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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여행기(6) 우치코 오즈 1일 산책패스, 미스터 도넛, 오즈 가류산장 가는 길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6.06 Matsuyama

마츠야마 여행기(6) 우치코 오즈 1일 산책패스, 미스터 도넛, 오즈 가류산장 가는 길

mooncake 2016. 9. 28. 13:06



드디어 에히메현 오즈시의 가류산장 방문기!!

^-^




직전 여행기에서 쓴대로, 나는 JR 마츠야마역에 도착해놓고도 오즈에 다녀올지 아님 마츠야마 시내에서 하루를 보낼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마음같아선 저 근사한 가류산장의 풍경을 보러 가고 싶지만, 오즈역과 가류산장의 거리는 도보로 대략 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길치 겸 저질체력인 나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고, 또 오즈에 가기 위해 우치코 오즈 1일 산책패스를 끊으면 분명히 욕심히 생겨 어딘가 한군데 이상 더 들리려고 무리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객실과 도고온천역 주변에서 여유를 부리느라 오즈행 특급열차 운행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기도 한 터였다.


그래서 나는 오즈는 포기하고 이 사진 속의 "Aunt Stella's" 라는 카페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고 쉬다 다시 시내 쪽으로 돌아갈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뭔가에 홀리듯 JR 마츠야마역의 티켓 판매소로 향했고, 30초도 되지 않아 "우치코-오즈 1일 산책 패스"를 구입했다.



JR마츠야마역 앞에 도착해서 티켓을 구입하고 오즈행 특급열차가 서는 플랫폼을 찾아가 출발 직전 호빵맨 기차에 올라타기까지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당연히 오즈행 특급열차를 놓칠 줄 알았는데, 기적같은 일이었다. (마츠야마에서 오즈까지 일반 열차로는 1시간 30분, 특급 열차로는 35분이 걸리니 나같이 2박 3일로 마츠야마를 방문한 사람에겐 매우 큰 차이다! 일반 열차 탈거라면 굳이 산책 패스를 끊은 이유가 없기도 하고.)


참고로 사진 속의 이 호빵맨(앙팡만) 열차는 상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나는 특별이 호빵맨 팬이 아닌데도 호빵맨 열차 타니깐 괜히 기분이 좋았다ㅎㅎ



무사히 기차에 탑승해서 오치코 오즈 거리 1일 산책 패스 사진을 찍었다.

가격은 2780엔, 현재 환율로 삼만원이 넘으니 제법 비싸다. 뽕을 뽑기 위해선 나처럼 게으르게 11시 25분에 첫차를 타지 말고 일찍 일찍 움직일 것!

이 패스에 대해서는 에히메현 관광 블로그인 "에히메야 놀자"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람. 링크는 이 곳을 클릭.



여전히 오즈에 가기로 한 게 잘한게 맞나 싶은 기분으로 - 오즈에 가는 대신 마츠야마 시내에서 포기하게 된 것들이 생겼으므로 -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의외로 마츠야마 ~ 이요오즈 구간의 기차 탑승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재밌어서, 만약 오즈의 가류산장이 기대 이하라 할지라도 이 기차를 탄 것만으로도 오즈행이 후회되지 않았다. 특히 시골 동네의 집들 사이로 기차가 35도 이상 기울어 달리는 구간은 놀이 기구를 타는 것 마냥 재미났고, 또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 나올 것 같은 신기한 나무들이 보이는 구간도 좋았는데, 이래서 일본에 철덕이 많은건가?!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을 정도. 다만 터널 부분을 지날땐 워낙 고속이라 그런지 귀가 먹먹했다. 



정확히 35분만에 낮 12시, JR 이요오즈역에 도착했다. 



이요오즈역 앞 풍경은 대략 이렇다. 택시를 타고 가류산장에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돌아올때는 택시를 타기 어려울 것이니 길을 익히기 위해서 그냥 걸어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패스. 





이요오즈 역에서 가류산장으로 걸어가는 길의 동네 풍경. 그야말로 특색 없는, 한적하고 조용한 일본 시골 동네다. 



