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일상잡담-노잼주의,두서없음주의 본문
정돈되지 않은 의식의 흐름.
일기는 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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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블로그를 쉰 지 2주가 넘었다.
어마무시하게 바빴다거나 몸이 크게 안좋았던 것은 아닌데, 뭔가 귀찮기도 하고 환경이 잘 받쳐주지 않았다. 허리디스크가 도진 뒤로 집에선 pc앞에 잘 앉질 않고, 랜섬웨어 방어 때문인지 회사에선 티스토리 로그인이 막혔고-물론 월급도둑질 하는 건 아니고 야근 중 잠시 쉬다가, 내지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등등. 이거 왠지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느낌이지만ㅋㅋ-, 또 최근 자주 그래왔듯이 폰으로 “대충” “휘리릭” 무성의한 포스팅을 양산하는 것도 지쳤고.
그래도 그냥 이렇게, 마음 내킬땐 글을 쓰고, 안내키면 밀리든 말든 냅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밀린 여행기로 치자면 한도끝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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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현재까지 회사에 말을 하고 공식적으로 여행을 다녀온 건 작년 여름휴가 1번 뿐이고, 황금연휴 여행광풍시즌에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출근을 했기 때문에 “Mooncake씨는 여행 계획 없어? 젊을 때 여행 많이 다녀야지”라는 말을 듣기에 이르렀다. 하하하하하하... 왜 눈물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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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워낙 싫어하다보니까 연중 가장 컨디션이 좋을때가 4~6월인데, 이 멋진 계절을 매우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다. 원래도 머리만 의욕이 넘치고 몸은 게을렀지만, 요즘은 머리도 같이 게을러졌다. 게으르게 살다보니 남은 건 후회 뿐인데, 머리까지 게을러지면 어쩌자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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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오래 살았는데도 이런 상태일땐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내버려두는 게 나을지” 아니면 “일부러 활기차게 살도록 노력하는게 나을지” 여전히 전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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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딩 베프가 우리 회사에 입사했다. 현재 그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라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이런저런 회사의 단점을 생각할 때 친구와 같은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는 기쁜 마음 반, 안타까운 마음 반.
어차피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게 아니고 업무 분야도 완전히 달라 입사 전,후로 딱히 달라질 것도 없지만 그래도 베프가 같은 회사에 다닌다는 건 꽤 든든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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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ARDO DESCALZO의 공연을 보러갈까 하고 연주곡 리스트를 찾아봤는데, 첫 곡부터 멘붕. 브라질 작곡가인 Michelle Agnes의 Mobile. 피아노를 이렇게 다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깜놀함. 역시 현대곡은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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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밤 내 방에 정체 불명의 벌레가 출몰한 뒤 계속 잠을 설쳐서(...) 수면부족으로 힘들다. 남들은 마당 있는 단독주택에 산다며 부러워하지만(근데 단독도 단독 나름아닌가ㅋ) , 이럴땐 정말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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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팜빌 트로픽 이스케이프 홀릭 모드. 나름의 현실도피였던 것 같다. 에메랄드빛 바다, 오버워터 방갈로,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들, 열대의 느긋한 정취를 한껏 느끼...는 것까진 좋았는데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게임 속에서도 죽어라 노가다 중. 농작물 수확해야지, 주스바와 레스토랑에서 음식 만들어야지, 손님한테 만든 음식 배달해야지, 아니 대체 내가 왜 여가시간에도 일을 하고 있냐는... 이런 종류의 게임이 전부 다 그렇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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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사 후배가 카톡으로 뜬금없이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덕력 가득한 계정을 보고 뭔가 좀 당황스러웠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 같은 느낌?
하기야 나도 내 블로그를 현실의 주변인들에게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간혹 내 여행사진이 보고 싶다고, 혹시 블로그나 SNS 안하냐고 물어보는 회사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기 뭐해 몇번 알려주기도 했는데, 블로그엔 여행기만 있는 게 아니다보니... 혹시 그들도 내 블로그를 보며 비슷하게 당혹스러운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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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분이 독일캔디를 주셨는데 Wildkirsch를 보고 순간 Wild와 Wald가 헷갈렸다... (“야생”체리인지 “숲”체리인지ㅋㅋ) 아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사람들한테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라틴어 배웠다고 소문은 다 내놨는데 나날이 퇴보하는 나의 언어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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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못가니 점점 더 마음이 메말라가는 느낌이라, 대한항공 마일리지 항공권 발권을 알아봤는데 9월엔 의외로 꽤 표가 남아 있다. 심지어 7~8월도 표가 있기는 한데, 미주/유럽 비즈니스(프레스티지석) 기준, 성수기인 7~8월은 185,000마일리지고 9월은 125,000마일리지로 현격한 차이가 나서, 가게 된다면 역시 9월이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행선지가 문제인데,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유럽도시는 너무 한정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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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출근길, 우연히 책상 위 책꽃이에 눈이 갔는데 5년전 드레스덴에서 사온 엽서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엽서를 담아준 포장지엔 Karl Valentine의 Kunst ist schön, macht aber viel Arbeit 라는 문구가 쓰여 있어서, 아, 이때는 독일어를 배우기 전이라 이 쉬운 문장도 무슨 뜻인지 몰랐구나,라는 생각을 생각을 하고, 또 엽서 한 장 한 장을 넘겨보는 사이 드레스덴의 추억이 생생히 떠올라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Carl Gustav Carus의 Frau auf den Söller 엽서는 처음 보는 양 새로워,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달랠겸 회사 책상 앞에 붙여놓을까 하다 출근길 가방 속에서 구겨질 것 같아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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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중앙역 폭발, 그리고 작년 브뤼셀 공항 테러 사건을 생각하면 참 슬퍼진다. 아니, 벨기에 뿐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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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나 저러나 나의 요즘 삶은 핵노잼. 그리고 걱정거리 가득. 의욕 없음. 또한, 정말 지쳤다는 느낌. 이러다가도 또 어떻게 버텨내고는 있지만. 기적이 생겨주었으면 좋겠다. 이번 한번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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