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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어제 병원에 다녀오다가 꽃을 샀다. 바깥에 진열된 꽃들이 예뻐서 잠시 바라봤는데, 꽃집 사장님이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영업하시는 바람에 얼결에 카네이션을 샀다. 1대에 2천원, 총 6천원. 내 손으로 집에 놓을 꽃을 사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고등학교 때 학교 앞에 가끔씩 오던 꽃트럭에서 안개꽃이나 노란 프리지아를 산 게 마지막이지 싶다. 꽃은 정말 예쁘지만, 꽃이 시드는 게 싫고, 시든 꽃을 버리는 것도 싫어서, 꽃 선물을 받을때마다 즐거움과 난감함이 교차하곤 한다. 남자친구에게 받은 꽃다발 버리기 싫어서 여기저기 달아놓고 말렸다가 벌레가 번식했을 때의 충격이란. 예전에, 아마도 거의 10년 전쯤에, 누군가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꽃을 사다가 호텔방에 꽃아놓는 거라는 글을 읽고 ..
메구로의 프린세스 가든 호텔에 가방을 던져놓...지는 않고 얌전히 잘 맡긴 후, 우리는 나카메구로 강의 벚꽃을 향해 길을 나섰다. 프린세스 가든 호텔에는 벚꽃 나무가 몇 그루 있었는데, 우리는 워낙 소박한 사람들이라(ㅋㅋ) 이 몇 그루의 벚꽃 나무만으로도 이미 즐거워했다. 구글맵으로 나카메구로까지의 대략의 방향만 잡고, 한적한 토요일 오전의 도쿄 골목길을 발길 내키는대로 걸었다.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 작은 공원의 근사한 벚꽃 나무도 만나가며 10여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나카메구로 가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풍경이 어찌나 반가웠는지^^(사실 내 친구는 메구로의 골목길을 걷고 있는 동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저으기 불안했던 눈치로, 신기하게 잘 찾아왔다며 기뻐했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토로했듯 정말..
봄기운이 완연한 일요일팬케익에 딸기랑 바나나를 올려 라떼와 같이 먹었다.근데 사실은 딸기랑 바나나를 우유와 함께 갈아먹으려고 대충 막 썰었다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팬케익 위에 올려놨기 때문에바나나&딸기 모양이 완전 제멋대로임ㅋㅋ 이렇게 팬케익 위에 올리고 사진까지 찍게 될 줄 알았으면 예쁘고 얌전하게 썰었을텐데ㅋㅋㅋㅋ 그래도 맛은 완전 좋았음^^(따끈한 팬케이크 위에 맛있는 과일을 올리고 시럽까지 뿌렸는데 맛이 없을수가 없음...^^;;) 일요일 브런치 시간의 BGM은 캐나다의 젊은 피아니스트 Jan Lisiecki가 연주하는파데레프스키, 바흐, 그리고 쇼팽(근데 폴란드 혈통인 Jan Lisiecki의 이름 발음이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얀 리치에츠키로 굳어진 것 같은데 내 귀엔 얀 리쉐츠키로 들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