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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크릭분(체리맥주) 전용잔과 카페 에클레시아 오미자 본문

찻잔과 오래된 물건

벨기에 크릭분(체리맥주) 전용잔과 카페 에클레시아 오미자

mooncake 2017. 9. 22. 10:38


2년전 벨기에 브뤼셀에 갔을때, 선반을 가득 메운 맥주 전용잔 중에서 내가 고른 것은 크릭 분 Kriek boon 유리잔이었다.

뽀대나는 근사한 잔이 수두룩해서 여기저기 눈이 돌아갔지만, 그 중에서 결국 고른 것은 뭔가 살짝 어설픈 체리맥주잔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벨기에에서 마신 체리맥주가 너무 맛났던 것이다. 체리맥주 한잔에 취한채로 한낮의 브뤼주 골목길을 쏘다닌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기억인지^^​​


이 크릭 분 전용잔은 브뤼셀을 떠나야하던 거의 마지막 순간에 구입했다. 마지막 아침 산책때 구입하여, 호텔 체크아웃 시간에 아슬아슬 쫓기며 여행가방에 쑤셔넣고는 혹시라도 깨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서울까지 무시히 잘 따라와주었다. 그 이후 부엌 찬장에서 내내 잠을 자다가, 며칠전에서야 사용 개시. 찻잔이고 유리컵이고 열심히 사들이지만, 평상시에 실제로 쓰는 것은 5개 이하. 늘 쓰는 것만 쓴다. 그러다 좀 특별한 커피나 차를 선물 받았다거나 하면, 그때서야 안써본 특별한 잔을 꺼내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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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체리맥주잔에 처음으로 담아 마신 것은, 카페 에클레시아의 오미자!! 원액에 생수 또는 탄산수를 섞으면 되는데, 향이 풍부하고 새콤달콤 굉장히 맛있다. 어릴때 할머니가 곧잘 해주시던 오미자 화채가 떠올랐다. 연한 핑크빛으로 오미자 우린 물에, 꽃모양으로 잘라낸 과일이 예쁘게 들어 있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맛볼 기회가 없었다. 내년 여름엔 할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어볼까나.

오미자도 맛있고, 벨기에 여행의 추억도 떠올리고, 할머니의 오미자 화채도 기억나고, 나에겐 여러모로 소중한 순간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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