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일상잡담-봄봄 본문
정말로 사소한 이야기들.
*봄 기운이 완연했던 오늘. 산책길에 선글라스를 끼고 요리조리 햇볕을 피해다니는 나의 모습이 조금 웃겼다. 추위에 떨던 기억이 엊그제같은데, 이젠 더위 걱정을 할때가 온 모양이다. 이러나저러나 햇볕 알러지가 있는 나로서는 봄볕을 잘 피하는 것은 중요하다. 한여름보다는 오히려 요맘때가 더 위험한 시기라서...
참, 혹시 사진 속 꽃 이름 아시는 분 계심 알려주세요. 지나가다 찍었는데 예뻐서...^^
*우리집에 사는 길고양이 막내.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성묘가 되었다. 간식은 챙겨줘도 친해지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정이 들고 만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오래전에 읽은 하루키의 글 속에서 화자가 "툇마루에 앉아 길고양이와 놀고있으려니"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어, 엄청나게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내가 그때까지 본 한국의 길고양이들은 사람만 보면 도망가기에 바빴으니, 도통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봄볕을 쬐며 고양이들과 노는 순간이 제법 있다. 이런 걸 보면 큰 꿈은 이뤄진 게 없어도, 작은 꿈 몇가지는 이뤄졌다고 봐야할 듯 싶다.
*가끔 사소한 뿌듯함을 느낄때-사람들이 내가 찍어준 사진으로 카톡 프사를 해놨을때. 그것도 동시에 여러명일 경우,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어머 언제 찍었어~!!"라고 타박해놓곤 슬그머니 프사로 바꿔놓는 당신이나, 프사를 보고 흐뭇하지만 아무말하지 않는 나나... 비슷한 사람들인가?ㅋ
*하고싶은 것은 많은데 항상 시간이 없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오래전 환자백수시절을 제외하고는 제일 여유있는 시기인데도, 왜 이렇게 늘 시간에 쫓기는 느낌일까? 그건 내가 시간관리를 잘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항상 일들이 밀려있고(회사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일들을 말한다. 회사일은 신기하게도 거의 밀리지 않는다), 항상 집이 어질러져 있는 나(회사 책상은 깨끗한 편이다), 간결하고 명확하지 않은 삶에 진력이 날 정도이지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는 듯 이 골치아픈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참 쉽지 않다. 모든 것이 너무 밀려있고 너무 어질러져 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
*토요일, 강상중 도쿄대 교수의 "도쿄산책자"라는 책을 읽었다. 도쿄 곳곳을 산책하며 다양한 지식과 생각을 풀어낸 책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이 자주 있어, 몇번이고 독서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다음번엔 다른 저작들도 읽어봐야지...
*황금연휴를 맞아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지인들이 부러우면서도 짐싸기의 번거로움과 여행에서 오는 각종 피곤함들이 먼저 떠올라, 집에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슬며시 든다.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당황스럽지만, 몸과 마음이 이런 상태인데 굳이 다음주에 도쿄에 가야하나 싶다.
하지만 위약금 11만원...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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