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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mooncake 2023. 4. 19. 23:00

도쿄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에 다녀왔다.

상설전시A는 400엔, 상설전시A+B는 700엔, 기획전까지 보려면 1,000엔인데 400엔짜리를 택하자 직원분이 거기는 레플리카 위주의 전시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라고 답했는데, 진짜 시간이 없는 탓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봐도 모릅니댜(…) 미술관에서 허접한 복제품을 걸어놓을리도 없고 말입니다.

많은 양의 전시를 한번에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전날 갔던 네즈 미술관이나,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정도의 규모가 나에게 딱인 것 같다.






호쿠사이는 워낙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른 바 “왜색”, 일본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던 탓이 큰 것 같다. (너 맨날 일본 여행 가고 일본 물건 좋아하고 일본 음악도 많이 듣던데 무슨 소리냐? 할 수도 있는데 정말입니다. 일빠 아니에요. 역사적 이슈는 항상 마음에 걸리는 문제이고 일본에 여행 와서 과거 우리보다 앞서나간 일본 문화의 잔재 - 예를 들면 커피나 재즈 -를 즐기다가도 울컥할 때도 많습니다. 항상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여튼 호쿠사이는 새삼,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진부한 표현인데 이 보다 잘 맞는 표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음ㅋㅋ 이번 기회로 그의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다음번엔 상설전시 B까지 보면 좋을 듯.





전시관에는 대략 호쿠사이의 제자가 그림으로 남겨놓은 84세 즈음의 호쿠사이와 그의 딸 오에이의 모습이 구현되어 있었는데, 노년에도 호쿠사이는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스스로도 그림에 환장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던데 진짜 그림에 미친 게 아니고서야 그 많은 작품들을 설명할 방법이 없을 듯.






호쿠사이 미술관에는 인상적인 작품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New Year's Day at the Ōgiya Brothel, Yoshiwara라는 그림을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어찌나 그 묘사가 생생한지.. 마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본 소설이나 만화에서 그림 속에 들어가버린 사람 이야기가 자주 나오더라니!! 혹시 이런 느낌 때문이었던 걸까?ㅎㅎ

가까운 거리에 비해 살짝 애매한 교통 때문에 갈까말까 한참 고민하다 갔는데 다녀오길 잘한 것 같다 :)




+) 이 글을 쓰고 있는 밤 10:49
아직도 공항철도 타고 가는 중인데 내일 출근해야 하다니 안믿긴다 진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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