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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4 브라이튼-세븐시스터즈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3.08 Dubai, England & Cardiff

2013.8.4 브라이튼-세븐시스터즈

mooncake 2013. 9. 17. 15:40

 

8월 4일 일요일은 이번 영국여행에서 제일 기대가 컸던, 브라이튼&세븐시스터즈 가는 날! 영화 "어톤먼트"를 본 이후로 세븐시스터즈에 직접 갈 수 있기를 고대해왔다. 브라이튼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는 브라이튼&호브 지역의 기차와 버스를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던레일웨이즈의 올 네트워크 다운랜더를 16.50 파운드 주고 미리 한국에서 결제해갔다. 

(서던레일웨이즈 홈페이지 참조 : http://www.southernrailwaytickets.com/main.php?page_id=281 )

 

이 날 생각한 경로는 런던 패딩턴역=> 이스트본 => 13x 타고 (비치헤드) & 벌링갭 => 13x 타고 브라이튼 => 런던 이었는데.......

 

 

아침식사 중에 자꾸 카톡이 와서 거기에 답해주다 늦게 출발하고(학교를 떠나면 와이파이가 안돼서 어쩔 수 없었다ㅠ), 자전거 대회 때문에 도로가 통제되어 지체되는 바람에, 바로 코 앞에서 이스트본으로 가는 기차를 놓쳐버렸다 ㅠ.ㅠ

* 여기서 코 앞은 말 그대로 정말 바로 코 앞이었다ㅋ 내 앞사람까지 태워주고 매정하게 기차문을 닫아버렸음. 영국 철도 직원 정말 칼같이 시간을 지킵디다....

 

 

 

그 다음 기차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대합실 쪽으로 나왔다. 올 네트워크 다운랜더는 표를 따로 받는 게 아니라 출력한 종이를 들고 다니는 거라서, 일일이 직원에게 보여주고 플랫폼을 출입해야 했는데, 들어갈때 문 열어준 직원이 "기차 놓쳤구나?" 라고 안타까워해줘서 조금 위로가 되었다.

 

패딩턴 역 사진 한장 찍고, 그다음 기차 시간을 봤더니 이스트본행은 40분 정도 기다려야 하고, 브라이튼행은 곧 출발하는 기차가 있길래, 이스트본은 포기하고 브라이튼행으로 일정 급변경.

 

 

 

한 시간 정도 달려 브라이튼에 도착했다.

한여름 휴가철답게 사람이 북적북적~

 

 

 

기차역 밖으로 나가니 갈매기의 끼룩끼룩 소리가 반겨준다. 바닷가 근처라는 느낌이 똭.

 

 

 

아기자기하게 예쁜 동네. 기차역에서 나온 순간부터 이 동네와 사랑에 빠져 버렸다.

문제는.. 다른 버스정류장들은 보이는데 내가 타고갈 버스가 서는 정류장은 못찾겠음...ㅠ.ㅠ

그리하여 일단 내키는 대로 길 따라 쭉쭉 내려갔는데...

 

 

 

직진하다가 사진 속에 보이는 시계탑에서 오른쪽으로 돌았어야 하는데,  난 그저 앞쪽 바다만 보고, 바다에 홀려서 그저 직진 직진;;;

 

 

 

시계탑을 지나 바다를 향해 그저 직진

 

 

 

바다를 향해 걷다보니 브라이튼의 세인트 폴 성당이 나타났다.

 

 

 

브라이튼 세인트폴 성당의 예배시간표.

 

 

 

 

 

 

브라이튼. 느낌 참 독특한 동네.

전형적인 바다 옆 동네느낌+약간 쇠락해 가는 기운+오래된 건물들...

 

 

 

브라이튼은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다만 햇살이 너무 강해서 좀 괴로웠다.

 

 

 

드디어 바다!!!!!!!!!!!!!!!!!!!!!!

그런데, 세븐시스터즈에 가기 위한 버스정류장은 어디..지?

