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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마츠야마 아시아나 노선 운행 중단 소식과 관련하여...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6.06 Matsuyama

인천-마츠야마 아시아나 노선 운행 중단 소식과 관련하여...

mooncake 2016. 8. 5. 18:30


블로그에 방문해주신 분으로부터, 지난 6월에 다녀온 인천-마쓰야마(마츠야마) 구간의 아시아나 노선이 925일부터 중단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츠야마와 마츠야마 공항이 적잖이 마음에 들었던 나로서는 상당히 안타까운 소식이다.

 

마츠야마 공항은 국제선보다 국내선 규모가 훨씬 큰 공항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츠야마 공항에 취항하는 국내선은 일본 도시 곳곳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지만, 현재 마츠야마 공항에 취항하는 국제선 노선은 상해와 인천 딱 두 개 뿐이니까. 심지어 마츠야마 공항은 출국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시간도 매우 한정적이다. 인천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한 아시아나 비행기가 4시 반에 마츠야마 공항에 사람들을 내려놓았다가, 약 한시간 사이 정비를 마친 뒤 5시 반에 다시 사람들을 실고 인천으로 떠나기 때문에(이른바 퀵턴 비행), 4시 반에 한국에서 도착한 사람들에 대해 입국심사를 하는 동안은 5시 반 비행기를 타고 마츠야마를 떠날 사람들에 대한 출국심사를 담당할 직원이 없다. 부지런히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장으로 올라갔지만, 한국에서 도착한 비행기에 대해 입국심사 중이라 출국장을 잠시 닫아놓는다는 메시지를 보고 나는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 마츠야마 공항은 일찍 도착해봤자 할 일이 없다. PP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라운지도 없기 때문에, 국내선 출발층의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리 크지 않은 먹거리 위주의 면세점을 돌고 또 돌아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렇게 마츠야마 공항은 매우 작고 오래된데다가 딱히 볼거리도 없고 쇼핑할 곳도 많지 않지만, 대신 직원들이 믿을 수 없이 친절하고 심지어 수화물을 검사하는 직원마저 친절하다! 나는 세계 어디에서도 수화물을 검사하는 분이 이렇게 친절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 이 오래되고 소박한 마츠야마 공항에는 어쩐지 향수를 자극하는 구석이 있다. 내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3층 혹은 4층인가에 위치하고 있던 전망대. 전망대라 부르기엔 좀 거창한 느낌이고 그저 비행기와 활주로를 내다볼 수 있는 테라스일 뿐이지만, 6월초 오후의 햇살이 너무 뜨거워 나는 아주 잠시 비행기를 바라보고 다시 실내로 들어왔지만 어쩐지 80년대로 타임워프한 듯한 느낌이 들던 이 전망대가 나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아시아나가 마츠야마 노선을 폐지한다고 해서 마츠야마에 가기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 서울에서 마츠야마 노선을 운행할 수도 있다 하고, 또 직항 노선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마츠야마에서 기차로 2~3시간 정도 걸리는 다카마츠에는 여전히 아시아나가 취항하기 때문이다. 마츠야마 노선을 폐지하는 대신 다카마츠행 노선을 늘린다고 하니, 다카마츠 여행은 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사실 마츠야마나 다카마츠 모두 현재는 주 3회만 운행하다보니 내가 가고 싶은 일정에 맞춰 발권을 할 수 없고 운항 스케쥴에 맞춰 여행 계획을 짜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아시아나 역시 그 점으로 인해 한 도시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역시 내가 6월에 다녀온 것처럼 갑자기 훌쩍 도고온천에 다녀오기는 좀 어려워졌으니 아쉽고, 또 다음번엔 기간을 길게 해서 다카마츠 IN 마츠야마 OUT으로 발권하여 시코쿠 일주를 하고 싶었으나 이제는 어쨌든 다카마츠로 돌아가야 하니 기차표나 일정의 부담이 좀 더 가중된 점, 그런 점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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