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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침수와 그 후 이야기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아이폰 침수와 그 후 이야기

mooncake 2015. 9. 21. 20:58


(아이폰 사용자가 아니라면 굳이 안읽어도 되는 게시물입니다. 스킵하시옵소서ㅎㅎ)


토요일날, 여행 일정 짠다고 안놀러나가고 집에 있다가 갑자기 콩나물 잔뜩 넣은 라면이 먹고 싶어서 라면을 끓여먹었는데, 

왼손에 아이폰을 들고 있다가 라면 그릇에 떨어트렸다.

수직으로 떨어졌고 손에서 놓치자마자 바로 붙잡았고 콩나물들이 있었기에 풍덩 잠기지는 않았지만(;;) 아랫부분(스피커, 충전단자 등이 위치)은 라면 국물에 노출되었다. 바로 전원을 끈 뒤 수직으로 세운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잠시 씻고(염분과 기름기가 많으니 씻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잘한 짓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물기를 제거한 뒤 수직으로 세워놓고 컴퓨터를 검색했더니 아이폰 침수의 궁극적 해결방안은 "리퍼"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설 수리업체에 가서 세척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 상황이니 공식 AS 센터 이용이 제한될 수 있는 상황은 안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음)


인터넷에 나온 이야기들이 전부 무시무시하길래 "어차피 리퍼 받아야 하는 거라면" "아이폰이 완전히 맛가기 전에 데이터라도 백업하자" 싶어서 

몇 시간 뒤에 다시 아이폰을 켜고 사진을 옮기고, 중요 데이터의 백업 상태를 확인했다. 


그렇게 "여행 준비 한다고 안놀러 갔지만 아이폰 백업하느라 시간을 전부 보내고 멘탈까지 너덜"해진 상태로 주말을 보냈다ㅋㅋ

역시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ㅠㅠ

(그 와중에 내가 아이폰 사건으로 정신이 혼미했던지 탈린 호텔을 취소 불가 요금으로 잘못 예약해버렸다. 같은 호텔에 분명 취소가능 요금도 있었음에도! 근데 그 호텔이 교통이 불편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아 멘붕ㅋ 아니 물론, 구시가지 한복판에 있어서 구시가지의 정취를 느끼고 구경하기엔 이만한 위치가 없긴 한데 항구에서 호텔까지, 또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이 불편하고 비싸다ㅠㅠ 게다가 아이폰 침수 몇시간 뒤에는 메인으로 쓰는 카드는 CVC 번호 입력 오류 횟수 초과로 사용이 정지되었는데 사람이 핸드폰도 안되고 신용카드도 안되면,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ㅋ)


드디어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해서 내 아이폰이 죽어간다고 양해를 구하고 AS 센터에 갔다.

엔지니어분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열어본다고 가지고 들어가셨는데 잠시 뒤 나타나서 하시는 말씀은

"혹시 젖어 있음 닦아드리려고 했는데 안은 이미 전부 말라 있고, 아랫부분이 침수되었던 흔적은 있지만, 당장 고장나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굳이 지금 리퍼 안하고 좀더 쓰시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그때 리퍼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개인 부담금도 있으니 굳이 지금 하실필요는 없어보여요"였다!!!


"제가 며칠 뒤에 외국여행을 가는데요 혹시 여행 중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돼서 왔거든요ㅠㅠ"라고 했더니 그렇게 빨리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다고 하신다.


그래서 일단 그냥 다시 데리고 왔는데...

음.. 어쩌려나.


일단 토요일 당일엔 몇가지 1회성 오류들이 있었고(침수 직후에 종료가 안된다거나, 그림파일이 깨진다거나, 사파리 창이 미친듯이 흔들린다던가 하는)

가계부 앱의 일부 데이터(반복지출설정)가 날아갔는데 이건 침수 때문인지 아님 데이터 백업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여튼간에.

리퍼 받는 건 돈도 들고 여러가지로 귀찮아서 싫지만 

또 앞으로 언제 어디가 고장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찜찜한 상태다(데이터 백업 노이로제 걸릴 듯?ㅎㅎ 제발 여행 중엔 무사해다오!)

 

이 이야기를 구구절절히 쓰는 건 아이폰 침수로 검색하다보니 나처럼 "라면 국물에 살짝 끝에만 침수시킨" 분은 없는 것 같아서 

비슷한 일을 겪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쓴다. (물론 모든 상황이 케바케지만)

향후 아이폰 침수 영향으로 추정되는 상태 변화가 나타나면, 계속 추가하겠음! *일단 최초 침수일은 9월 19일 토요일 저녁이었다.


PS. 오늘 갔던 올레KT 아이폰 AS 센터는 환경도 쾌적하구 진짜 진짜 친절해서 좋았다!

2011년에 범퍼케이스 받으러 갔던 모 AS 센터랑 참 비교되는 환경이었다. 그니깐 2010년부터 아이폰 쭉 써오면서 진짜로 AS 받으러 간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 ㅠㅠ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오늘도 특별히 AS를 받은 건 아니구나ㅋㅋ)


PPS. 아이폰 6 구입 직후부터 아이폰 6의 배터리 광탈 현상이 매우 신경쓰였으나 귀찮아서 서비스 센터에 가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간 김에 배터리 체크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역시나 "정상"이란다. 소프트웨어 간 충돌 현상때문에 배터리가 빨리 닳을 수도 있다며 공장 초기화를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하지만 그 많은 앱을 다시 깔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5년 쓴 아이폰 4 보다 새로 산 아이폰 6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건 진짜 말이 안되는 것 같다. 물론 공장초기화 말고 왠만한 조치는 다 취해봤다. 화면 조도를 낮추고, 왠만한 앱의 알림은 전부 끄고, 또 완전 방전했다 완전 충전하면 기계가 스스로 최적화한다길래 그 방법도 써봤는데 역시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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