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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

mooncake 2025. 3. 18. 20:00

업무가 바쁘고,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 않고.
그래서 자꾸 화가 나는 요즘.
 
시간이 좀 지나면 분명 "아 그때 화 좀 덜 낼걸"이라고 후회할 것을 알기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지만, 이미 흑화되어서 작은 일에도 버럭 짜증이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아무튼 또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지만 ㅎㅎ
- 사람들이 좀 적당히 했음 좋겠다 (나도 힘들다고 나도!!!)
- 좀만 덜 빡셌으면 좋겠다 
라고 야근 중에 끄적여 본다.
 


지난 토요일, 무려 1년만에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6개월에 한번씩은 매직셋팅펌을 하곤 했는데 텀이 많이 길어졌다.
 
미용실에 가는 건 늘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다. 항상 어려운 숙제 같다.
머리를 해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때가 더 많은데다가 (결국 모질과 얼굴의 문제인 듯 하지만ㅎㅎㅎㅎ)
미용실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고 
매직펌 후 최소 하루 정도는 머리를 감으면 안되니, 다음날 일정도 비워놔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일이 많다.
 
게다가 작년 봄,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헤어디자이너를 만났는데, 지난 가을 다시 그분께 예약을 하려 했더니 그새 사라지신 것이다!!! 제 머리의 구원자 000헤어 다희선생님 어디로 가신 거에요ㅠㅠㅠㅠ 고민하다 12월 쯤 어쩔 수 없이 다른 선생님한테 예약을 했지만 그 시간대가 너무 바쁘다며 취소되었다. 그래서 또 미루다가, 결국 1년만에 미용실에 가게 된 것이다.

일단
- 클리닉 거절 (이건 돈이 아깝다기 보다는 하호니코 클리닉 같은 걸 하게 되면 미용실 체류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으로 길어지기 떄문에 너무 힘들다)
- 상위 약제 거절 (프리미엄 약제도 여러번 써봤지만 차이를 모르겠어서)
- 뿌리 볼륨 거절 (이미 매직펌 + 셋팅폄의 2개 공정인데, 뿌리볼륨을 7만원 내고 또 추가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서. 근데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요즘은 또 그래야 한다고 한다;;;)
 
의 세 가지 퀘스트를 거치고 매직셋팅펌을 할 수 있었다. 세 개 다 수락했으면 펌 본연의 가격보다 옵션 가격이 더 비싸짐ㅎㅎ 여튼 셋 다 거절하고 나니까 머리 하면서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그런 기색을 내비치는 헤어 디자이너는 아니셨다. 여튼 머리 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지난주 토요일 미용실 방문은 제법 쾌적했던게, 1시에 도착해서 4시 20분쯤 펌을 마치고 미용실을 나올 수 있었고,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로 머리가 너무 짧아지긴 했지만, 새로 해보는 스타일이라서 기분 전환 면에서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힘들 때마다 생각하는 것은,
작년 여름 스웨덴 여행에서의 마지막 식사 같은, 작지만 기분 좋은 것들 :)
 
마지막 날 비행기를 타기 전 잠시 짬을 내 방문한 스웨덴 국립미술관은 상당히 멋졌고, 카페도 근사했다.
그곳에서 커피와 동글동글 귀여운 감자가 딸려나오는 전채 요리와 맛있는 빵을 먹었다.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빵과 비스킷 테이블에는 윕드 버터whipped butter가 같이 놓여 있었는데 이 윕드 버터가 어찌나 신선하고 가볍고 부드러운 맛인지, 완전 반해버렸다. 사실 이 빵과 윕드버터 얘기는 전에도 스웨덴의 커피들에 대해 쓰면서 한번 썼는데, 너무 좋았기 때문에 또 쓴다. 만약에 “덴마크/스웨덴 여행기 끝까지 쓰기”에 성공한다면, 그때 세번째로 또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 :)
 
인생이란 종종 굉장히 열받고 불합리하고 우울한 일 투성이이지만,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윕드 버터 하나 때문에 오래오래 웃음을 짓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조금만 힘을 빼고
너무 화내거나 크게 실망하지 말고, 무덤더하게 흘려 보내는 지혜를 가져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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