5분 정도 걸어갔을때 내눈에 들어온 것은 미스터 도넛!

내가 미스터 도넛에 들어간 이유는 솔직히, 오로지 딱 하나,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ㅋ

이요오즈 역에도 화장실이 있긴 했는데 어쩐지 어두컴컴하고 깨끗해보이지 않아, 이용하기 겁났던 것이다.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아, 오즈의 미스터 도넛 화장실은 매우 청결했다. 혹시 이 근처에서 청결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분들은 미스터 도넛으로 가시라!



어마어마하게 친절한 미스터 도넛 직원분의 응대를 받으며



아이스커피와 도넛을 한 개 구입한 후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많이 간 도쿄나 혹은 그 어떤 일본 도시에서도 미스터 도넛을 간 적은 없고 한국에서도 미스터 도넛에 간 기억은 손가락을 꼽는데 - 일부러 안간 건 아니지만 굳이 갈 일이 없었다 - 에히메현의 작은 도시 오즈에서 미스터 도넛을 가다니 뭔가 좀 생뚱맞은 기분이 들었다ㅋㅋㅋㅋ



커피랑 도넛을 먹다보니, 여기서 아예 점심을 때우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도넛을 하나 더 구입했는데, 몇달 지나 정확히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안미츠 같은 일본 전통 디저트를 도넛으로 구현해놓은 이 도넛은 완전 비추ㅠㅠ 전통 디저트는 디저트 대로 도넛은 도넛대로 따로 먹는 걸로ㅋ



미스터 도넛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가류 산장으로 가는 멀고도 막막한 길을 다시 나섰다. 



오즈의 골목골목은 인적이 드물 뿐더러,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지루하고 심심했다. 



게다가 상당 구간은 이렇게 도로 옆 갓길로 걸어가야 해서 갓길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 하긴 뭐 누가 좋아하랴만 - 또 살짝 스트레스를 받았다. 혼자 걷기에는 너무나 재미없고 힘든 길이었다. 내가 그렇게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데도 말이다!! 



수국 사진도 찍고 나름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그래도 역시 누군가와 수다를 떨며 걸었다면 훨씬 덜 힘들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재미대가리가 1도 없는 길 ㅠㅠㅠㅠ

게다가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21~22도) 습도가 너무 높아, 체감온도는 30도에 육박하는 그런 날씨인지라 더욱더 힘들게 느껴졌다.

기온만 보고 별로 안시원한 옷을 입고 나섰다가 찜통에 들어간 것 마냥 푹푹 쪄진 그런 날씨였다ㅠㅠ



그래도 눈 앞에 이 강이 나타나자, 가류산장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 가류산장으로 가는 길. 

구름이 어마어마하다...



사진 가운데를 잘 들여다보면, 저 멀리에 조그맣게 오즈성이 보인다. 가류산장-오즈성 통합권도 판매하니,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경우 오즈성도 같이 들리면 좋을 듯. 



가류산장으로 가는 길.

상점가이긴 한데, 문 연 가게가 별로 없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ㅠ.ㅠ

월요일이라 그런건지 아님 원래 이런건지ㅠ.ㅠ

(근처 우치코도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던 걸 보면, 아마도 관광지 특성 상 월요일 휴무인 가게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어쩐지 가류산장을 보고 내려오는 것 같은 분들을 마주쳐, 아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나보다-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가류산장을 찾아갔다.



언덕길을 올라



드디어 마주한 가류산장 팻말! 감격!

뭐랄까 워낙 길치이다보니깐 요즘처럼 구글지도 손에 쥐고 쉽게 목적지를 찾아가는 때에도, 목적지를 찾기만 하면 일단 감동하는 버릇이 있다.

길치 아닌 분들은 잘 이해 못하리라ㅋㅋ



사진의 왼편이 바로 오즈 가류산장. 



먼길 걸어오느라 가빠진 숨을 간신히 부여잡고ㅋㅋ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류산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번편에서 가류산장 방문기까지 전부 다루려고 했는데, 의외로 분량이 길어지는 바람에;; 가류산장은 다음 편에서 다루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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