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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역 카페 시루모락 디저트스튜디오 & 카페 본문

먹고 다닌 기록

합정역 카페 시루모락 디저트스튜디오 & 카페

mooncake 2021. 6. 28. 21:00

합정 카페 시루모락.
이름이 독특하다 싶었는데, 떡으로 만든 디저트를 파는 카페였다. 시루에서 갓 쪄낸 떡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아마도 그런 느낌인 듯 :)

배부르게 밥 먹고 간 곳이라 디저트를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음료만 마시긴 아쉬웠던지 친구가 와플와쑥을 골랐다. 나는 앙금플라워컵케이크나 무지개구름설기가 예뻐 보여서, 밥 안먹고 갔으면 같이 주문했을 듯ㅎㅎ

와플와쑥.
쑥떡 와플에 아이스크림과 인절미, 아몬드 토핑.
근데 여러명이 예쁘게 나눠 먹기는 좀 어려운 메뉴였다. 떡 특성 상 잘 안썰어지는 와플에, 더운 날씨 탓에 금방 줄줄이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 ㅠ.ㅜ
나는 쑥 와플 본체는 포기하고 아이스크림이랑 인절미만 먹었는데 그래도 맛있긴 했음.

수박 주스, 팥절미 스무디, 보석 라떼.

내가 고른 건 보석라떼였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름만 보고 예쁜 비주얼을 기대하고 주문한 메뉴였다. 그래서 음료가 나왔을 땐 라떼+아이스크림 위에 보석 젤리 몇 알 올라간 모습에 다소 실망했지만, 마셔보니 참 맛있어서 잘 골랐다고 생각했다. 아이스라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흔한 메뉴이지만 간을 잘 맞췄다고 해야 하나 (커피에 쓰기는 이상한 표현인데 실제로 그러함ㅎㅎ) 암튼 강추!

시루모락.
노랑색이 참 예쁜, 깔끔한 카페였다.

그리고 피카츄~💛💛💛

실외 테라스도 있음. 담에 또 가게 되면 그땐 쑥비엔나와 앙금플라워컵케익을 먹어봐야지 :)

+) “시루”가 들어간 카페 이름 덕에 옛날 생각이 났다. 오래전 어린 시절엔 할머니가 직접 시루에 시루떡을 쪄주셨더랬는데, 나는 시루팥떡 자체는 안좋아라했지만 할머니와 함께 한 추억들은 굉장히 그립다. 재작년 짐을 정리할 때 지하실에 시루가 사이즈 별로 5~6개쯤 있었는데 아주 아주 작은 시루 하나만 챙기고 나머지는 전부 버려야만 했다. 그때 조금만 더 마음에 여유가 있었어도 일반 사이즈 시루 하나 정도는 더 보관했다가 시크한 현대미술 오브제처럼 거실에 장식해도 좋았을 텐데.
할머니가 생일날 만들어주셨던 수수팥떡도 그립다. 아이기 열살이 될 때까지 생일날 수수팥떡을 만들어주면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어서, 할머니도 내가 열살이 될 때까지 꼬박 수수팥경단을 만들어 삼각형 모양으로 예쁘게 쌓아 생일상에 올려주시곤 했다. 팥을 안좋아했던 나는 케익이 더 맛있긴 했지만ㅎ 그래도 할머니의 애정이 담뿍 느껴지던 수수팥떡이 참 좋았다. 이 글을 쓰면서 엄마에게 수수팥떡을 만들어 주면 안되냐고 슬쩍 물어봤지만 그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건 줄 아냐며 거절당했다. 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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