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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돌아다니기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써보쟈

mooncake 2023. 2. 21. 22:30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제법 갖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기간 내내 숙제가 밀린 기분이었을 거다. 원래도 마일리지로 프레스티지/퍼스트 클래스 티켓을 발권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였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더더욱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나는 총 25만 정도의 마일리지를 보유 중인데 이 중 올해 6월에 소멸예정인 마일리지도 있고, 4월부터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도 예정되어 있어서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미주와 유럽, 온갖 곳에 대기 예약표를 걸어 두었는데…


(1) 처음 대기가 풀린 건 5월 인천-암스테르담 프레스티지석. 하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 편이 풀리지 않아 망설이는 사이 구매 기간이 지나버렸다. 만약 이걸 발권했으면 돌아오는 편은 사우디아 항공의 프랑크푸르트-인천 편을 편도로 끊었을 것 같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여자 혼자 돌아다닐 수도 없을 뿐더러 여자 혼자일 때는 아예 입국 비자조차 나오지 않는 나라인데, 경유로나마 땅에 발을 디뎌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함
(2) 인천-암스테르담을 고민 중일 때 5월 인천-비엔나 프레스티지석도 대기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편은 나오지 않았다. 비엔나에 가기로 했다면 돌아오는 편은 부다페스트-인천을 폴란드 항공 직항 편도로 끊었을 거다. 비엔나,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는 예전에도 가려다 못간 코스여서 마음이 좀 설레이려던 찰나였는데,


(3) 5월 인천-뉴욕 프레스티지석도 좌석이 확보됐다. 이때만 해도 미국에 갈 생각은 별로 없었다. 뉴욕은 호텔도 너무 비싸고,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편도 비행편은 유럽발 편도 비행편에 비해 훨씬 비싼데다가 시간도 오래 걸려 강행군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4)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 과정을 거치는 와중에 4월, 워싱턴으로 들어가는 퍼스트클래스 마일리지 좌석이 확보되었다. 지금까지는 전부 프레스티지석만 풀렸는데, 퍼스트클래스는 처음이었다. 기종도 보잉777이라 코스모 스위트 2.0이 설치된, 현재 국적기 퍼스트클래스 중에서는 제일 좋은 좌석이다. 내 돈으로 사려면 왕복 1,300만원 가량을 내야 하는데, 마일리지 정책 개편 전에는 편도 8만 마일로 탈 수 있다. 앞으로도 내 돈 내고 퍼스트클래스 탈 일은 없을 듯 하고, 점점 퍼스트클래스 운영 기체가 줄어 들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타봐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잉777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인 코스모 스위트 2.0



(5) 주변에서도 대부분 여행지가 뭐가 중요해 (응?) 비행기 타러 갔다와 (응?) 이라고 말하는 중이고 나도 퍼스트클래스 비행기 체험에 상당히 솔깃해하는 중 ㅋㅋ


(6) 하지만 문제가 있다.
- 나는 지금 모종의 사유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라 현금이 별로 없는데 뉴욕은 호텔이며 교통편이며 식사까지 너무 비싸다는 것ㅠㅠ
예전에 핀란드 갈때도 비즈니스석 타고 갔다가 헬싱키에서 핵 후진 호텔에서 잔 적 있는데 좀 우울했다ㅋㅋ(3성급 치고도 유난히 그 호텔이 후졌다) 퍼스트 타고 가면 그래도 좀 좋은 호텔에서 자고 비싼 레스토랑도 가고 그래야 급이 맞는데, 현재로썬 비행기만 좋고 나머지는 거지처럼 지내야 할 상황 + 거지처럼 지내도 여전히 뉴욕은 비싸다는 사실 ㅎㅎ

- 워싱턴에 갈거면 3월말 4월초에 벚꽃을 보거나 아님 아예 체리철에 가서 체리를 실컷 먹고 오면 좋을텐데 좌석이 확보된 4월 중순은 이도 저도 아니라는 점

- 또 지금 제일 고민되는 건
워싱턴 in 뉴욕 out을 할지, 워싱턴in-뉴욕-보스턴out을 할지. 기간이 길지 않고 짐싸들고 호텔 옮기는 걸 워낙 싫어해서 워싱턴in 뉴욕out이 더 깔끔할 것 같긴 한데,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는 같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이라도 뉴욕과 보스턴 항공편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뉴욕발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프레스티지 슬리퍼



보스턴발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프레스티지 스위트


같은 프레스티지석임에도 불구하고 프레스티지 슬리퍼랑 프레스티지 스위트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혼자 타는 경우에는 프레스티지 스위트 쪽이 훨씬 편하다. 워낙 비행시간이 기니까 (무려 15시간 40분ㅠ) 보스턴 구경도 좀 하고, 좀 더 편한 좌석으로 타고 오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 중. 아니 근데 왜 보스턴은 뉴욕보다 호텔이 더 비싼 겁니까…


조금 다른 얘기로, 좌석 배치도 보다가 좀 슬퍼졌음. 이번에야 퍼스트니 프레스티지니 하고 있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이코노미를 타고 다녔던 사람으로써, 퍼스트 / 프레스티지 / 이코노미의 엄청난 좌석 사이즈 차이를 보니 왠지 눈물이 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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