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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새집, 딥빡침, 피아노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새집, 딥빡침, 피아노

mooncake 2020. 12. 30. 23:30

 

 

 

드디어 이사를 하긴 했는데 아직 인테리어 하자보수도 끝나지 않았고(처리 안해주고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건가) 새 집 관련 사항들 및 입주청소, 포장이사 등등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내 속을 엄청 썩였다. 인간혐오증에 걸릴 지경이다. 남의 돈 받아먹으면서 일을 허접하게 하는 사람이 참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망하지 않고 돌아가긴 하더라. 이제까지 살면서 내가 성실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몇달간 내가 겪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난 나름 성실한 사람이었다. 나도 이제 대충 일하고 살거야 남들한테 막 대할거야 ㅅㅂ

아무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양아치 짓거리에 매일매일 새롭게 빡치는 연말을 보냈다^^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이 업계가 원래 이런가, 내가 더럽게 운이 없는 건가, 아님 만만해보여서 그런가... 답은 셋 다겠지.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한계점에 도달해서 작은 일에도 과하게 버럭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얼마전에도 일상잡담에 쓴 이야기인데, 집을 지으면서 유일하게 좋은 점은 우리 회사의 상대적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눈 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요리조리 뱀처럼 말을 바꿀 필요가 없으며,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대부분 상식 수준에서 말이 통하는 우수 인재들이다. 물론 평소엔 우리 회사 직원들 보고 이런 생각 한 적 없다 ㅠㅠ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블로그 오랜 이웃분들은 내가 회사를 얼마나 안좋아하는지 알거임. 그런 회사가 차라리 좋게 느껴질만큼 집 짓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행태가 너무 어처구니 없었다. 보통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회사가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라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그래도 이 대환장 도가니에서 작은 위안이 되는 건 일년만에 다시 만난 내 피아노. 정말 많이 그리웠다. 피아노 옆엔 첼로도 기대 두었다. 내 거실 중에서, 아니 우리집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평화로운 공간이다. 나머지는 폭탄 맞은 상태다. 집 구조가 워낙 달라지기도 했고 또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너무 지쳐 하길래 정리는 우리가 할테니 그낭 가시라 했다. 그래서 포장이사지만 짐 정리가 전혀 안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후회 중이다(...) 이걸 무슨 수로 다 정리하나.

피아노는 원래 유광 와인빛이었는데 외관을 다듬는 작업 중에서 유광 작업이 어렵고 비싸다고 해서 무광으로 맡겼더니 거의 고동색 느낌이 돼서 돌아왔다 ㅠㅠ 요즘은 적어도 야마하급 이상의 피아노만 유광 제품이 나온다고 한다. 비싸더라도 유광 작업 가능한 업체에 맡길 걸 그랬다. 

 

그나저나 처음 피아노 맡겼을 때 사장님이 해머 마모 상태를 보고 피아노 전공자냐 묻고, 이번에도 피아노 엄청 많이 쳤죠? 해머 작업하느라 힘들었어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내 피아노 실력은 왜 이모양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년만이라고는 하지만 피아노 치는 게 너무 어색하다. 손이 삐그덕 거리는 느낌. 예전에도 오랜만에 피아노 치는 일은 흔했는데 이렇게 손이 안풀리진 않았다. 늙어서 그런가 ㅠ.ㅠ 

 


+
아무튼 맨날 부정적인 얘기만 써서 죄송합니다. 한번 안좋은 사이클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느낌이 있는데 집짓기 마무리 과정이 그랬어요. 이토록 모든 일들이 꼬이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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