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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짱당고와 마돈나당고 본문
▷ 마츠야마 오리지널 당고, 봇짱 당고
▷ 귀여운 상술의 결정판, 마돈나 당고
마츠야마 도고온천에 가면 한번쯤은 꼭 사먹게 되는 간식거리가 있으니... 이른바 "봇짱당고"로 유명한 마츠야마 특산 삼색 당고. 첫번째 사진이 오리지널 마츠야마 당고인 봇짱 당고이고, 두번째 사진은 마돈나 당고이다.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먹는 당고가 대개 토핑과 소스의 차이는 있되 기본적으로 쫀득하고 탄탄한 떡인 것과 달리, 마츠야마의 봇짱당고는 "떡" 대신 "소"를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늘상 먹던 당고를 생각하고 베어물었더니 입에서 부드럽게 녹는 달콤한 맛이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끝에는 쫄깃한 식감도 느껴진다.
이 마츠야마 당고의 별명이 봇짱(도련님) 당고가 된 것은,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서 주인공 도련님(봇짱)이 온천을 마치고 당고를 사먹었다가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묘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나온 두번째 사진의 "마돈나 당고"는 상당히 억지스럽기 그지없다. "마돈나"는 소설 속에서 제 목소리 한번 드러낸 적 없는 매우 피상적인 여성 캐릭터로 심지어 비중조차 거의 없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일한 젋은 여자라 그런지 마츠야마 관광지에서는 히로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원작 소설을 생각해보면 봇짱 당고에 대응하는 마돈나 당고라니, 참으로 얼척이 없는 상품인데, 한입 먹어보는 순간 "아 맛있네!!!"라고 감탄해버렸다. 맛있으면 됐지 원작이 뭐 그리 중요한가. 난 맛난 걸 먹으면 바보가 되나봄. 그래서 내가 다이어트에도 번번히 실패하지.
마돈나 당고는 딸기, 바닐라, 커피 세가지 맛을 구현한 당고라고 하는데 나는 특히 딸기 당고 부분이 맛있었다. 내 입맛-진성 초딩입맛에 때때로 다소 괴악한 면모가 있는-기준으로는 오리지널 봇짱 당고보다 심지어 이 쪽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 입맛엔 어떨지 모르겠다.
다음에 마츠야마에 또 가면, 그때는 당고를 좀 더 많이 사먹고 와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이런 사소한 데 결심을 낭비하는 것이 나의 단점이려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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