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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잡담 - 사는 낙이 없는 날들의 음악들 * 여행여행 본문

Trivia : 일상의 조각들

잡담 - 사는 낙이 없는 날들의 음악들 * 여행여행

mooncake 2017. 1. 21. 23:15

허리디스크 악화로 점심, 저녁 약속 없이 지낸 한달.

여행 계획 없이 지낸 한달.
아무것도 한 것 없는 한달.
요즘 나의 삶은 핵노잼.


여행이 너무 고프지만 당장 떠날 수 없어서일까, 여행 다니던 나날들이 마치 오래된 꿈처럼 느껴진다. 지난 여행기라도 쓰며 마음을 달래보고 싶은데 그것도 여의치 않고, 또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검색해보기도 했지만 비행기만 편히 타고 간다고 여행의 힘겨움이 전부 해결되는 건 아니니... (물론 어마무시한 가격에도 깨갱)


그 와중에 연말정산을 회사 시스템으로 돌려봤더니 직장생활 중 처음으로 돈을 뱉어내게 생겼다. 흥칫뿡.

원래도 세금 내는 게 좋진 않았지만 요즘같이 정부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 심각한 때엔 세금 내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

아무튼 참 사는 낙이 없는 요즘이다.
이렇게 힘들게 전전긍긍하며 사느니 그냥 확 회사를 쉬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몇번씩 치솟지만

다른 한편으론 건강하고 컨디션 좋을때 쉬면서 신나게 놀러다녀야지,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을때 쉬어버리면 너무 허무할 것도 같아 망설여지고...


그런 날들에 위안이 되어주는 것은 좋은 음악들이다.


1. Roberta Sá - Água Da Minha Sede


브라질 삼바뮤지션 Zeca Pagodinho의 새 음반 Quintal do Pagodinho 3에 수록된 로베르따 싸의 노래.

이 곡의 모든 것이 다 너무 좋다.

도입부의 플룻 연주를 비롯한 악기 연주들, 로베르따 싸의 목소리(시원하면서도 따듯한 것이!! 꼭 남국의 바닷바람 같은 목소리다), 코러스, 이 근사한 브라질 삼바 사운드. 어우어우!

멋진 브라질 음악을 들을때마다 포르투갈어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요즘 하도 공부를 안해서 다 까먹고 있지만서도;;;)

브라질과 포르투갈어에 대한 뽕이 차오른다ㅎㅎ


2. Chopin Etude Op.25 No.9 "Butterfly" by 11 pianists


친절하게도 11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쇼팽 에뛰드 나비를 모아놓았다.

어느 연주가 가장 좋은지 댓글에서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지만 글쎄 뭐 굳이 골라야 하나 다 좋은 걸.

그래도 반드시 하나 고르라면 팬심에서 얀 리시에츠키를 찝어본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연주를 고르라면 역시 9번째, 치프라의 연주가 아닐까.

어찌나 파워가 넘치는지, 듣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졌다ㅎㅎ 


3. Liszt Etude "Un Sospiro" by Jan Lisiecki 

위에서 얀 리시에츠키 얘기가 나온 김에 퍼온, 꼬꼬마 시절의 얀 리시에츠키가 연주하는 리스트 에뛰드 "탄식"

귀여운데 연주는 참 아릅답고... 귀엽고... 신통하고... 귀엽고... 저 꼬마가 얼마나 잘 자랐는지 생각하면 참 고맙고...^^

4. Carl Reinecke - Piano Concerto No. 3 (1877)


카를 라이네케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이 멋진 곡이 그리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일.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아직도 들을 곡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물론 연주자들이 연주를 해줘야겠지만;; 



그리고, 오랜만에 예전에 찍은 네츄라 클래시카 사진들을 보면서, 새삼스럽게도 역시 나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거니와 또 여행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총집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여행엔 여독이나 장거리 비행, 무거운 짐처럼 싫은 부분들도 많지만;;)

여행을 떠나 새롭고 멋진 풍경들을 보며 사진을 찍고, 맛난 음식을 먹고, 근사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공연을 보고, 찻잔과 미니어쳐, 장난감 등등의 쇼핑을 실컷 하고, 다양한 외국어를 접하고,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말 그대로 여행은 내 취미와 취향의 결정판이자 완결판.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서 다시 여행을 실컷 다녀야겠다^^




1월 22일 추가)


*

몇편 되지 않는 지난 여행기를 읽다보면 당시에 얼마나 즐거웠는지, 또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떠오르면서 마구마구 여행뽕이 차오르지만, 현실의 벽은 참 높다. 인사고과나, 사내평판, 비즈니스석 항공권의 비싼 가격, 건강 상태 등이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어찌됐건 올해 루마니아나, 이탈리아 풀리아 또는 그리스 로도스섬 중 한 곳은 꼭 가고 싶은데...


*

내가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옛 회사 동기를 보니 새삼 울적해졌다. 어차피 몇년간 우연히 같은 회사를 다녔을 뿐 그 친구와 나는 시작점이 달랐는데, 이런 우울감이야말로 부질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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