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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기

mooncake 2015. 6. 22. 18:30

#1.

그동안 하도 안보고 지내서 그런지 포르투갈어도 독일어도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서 당황.

독일어야 그렇다치는데 포르투갈어가 낯선 건 진짜 충격. 꾸준히 해야 하는데 맨날 말로만 언어를 사랑하는 나란 사람 -_-

벨기에에서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마이클 에라드의 "언어의 천재들(Babel no more)"를 읽었는데 그곳에 나오는 초다언어구사자들은 일단 기본적으로도 재능을 타고 나긴 했지만 다들 굉장한 노력파들이었음. 난 안될거야.


#2.

또 카메라 이야기.


후지 X100T 구입을 망설인 가장 큰 이유는 광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전용 광각 컨버터(WCL-X100)가 있긴 하지만 두개를 같이 구입하면 170만원 가까운 돈이 든다. 비싸도 너무 비싸서 애초에 선택지에서 제껴 놓았었는데 카메라 구입 고민이 너무 오래 되다 보니 큰맘 먹고 확 질러버릴까?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WCL-X100 컨버터를 써도 28mm 밖에 안된다. (참고로 내가 지금 쓰는 똑딱이 LX5는 24mm다.) 35mm를 28mm로 바꾸는데 40만원이나 줘야 하다니 너무 비싸고 성에 차지도 않아서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후지는 기왕 만들거 24mm로 만들면 좀 좋았을까.

 

소니 알백사(RX100M4)가 드디어 발표되긴 했는데, 좀 더 기다려 봐야하겠지만 일단 생각만큼 많은 개선이 이뤄지진 않은 듯. 동영상 촬영 성능이 많이 좋아진 것 같긴 한데 동영상 촬영을 거의 하지 않는 나로서는 쓸데없는 오버스펙인지라, 차라리 알백사 출시 후 가격 떨어진 알백삼을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근데 알백삼은 접사 성능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맘에 걸린다 => *(&$%(*#&($#ㅕ( 이러다 LX5 고장날때까지 쓰는 거 아닌가 몰라....ㅠㅠ)


#3.

회사분이 부모님이 농사지으신 거라며 감자랑 양파를 나눠주셨다. 감자 세 알, 양파 두 알. 

완전 정겹고, 손수 지은 농산물 받아본 건 처음이라 완전 감동^^


#4.

주말에 간만에 마트에 갔는데 과일이랑 야채 가격이 너무 비싸서 깜놀했다. 뭐 싼 게 없다. 하다못해 토마토까지도...

야채는 요즘 가뭄이라 값이 많이 오른거라 하긴 하는데 암튼.

식재료 가격을 보니깐 새삼 내 월급이 작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대한민국에선 "먹고 살기"도 쉽지 않구나. 이젠 과일도 작작 먹어야겠다...


#5.

벌써 오늘이 하지(夏至)라니!

해가 긴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하지날은 뭔가 되게 아쉽고 슬퍼진다ㅋ 

내가 "하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 건 어린 시절 유럽 전래동화책을 읽다가 "하지는 마녀들이 늪에서 아이들을 목욕시키는 날"이라는 내용을 본 다음부터다. 일년 중 해가 제일 긴 날임과 동시에 뭔가 마법적이고 신비한 일이 가득한 날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그 유럽 전래동화책이 독일편이었는지 아일랜드편이었는지 그것도 아님 제3국인지 그게 기억이 안나서 머리속이 간질간질하다. 

지금 구글에서 잠시 검색해봤는데 마녀들이 여러가지로 하지를 기념하는 활동을 하지만(제단을 과일과 꽃으로 장식한다던지, 하루종일 초를 피운다던지) "아이를 목욕시키는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혹시 유럽 민간설화 잘 아시는 분 계심 알려주세욧ㅎㅎ 


#6.

회사일과 관련해서 악몽을 꿨다.

근데 그 악몽이 곧 현실이 될거라 더 심란하다ㅋㅋ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아 내가 왜 그때 이직을 안했을까... 후회해도 너무 늦었지만ㅠ

암튼 회사만 생각하면 진짜 우울하다. 근데 돈 없는 생활은 더 우울할 걸 아니까 그냥 참고 있는 거다. 


그래도 이런 분노와 우울함에 침잠해서 내 자신을 포기하면 안된다. (이미 너무 많이 그래왔다ㅠㅠ 지나보니깐 우울한 감정에 휘둘리면 손해보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내가 아무리 고통에 휩싸여 있어도 이 세상은 나 빼고 엄청 잘 돌아간다.) 그러니까 외부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흔들리지 말 것. 모든 일에 초연해질 것. 우울해지지 말 것. 근데 참 말이 쉽지 실제로는 우울과 무기력감과 억울함에 쩔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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