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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노리다케의 숲 카페 Cafe Diamond Days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8.12 Nagoya

나고야 노리다케의 숲 카페 Cafe Diamond Days

mooncake 2019. 4. 19. 20:30


작년 12월 나고야 여행 때 "노리다케의 숲"에 들린 건 일종의 의무감에 가까웠다.

노리다케 찻잔에 푹 빠져 있던 십여년전에 노리다케의 숲에 갔다면 뛸듯이 기뻐했겠지만,

지금에 와선 '기왕 나고야까지 왔으니 그래도 노리다케의 숲은 들려줘야 겠지?'라는 마음이 팔할 이상이었다. 게다가, 노리다케의 숲 이외에 딱히 갈 곳이 있지도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 도착한 노리다케의 숲은 역시나 생각대로 별볼일 없었다. 

나고야역에서 메구루버스 정류장을 찾다 실패해서 지하철을 타고 한참 걸어 찾아가다보니 괜히 지쳤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우중충한 오후라 정원 산책도 그닥,

헤매다보니 도착한 시간이 애매해서 전시관을 입장하는 것도 포기,

듣던대로 아울렛 코너는 워낙 작고 제품도 많지 않아 살 것도 없지...


그래도 노리다케 매장 안에 예쁜 찻잔이 많아 흥미롭게 구경하던 중, 

카페 다이아몬드 데이즈가 눈에 들어왔다. 



많이 지쳐있던 지라 그릇 구입을 뒤로 미루고 일단 착석.



근데...

이 카페, 정말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다.

이 곳 하나만으로도 헤매가며 노리다케의 숲까지 온 것이 억울하지 않을 만큼.


그렇다고 딱히 인테리어가 특별하다거나 한 것은 아닌데

내가 이 카페를 방문했던 순간의


온도

습도

조도

테이블의 넓이

의자의 편안함

그리고 적당한 백색소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 카페에 있는 것이 어찌나 편하던지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더라 : )


아마, 평소에도 이 카페가 완벽한 환경으로 운영된다기 보단

이 카페를 방문했던 당시 내 몸 상태에 이 카페의 모든 세팅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고 하는 쪽이 옳겠지만,

아무튼 카페 다이아몬드 데이즈에 앉아 있던 때 나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편안했나-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말랑말랑 녹진녹진해지는 기분이 든다ㅎㅎ



노리다케의 숲 카페에서 주문한 홍차와 케익 세트. 가격은 750엔.

예쁘게 장식된 케익에다가, 노리다케 잔에 담겨 나오는(취향에 맞게 마실 수 있도록 우유와 설탕도 곁들여주는) 홍차가 7500원 밖에 안하다니.


갑자기 5~6천원 하는 홍차를 시켜도 테이크 아웃 잔에 성의없이 티백 담가 내주는 상당수의 우리나라 카페들 생각이 나서 포스팅 작성하다 갑자기 울컥...

매장만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꾸며놓고 커피맛은 최악인 여러 카페들 생각이 나서 또 울컥...



물론 데코 자체는 그닥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ㅎㅎ 그래도 케익은 맛있었다.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 다이아몬드 데이즈.



스트레이트로 몇 모금 마신 뒤 밀크티로 만들어 마셨다.

맛있었다.



다만....

카페가 너무 편해서 일어나기 싫었던 탓에 오래오래 앉아 쉬다가 메구루 버스 시간이 촉박해져서 결국 그릇은 못삼ㅋ


참고로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노리다케의 숲에 가도 가격 메리트는 전혀 없음. 백화점 일반 매장과 가격이 같은데 여권 제시하면 할인 쿠폰 주는 백화점들이 많으니 결과적으론 백화점이 더 저렴함. 아울렛 코너 역시 너무 작고 물건도 별로 없음. 근데 가보니까 이유를 알겠는 게, 노리다케의 숲은 나고야 시내랑 너무 가까워서(사실상 나고야 시내의 일부라서ㅎㅎ), 가격을 할인해서 팔거나 아울렛 코너를 크게 운영할 수는 없을 듯.



굳이 한참 시간들여가서 한 거라곤 그냥 차 마시고 온 것 뿐이지만

역대급 편안함으로 인해 좋은 기억으로 남은 노리다케의 숲 카페 다이아몬드 데이즈.






앗, 다만... 혹시라도 혹시라도 제 후기를 보고 찾아가셨다 후회할 분들이 계실까봐 미리 알려놓습니다.

카페 자체는 그냥 평범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그때 제 상태랑 유난히 주파수가 잘 맞아떨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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