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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야근과 잡담

mooncake 2015. 9. 18. 22:30


#1.

금요일 밤에 야근 중.

방금 까똑을 주고 받은 몇명의 지인은 금요일 야근이라고 나를 적잖이 불쌍해하는 눈치지만,

야근은 괜찮다. 일이 많은 건 괜찮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에휴.


회사는 여전히 나에게 똥을 주고 있다.

아오 진짜 개나뤼십장쉥 욕이 막...

그래도 좋은 동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 거지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말로.


#2.

면세점 쇼핑이 귀찮다.

어릴때는 여행 전에 하는 면세점 쇼핑이 정말 신났었는데! 그리고 출국심사 통과하고 면세점 쇼핑꾸러미 잔뜩 인계받을때가 젤 신났었는데!

근데 이젠 왜 면세점 쇼핑이 귀찮지?ㅠ

뭔가 면세점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점심시간에 면세점 사이트에 기어들어가긴 했는데 흥미가 없어서 두세페이지 보고 창을 껐다.


꼭 필요한 화장품 종류는 지난달에 엄마 여행 다녀오실때 부탁해서 구입했고,

가방 종류는 여행 내내 들고 다니기 힘들어서 관두고, (내가 1년전만 해도 매 여행마다 가방을 샀는데 이젠 들고 다니는 게 너무 귀찮...)

그 외의 다른 물건들은 면세점 찬스 이용해서 사놓곤 쓰지도 않고 방치한 게 수십번이다보니 걍 관두자 싶고 (싸게 사면 뭐하나 안쓰는데)

이러다가 여행 체력 보충용 "정관장 에브리타림 로얄" 하나만 사게 될 것 같다ㅎㅎ


이거 왜 이러지?

그동안 하도 돈 낭비를 한 것에 대한 자발적인 반성인가?

합리적 소비의 길로 들어서는 길목인가?(아 이거였으면!)

아님 늙어서 그런가(ㅠㅠㅠㅠ)


#3.

에스토니아 탈린의 오페라 국립극장에 오페레타 공연 보러갈건데, 현지인들이 엄청 차려입고 오는 분위기라고 해서 부담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발레 공연도 모두 드레스입고 오는 분위기라더니...ㅠㅠ)

여행중에 나는 늘 캐주얼하다못해 초라한 옷에 운동화 차림인데 이거 어쩌지?

가을용 예쁜 원피스 한 벌 정도는 챙겨갈 수 있겠는데 공연 보는날 2~3시간 신자고 구두까지 따로 챙겨가는 건 부담된다.

구두 넣어갈 공간과 무게가 있다면 현지에서 그릇 한개라도 더 사오고 싶은 것이 나의 심정ㅋㅋ

그렇다고 정장 원피스에 운동화 신는 것두 너무 웃길 것 같구... 그러고보면 런던 BBC 프롬즈는 나처럼 캐주얼하게 입고 온 사람도 많아서 참 좋았는데.


#4.

왜 이렇게 항상 시간과 체력 부족에 쫓기는 걸까...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늘 1/10도 못하고 허덕이는 느낌.

블로그부터 중단해야 할지도...?


#5.

아까 저녁으로 먹을 삼각김밥을 사러 갔는데 계산해주시던 편의점 직원분이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라고 물어보셔서 "아, 네 야근해야 해서요" 라고 답했더니 

내가 예상했던 "힘들겠네요" 내지는 "금요일인데 빨리 퇴근하세요"가 아닌 "아 부러워요!"라는 답이 돌아와서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암담한 나도 누군가한텐 부러울 수 있는 존재구나. 

하긴 나도 환자백수 하던 시절엔 직장생활 하는 친구들이 눈물나게 부러웠더랬지... 


그나저나 나는 야근자를 위한 회사 매식식당에 가지 않고 삼각김밥을 사먹으며 시간을 벌어놓곤 정작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역시 블로그를 관둬야...?


#6.

집 나갔던 애미 고양이가 돌아왔다!!!

얼마전에 우리집 마당 한구석에서 살던 애미 고양이랑 새끼 고양이들(거의 다 자란)이 한꺼번에 사라져서 마음이 불안했는데

어제 퇴근길, 오랜만에 애미 고양이를 만났다.

냐옹냐옹 거리며 아는 척을 하길래 바로 먹을 걸 챙겨다줬더니 잘 먹진 않고 계속 냐옹냐옹 거리기만 해서 걱정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보니 싹 다 먹어치워서 일단은 안심.

근데 새끼들이 보이지 않는다. 전부 독립시키고 온건가? 다섯마리가 전부 다 잘못되었을 거라는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예전에 오랫동안 키운 개가 죽은 이후로 개나 고양이를 다시 키울 엄두를 못내고 있다. 그 녀석과 헤어지는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집에서 끼고 사는 반려견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주 보던 길고양이가 어느날 안보이는 것도 정말 마음 아프고 무서운 일인 것 같다ㅠㅠㅠㅠ

이 애미 고양이는 절대 나에게 곁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동네 골목길에서 날 보면 꼭 아는 척을 하는 아주 귀여운 녀석이다! (내가 모르고 지나가면 쳐다볼때까지 야옹야옹 운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본문과 아무 관련없는 이 뜬금없는 사진은 브뤼셀 자벤텀 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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