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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via : 일상의 조각들

일상잡담

mooncake 2019. 8. 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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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전에 누가 백수가 더 바쁘다고 하면, 그냥 웃기려고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백수가 된 다음이 더 바쁘다. 하하;; 손목 문제도 있지만 아무튼 바빠서 생각만큼 블로그를 자주 할 수 없다. 회사 다닐 때는 회사가 바빠서 블로그를 못하고, 백수 일때는 백수가 더 바빠서 블로그를 못하고, 핑계가 참 많다ㅎㅎ

_나는 미니멀 라이프 낙제생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관련 자료를 탐독해도 아직도 물건이 너무 많다. 옷이랑 책 버리기가 쉬운건 아닌데, 수집한 물건들(찻잔/그릇/음반/장난감/피규어/미니어쳐/인형/문구류-펜 만년필 스티커 편지지 엽서 다꾸용품 그외 많은 것들/비즈공예 재료/귀걸이,반지/향수/여행기념품/수집 범위에 속하는 책과 만화책/장식품/좋아하던 연예인 관련 굿즈 등등등)을 버리는 것 보다는 그나마 옷이랑 가방이랑 책이랑 화장품 버리는 게 쉬운 슬픈 현실. 의지를 다지기 위해 미니멀라이프 카페에 들어가면 내가 어찌나 한심한지... (근데 따지고 보면 시작점이 달라서 그렇지 나도 꽤 버리긴 했다 ㅠㅠㅠㅠ)

_요즘 물건 정리 하면서 느끼는 건데 나는 정말 덕후 기질과 수집벽은 타고 태어났다. 그리고 새삼 알게 된 점은, (1) 이렇게 많은 물건을 쌓아두고 살 수 있게 해준 우리 엄마 아빠는 정말 관대한 사람. ​내 자식이 이렇게 방방마다 짐을 늘어놓고 살았다면 난 내쫒았을겨. 효도하자. (2) ​내가 돈이 많지 않은 이유를 깨달음. 내가 사놓은 물건들을 보니까 그래도 자산이 남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ㅋㅋㅋㅋ 비록 낭비는 했으나 나머지 돈으로는 나름 재테크를 잘 했나봄^^ (자랑이다 ㅉㅉ) (3) 장르를 막론하고 왜 이렇게 처음 보는 것 같은 물건이 많은지... 그리고 한번도 쓰지도 않았는데 시간의 흐름과 한국의 극심한 온도 변화 탓인지 망가진 물건도 있다. 이래서 사람은 자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만큼만 물건을 가져야 한다고 하나보다. 내가 물건을 줄이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점점 더 물건은 많아지고 시간은 없고 체력은 줄어드는데 언제까지 물건 더미에 파묻혀 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_물론 나는 꼭 미니멀리즘이 좋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애초에 내 성향 자체는 맥시멀리스트이고 다만 스스로 감당이 안되서 물건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력이 되어서 혹은 아예 사람을 고용해서 물건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 맥시멀리스트로 사는 사람들은 정말 부럽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미니멀리스트들만 있었다면 지금까지 남아있는 역사적 유물과 사료는 매우 매우 작았을 걸? ㅋㅋ 지금까지 이 정도로 귀한 옛날 물건이 남아 있는 것은 다 우리 같이 “못 버리는” 맥시멀리스트 덕이다.

_그냥 평온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그런 나를 방해하는 일이 자꾸 생긴다. 누가 그랬지, 삶이란 폭우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폭우 속에서 춤을 추는 방법을 배우는 거라고. 원래 인생이 그런 거려니 싶어도, 귀찮고 피곤한 일들은 딱 질색이다. 제발 큰 어려움 없이, 큰 부담 없이 잘 해결 됐으면 좋겠다. 이미 포화상태라구요ㅠㅠ
무슨 일인지 구체적으로 쓸 수는 없지만 몇달동안 한푼두푼 아껴온 게 허무할 정도로 돈 나갈 일이 생겼다. 심지어 지금 백수인데 말이야. 근데 이상하게 돈을 열심히 아끼다 보면 어이없게 돈이 펑펑 새나가는 일이 꼭 생긴다. (내가 늘 낭비만 한 건 아님ㅋㅋ 근데 돈만 아끼려고 하면 뭔가 허탈하게 큰 돈 나가는 일이 생김;;) 난 돈을 안 아끼고 사는 게 정답일까?

요즘 물건정리하다가 외국 여행에서 사온 물건들을 보면 정말이지 그때가 너무너무너무 그리워진다. 여행을 하던 순간만큼은 지금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겪지 않고 있던 시간들이니까...

_짧으면 두 달, 길어도 5개월 안에는 회사로 돌아가야 되는데 돈을 생각하면 회사에 다녀야 되지만... 다닐 수 밖에 없지만... 한달동안 쉬다보니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회사를 어떻게 다녔나 싶다. 끔찍한 생활이었다. 정말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근데 누가 월급은 줬음 좋겠다ㅎㅎㅎㅎ
(진작에 낭비 좀 덜 했으면 회사에 천천히 돌아가도 되고 좋았을텐데ㅠㅠ)

_작년 여름은 너무 더워서 차마 여름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아직 무더위 초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올여름 정도면 쾌적한 여름이 아닌가 싶다. 좀 덥기는 하지만 공기도 좋고 하늘도 맑고 밝은 햇살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2018년 여름처럼 과도한 무더위만 아니라면 역시 여름은 나의 최애 계절이다.

<8.5 추가>
_오늘 주식시장 정말 말잇못...
마음이 복잡 심란하다.
설마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진 않겠지.

_몇년전에 오디오를 폐기처분하고, 며칠 뒤에서야 오디오 씨디 플레이어에서 씨디를 꺼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라 엄청 찝찝해했는데.....
오늘에서야 그 씨디가 영화 화양연화 ost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아끼던 음반인데... 이미 한참전에 잃어버린 물건인데도 왜 이렇게 속상하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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