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편의점 커피와 네덜란드 여행의 추억 본문
오랜만에 GS25에서 카페25 아메리카노를 사마셨다. (옆에 놓인 필름 상자랑 커피빈 유리저그는 커피컵만 찍기 썰렁해서 괜히 끌어다놀고 찍었다ㅎ)
이것은 어제의 아이폰 액정 파손으로 인해 "돈을 아껴야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과연 며칠이나 갈지ㅋ 내일이면 또다시 커피빈 커피를 사마시고 있다에 500원 건다ㅠ
그래도 이유가 어찌됐건간에 간만에 카페25를 마시니까, 작년 네덜란드 AH to go에서 마신 커피들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네덜란드 AH to go의 커피는 이전에 GS25의 카페25 커피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릴때 이미 쓴 적이 있다. 한동안 블로그에 소홀해서 밀린 이야기가 잔뜩인데도 굳이 쓴 얘기를 또 쓰는 이유는 - 그냥 내 블로그니까 내 맘임ㅋㅋ
Albert Heijn, 줄여서 AH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수퍼마켓 체인인데, 시내 곳곳, 특히 기차역에는 또 AH to go라고 해서 한국의 편의점격인 점포가 많이 있다. 내가 네덜란드에서 유용하게 썼던 기차 1일권에 AH to go 무료 커피 쿠폰이 있어서 AH to go의 커피를 여러번 마셨는데, 맛은 뭐 그냥 평범한 기계커피지만... (사실 내 돈 2유로 내고 마셔야했다면 안마셨음ㅋㅋ) 그래도 평소의 나답지 않게 야무지게 커피 쿠폰을 쓸때마다 괜히 뿌듯하구 공짜커피에 기분이 좋아지곤 했었다.
게다가 그 작은 나라에서도! 가는데마다 AH to go의 커피를 뽑아먹는 방식이 다 달랐다는 사실. 처음 간 AH to go 에선 직원에게 쿠폰을 내밀고 기계도 직원 뒤쪽에 있어서 원하는 커피 종류를 말하고 직원이 커피를 받아 내줬는데, 그 다음에 간 매장에선 직원에게 쿠폰만 내민다음 내가 직접 기계의 버튼을 눌러 커피를 뽑아마셨고, 또 다른 매장에선 직원에게 쿠폰을 내미니 기계 전용 토큰 같은 것으로 바꿔줘서 기계에 토큰을 넣고 버튼을 눌렀다. 아니 대체 미국처럼 큰 나라도 아니고 작디 작은 네덜란드에서 매장마다 커피 기계 방식이 다 다른 건지, 그렇다고 불만이라는 건 아니고 여행 중엔 이런 사소한 부분도 다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 게 새삼 신기하다.
생각할수록 작년 네덜란드 여행처럼 편했던 유럽여행이 없었다. 비행기도 모처럼 직항에, 조용하고 안락한 숙소에서 8박 9일동안 쭉 머물렀고, 다른 유럽도시들처럼 미리 기차표를 예약할 필요도 없었고, 영어도 너무 너무 잘통하고, 무제한 뮤지엄티켓과 암스테르담시내교통권과 일일기차권을 이용해 매일 매순간 맘 내키는대로 돌아다녔고, 도시가 작아 이동시간도 짧고, 붐비는 곳도 거의 없어 여유롭고, 치안도 좋고... "어느 순간부터 피로에 쩔어있고 여행 준비할 의욕도 없어진 나"에게 이만한 도시가 또 있을지.
반대로 올해 가려고 하는 도시들은 왜 이렇게 골치가 아픈지, 동선상 숙소를 자주 옮겨야 한다거나 교통편 예약을 비롯해 미리 준비해야할 것들이 산더미라던가 이동에 너무 긴 시간이 걸려 무리라던가 치안이 안좋아 걱정이라던가. 아니 일단 것보다 적당한 가격의 비즈니스 티켓 구하는 게 더 문제. 그 많던 비즈니스 특가 행사는 왜 내가 타려고 하면 안보이는건가? 응 원래그런거야~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나일지도. 마음은 유럽에 가고 싶으면서 실제로 몸은 휴양지처럼 편히 있고 싶은 "마음과 몸의 갈등". 이렇게 계속 장거리 지역만 바라보고 있다보면 올해 상반기처럼 결국 아무데도 못갈 수도 있는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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