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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여행기] 브뤼셀 악기 박물관에서 받은 문화충격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5.05 Italy & Belgium

[벨기에 여행기] 브뤼셀 악기 박물관에서 받은 문화충격

mooncake 2015. 9. 17. 12:30


(...일단 즈질 사진에 사과드립니다...)


​브뤼셀 악기 박물관(Brussels musical instrument museum)의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다 나는 가벼운 문화충격을 받았다.

CD를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 비싸서 망설이고 있었다 - 직원이 나에게 오더니 

"나 이제 15분 동안 커피 브레이크를 가져야 하니 나가줄래?" 라는 것이다.



그 직원은 나를 비롯한 두세명의 관람객을 내쫓은 다음 기념품 가게 문을 걸어잠그고

기념품 가게 유리창에 위와 같은 메모를 붙이곤 사라졌다.

15분 쉰다고 했지만, 이때 시간이 11시 15분이었음! 

근데 11시 20분부터 11시 35분까지 쉰다고 써놓고 갔으니 사실상 휴식시간은 20분이었던 거다ㅋ


직원이 문까지 걸어잠그고 휴식시간을 가져야 할 만큼, 뮤지엄샵의 근무시간이 어마무시하게 긴 것도 아니였다.

이 뮤지엄샵의 운영시간은,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 13시 30분부터 16시 45분까지!

뮤지엄샵 오픈 전후로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감안해도 한국 직장인들이 보기엔

아주아주 아름다운 근무시간이 아닌가

근데 그 사이에 또 커피 브레이크 갖겠다고 문 잠그고 사라짐.


쫓겨나서 기분이 나빴냐고? 아니, 전혀.

처음엔 당황스럽고 이거 뭐지? 싶었지만

사실 사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망설이고 있던 상태라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ㅎㅎ 

"아 돈 굳었다"하면서 안도했다.


게다가 이런 장면은 처음 보는 거라 정말 신선했다!

벨기에는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지키나부다. 이런 게 진짜 선진국이지!(물론 벨기에의 모든 회사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물론 이런 "선진국스러움" 때문에 여행객 입장에선 불편한 일이 많긴 하다.

각종 뮤지엄의 운영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나마 시간이 긴 왕립미술관의 경우에도 평일 10시-5시, 주말 11시-6시...)

그리고 주말엔 아예 영업안하는 가게가 또 얼마나 많은지...

(주말 관광객 많은 브뤼주, 겐트에도 문닫은 가게가 상당히 많았다. 

브뤼셀 센트럴의 가게들이 일요일 영업 시작한 것도 몇달 안됐다고 한다.

내가 여행 갔을 무렵에도 "이젠 브뤼셀 센트럴에서 일요일에도 쇼핑 가능! 우와 멋짐!" 이런 홍보물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즉 그들에겐 관광객이 많이 오는 주말 특수에도 "일요일은 쉬는 게 기본"이었다는 점.)

시간 없는 여행객으로썬 좀 원망스러울때도 분명 있지만 그래도 참 감탄스러웠다.

우리나라도 본받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과격한(ㅋㅋ) 커피 브레이크까지 본받자는 건 아니지만,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한 우리에게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시사점을 주는 건 분명하다. 



​핸드폰엔 제대로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구글에서 퍼온 "브뤼셀 악기 박물관" 사진.

아르누보풍의 오래된 건물 Old England House를 통째로 쓰고 있다. 맨 꼭대기 층은 레스토랑이다.

악기에 관심이 많거나, 옛날 건축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아래는 내 핸드폰에 있는 몇 장 안되는 브뤼셀 악기 박물관 사진들.

다음에 디카 사진으로 제대로 리뷰할 예정

(이지만 이렇게 써놓고 진짜 제대로 다시 포스팅한 일은 거의 없...)



멋진 악기들이 정말 많아서 행복했다.



일반적인 오디오 가이드와는 좀 다르게, 악기 앞으로 가면 그 악기로 연주한 음악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마음에 드는 곡은 몇번씩 그 앞을 왔다갔다 하며 들었다.



시간이 없어 휘리릭 보느라 관심있는 악기 위주로만 봐서(건반악기, 첼로, 오르골)

이 악기의 이름이 뭔지 어느 나라 악기인지 까먹었었는데

단단님이 댓글로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16세기말에 만들어진 악기 Serpant을 여러개 모아놓은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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