마일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도 상당히 생뚱맞았다.
그렇지만 난 토마가 맞다고 대답했다ㅎㅎ
토마라고 적힌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를 쭈욱 들이키며 생각해보니깐 토마Tóma라는 이름도 나름 귀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ㅎㅎ 그래서 앞으로 외국 스타벅스를 이용할땐 내 이름을 "토마"라고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그것도 포르투갈식으로, o 위에 액센트를 붙여서^^)
내 이름은 토마!
그렇지만 스타벅스에서 쓸 이름을 정한 뒤로는 외국 스타벅스를 간 일이 없어 아직 한번도 못써먹었다는 사실.
그래도 언젠가는 쓸일이 있겠지... 까먹지만 않으면...;;
* 토마라는 이름에 담긴 뜻이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리아에서 남자이름으로 쓰이는 토마는 아라믹(Aramic)어 t'om'a에서 유래했는데 쌍둥이(twin)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영어의 Thomas) 여자이름으로 쓰이는 토마는 히브류 성경에 나오는 이름인 Tamar에서 유래했는데 대추야자나무(date palm tree)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내 별자리는 쌍둥이 자리고, 대추야자나무는 보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하니 여러모로 내 마음에 드는 이름이다ㅎㅎ
<나에게 토마라는 이름을 지어준 블렝 스타벅스 주변 풍경 사진 두장>
포르투갈도 여행기 써야하는데, 쓰고 싶은데...
언젠가는... 쓰겠지...ㅋ
(Lumix LX5 & iPhon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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