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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담 수수팥떡 본문
얼마전 카페 시루모락 후기를 쓰다가, 어린 시절 할머니가 동글동글하게 빚어 삼각탑 모양으로 쌓아 생일상에 올려주시곤 했던 수수팥떡 생각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 마켓컬리 주문하면서 바오담의 수수팥떡도 하나 담았다. (여담이지만 상품 후기를 읽다가 요즘 같은 세상에도 여전히 아이들 생일상에 수수팥떡을 올리는 집이 많아서 신기했다. 부모의 마음이란...)
200g에 5,900원. 살짝 비싼 편인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서양 디저트보다 떡이 쌀 이유는 없지.
물론 이 수수팥떡은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수수팥떡과는 많이 다르다. 할머니의 수수팥떡은 동글동글한 모양에 팥고물엔 팥 입자가 살아 있었다면, 바오담의 수수팥떡은 형태가 자유롭고, 팥고물은 엄청 곱고 부드럽다.
원래 팥을 안좋아해서 어릴때도 할머니의 수수팥떡을 맛있게 먹진 않았다. 어린 아이에겐 비주얼을 배신하는 맛에 가까웠다. 꼭 초코 맛이 날 것 처럼 생겼는데 텁텁한 팥이라니…ㅋ 이번에 수수팥떡을 주문한 것도 수수팥떡의 맛이 그립다기보다는 할머니의 애정이 그리워서였다. 하지만 의외로 바오담의 수수팥떡은 추억 보정이 안들어가도 그 자체로 훌륭한 맛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적당히 달고, 소금이 단 맛을 자연스럽게 살려줘서 정말 맛있다. 절묘하게 간을 잘 맞춘 떡이다. (알고 보니 나 수수팥떡 좋아하네 ㅎㅎ)
부드럽고 쫄깃한 떡에 부슬부슬한 팥고물이 포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먹으면 먹을 수록 할머니의 수수팥떡과는 다른 떡이란 생각이 들지만ㅎㅎ 이런 현대적인 재해석도 좋다. 대만족! (근데 우리 엄마는 옛날에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수수팥떡이 훨씬 맛있었다며… 한 식구도 이렇게 입맛이 다르다 ㅋㅋ)
국산 찹쌀, 국산 찰수수, 국산 팥을 쓴 점도 마음에 든다. 다음엔 바오담의 다른 떡들도 먹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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