 

 

 

이게 아닌가?싶어서 그제서야 아이폰에 저장해온 여행 정보를 뒤적뒤적 거렸는데 아이쿠. 한참 전의 시계탑에서 꺽어졌어야 하는 거였음...ㅠㅠ

 

 

 

다시 길을 되돌아 올라갔다. 근데 시계탑에서, 귀찮아서 여행정보 다시 확인안하고 내키는 방향으로 걸어갔더니 그게 또 반대방향이었다ㅋㅋㅋ 이게 아니구나 싶었을땐 이미 한참 걸어간 다음이었다. 그덕에 위 사진처럼 예쁜 가게들도 구경하고 나중에 들릴 로얄 파빌리온 방향도 확인하긴 했지만, 암튼.. 참.. 부족한 시간과 부족한 체력을 또 이렇게 낭비하고야 말았다 -_-

 

 

 

브라이튼 기차역에 내린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간신히 버스정류장을 찾아왔다. 아마 나랑 같은 기차 타고 온 사람들은 한참전에 이미 버스 타고 떠났겠지ㅋㅋ

 

여행할때 나의 문제점은... 지도나 여행 정보를 잘 안본다는 거다. 그냥 내키는대로 걸어다니면서 내가 원하는 "그 곳"이 눈앞에 알아서 딱 나타나주기를 바라는데, 잘 먹힐때도 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안그럴때가 훨씬 많다는 거...^^;;; 그리고 나의 그런 태도는 내 인생 전반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내가 타고 가기로 마음 먹은 버스는 주말에만 운행하는 13x.

이유는 단 하나였다. 12번 등등이 가는 "세븐시스터즈파크"에서 내리면 세븐시스터즈를 보기 위해 30분~1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데, 13x번이 가는 "벌링갭"에서 내리면 걷지 않고도 세븐시스터즈를 볼 수 있다는 것. 다만 13x는 배차간격이 1시간이라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사진처럼 10분마다 운행하는 버스도 있는데, 배차간격 1시간은 당일치기로 온 시간이 부족한 여행객에겐 좀 곤란하지 말입니다.

 

 

 

13x 타고 세븐시스터즈 보러 가는 길.

앞자리는 굉장히 시끄러운 중국인 일행이 점령 중. 나도 친구들이랑 왔으면 저들 못지 않게 시끄러웠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마인드컨트롤을 하였으나 그들은 계속 시끄러웠고 점점 더 머리가 아파왔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브라이튼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는 거. 지나가다 본 이동식 서커스단은 완전 신기하고 반가웠다. 아직도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오오오오 멋있다아아아아

 

 

 

그렇게 한시간 남짓, 달려가서 드디어 벌링갭 도착!

 

 

 

날씨가 궂을까봐 걱정했는데 나의 여행신은 이번에도 좋은 날씨를 선사해주었다. 다만, 너무 좋아서 살짝 탈이었달까 (그래도 비오고 바람부는 것보단 훨씬 낫지!)

 

 

 

무사히 도착했다는 게 너무 기뻐서 굳이 한장 또 찍은 벌링갭&세븐시스터즈 표지판.

 

 

 

기대감 가득...ㅎㅎ

 

 

 

누군가 윈도우 기본 배경화면을 이 곳에서 찍은 것 같다고 했지. 동감..^^

 

 

 

드디어,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세븐시스터즈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저 집엔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바닷가로 내려가봤음. 이곳 해변가는 모래사장이 아니라 자갈밭이라 좀 독특.

한가로운 일요일의 바닷가. 아름다운 풍경...

 

 

 

 

 

 

여유있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 부러워라...

난 갈길이 바쁜 여행자ㅎㅎ

 

 

 

해변가를 따라 좀 걷다가,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다시 윗쪽으로 올라왔다. 이곳에서 몇년간 잠잠했던 햇볕 알러지가 도져서 여행 내내 고생..ㅠㅠ

 

 

 

햇볕이 뜨겁지만,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언덕도 올라가봐야지 싶어 뾸뾸뾸

 

 

 

 

 

 

세븐시스터즈에서 놀라웠던 건, 발 한번만 잘못 내딛으면 그대로 즉사인 낭떠러지인데도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거. 이렇게 표지판만 몇 개... 우리나라에선 불가능한 모습일듯..ㅋ

 

 

 

햇볕 알러지를 선사했지만, 천국같이 아름다웠던 세븐시스터즈!

