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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그래도 좋은 것들

mooncake 2020. 12. 31. 23:00

아직 모든 것이 어수선하지만 턴테이블과 LP부터 꺼내 듣는다. (사람들에게 이사 후 당신이 제일 먼저 푼 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역시 포장이사엔 의미없는 질문이 되려나)

1940년대~50년대에 녹음된 에디트 피아프의 곡들이 담긴 1972년 라이센스반이다. 50년이 되어가는 음반이다. 그리고 약 40여년은 지하실에 깊이 잠들어 있던 음반이기도 하다. 왼쪽 상단의 EMI 로고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월 탓에 잡음은 어쩔 수 없지만, 한해의 마지막날 듣기 나쁘지 않다. 사실은 굉장히 좋다 :)

 

이틀전 이사날 저녁, 너무 피곤한 와중에도 새 집에서 음악을 한 곡 듣고 자고 싶어서 야마하 오디오를 꺼냈다. 하지만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사 전전날 포장 직전까지 멀쩡했고, 혹시나 이사 중 망가질까 싶어 원래 패키지에 직접 포장했는데도 말이지. 난감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틀이 지난 오늘은 오디오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여러 콘센트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전원 공급 문제는 아니다.) 포장도 탄탄히 되어 있었고, 긴 거리를 이동한 것도 아니고, 이사 했다고 예민해질만큼 비싼 기계도 아닌데 말이다. 어쨌든 고장난 줄 알았던 오디오가 멀쩡하니 기쁘다. 턴테이블을 aux 케이블로 연결해 야마하 오디오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있자니 참 만족스럽다. (*그나저나 음악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참 검소한 기기들이다ㅎㅎ) 

 

브람스의 왈츠와 인터메조를 띵땅똥땅 쳐본다. (그냥 쓴 표현이 아니라 잘 못치기 때문에 레알 띵땅똥땅이다. 그 우아한 곡을 말이다ㅎㅎ) 첼로 옆에는 우쿨렐레도 쪼로록 갖다놨다. 잊지 말고 첼로에 댐핏도 끼워줘야겠다. 집이 정리 되고 코로나 상황도 좋아지면 피아노 레슨도 받아야 겠다. 사소하지만 즐거운 계획이다 :)

2020년은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나 역시 정말 지치고 힘든 나날이었다. 지금도 힘들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 내일은 또 세상에 대한 불평을 마구 쏟아낼 지도 모르지만, 일단 오늘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을 해야겠다. 내년엔 좋은 것들이 더, 더 많아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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