 

 

 

이 바다를 건너편 프랑스가 나오겠지? 괜히 두근두근.

배 타고 도버해협 건너며 바라보는 이 하얀 절벽이 그렇게 멋지다고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오려나..

 

 

 

풍경이 너무 멋져서 계속 사진을 찍고 찍고 또 찍었다.

엄청나게 덥고 햇살이 뜨거웠는데, 이 날씨에도 세븐시스터즈 언덕을 트래킹하는 분들이 있었다. 존경스러워라!

 

 

 

세븐시스터즈에 가면 흰돌 주워서 자기 이름 만들고 오는 게 유행이던데, 너무 힘들어서 차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남이 만들어놓은 것만 사진 찍음..ㅎㅎ

 

 

 

혼자 여행다니는 게 많이 외롭진 않지만, 역시 멋진 풍경을 혼자만 보는 건 좀 아쉬운 일이긴 하다. 가족들 그리고 소중한 지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다시 사진작가모드 발동. 육지의 끝에서 자라나는 식물들 막 이런 컨셉으로 절벽 끝에 쭈구리고 앉아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이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 왠지 유화느낌ㅎㅎ

 

 

 

이 곳을 떠나고 싶진 않은데, 햇살은 너무 뜨겁고, 별달리 할일은 없고;; 살짝 고민하다가

 

 

 

일단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애플 & 바질 소르베

그런데 아이스크림 먹다가 문득 저 멀리 버스 정류장을 봤더니 1시간에 1대 있다는 버스가 섰다가 출발해버림

살짝 멘붕;;;

정줄 놓은 채로 기념품가게를 구경. 몇몇 소박한 장식품과 퍼지를 사려다 말았는데 조금 아쉽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하고 점심도 먹고 가기로 함

분위기는 좋아보이지만 사실 가게 안도 햇볕이 뜨겁고 굉장히 더웠음

 

 

 

연어 피쉬케익. 생각보다 별로 맛은 없었다. 아까 아이스크림도 썩 맛있진 않았던 게, 이 식당이 원래 별로 맛이 없는 것 같다. 소스를 찍으면 그럭저럭 맛있었지만 그냥 보기에도 칼로리가 무시무시해보여서, 차마 소스를 다 먹을 수는 없었다ㅋ

 

 

 

풍경은 천국처럼 아름답지만, 햇살이 너무 따갑고 몸은 지치고...

원래는 비치헤드도 들렸다 브라이튼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한시간에 한대 있는 버스 시간을 못맞추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브라이튼으로 바로 돌아가기로 결정. 당일 여행은 여러가지로 제약이 많아 아쉽다.

 

 

 

버스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 역시나 아름답다

 

 

 

여기서 보트타면 정말 근사할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지나치는 동네 풍경도 아기자기하니 참 예뻤다.

 

 

 

이 곳은 가급적이면 차로, 1박2일 이상 와야할 것 같음.

버스로 다니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중간에 내려서 구경하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

 

 

 

아름다운 창 밖 풍경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간도 후딱.. 브라이튼 시내 가기 5분전쯤? 이 곳도 정말 아름다웠던 장소들 중 하나. 차 타고 지나치기엔 참 아쉬웠다..

 

* 13x를 타고 비교적 편하게 세븐시스터즈에 다녀왔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적어도 1시간 정도는 걷는 코스, 또는 체력이 허락한다면 4시간 풀코스로 걷는 코스도 다녀오고 싶다. 벌링갭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한 지점에서만 세븐시스터즈를 즐기다보니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좀 단조롭다고 해야 하나... 다양한 세븐시스터즈의 모습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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