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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2. 후쿠오카 급여행 - 마티나 라운지, 텐진 지하상가, 로프트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2014.04 Fukuoka

2014.4.12. 후쿠오카 급여행 - 마티나 라운지, 텐진 지하상가, 로프트

mooncake 2014. 4. 20. 18:08

작년 하반기부터 몇번이었는지, 소소하게 가졌던 여행계획이 회사 일정으로 계속 틀어지고...

올해에도 몇번이고 여행을 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계속 기회가 나지 않아 마음 속엔 답답함이 쌓여가고 있었다. 거기에 나날이 업무압박은 거세어지고 특히 부하직원을 농노 다루듯 하는 팀장님의 횡포에 질려가던 차, 울분이 극에 달해버린 어느날, 출발 2일을 앞두고 후쿠오카행 비행기와 호텔을 결제해버렸다. 


아무 준비없이, 혼자, 그것도 초행지인 곳에 여행을 가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하는 고민을 좀 했지만, 가서 별로 하는 게 없더라도 일단 비행기 타고 콧바람이라도 쐬고 싶어!라는 생각에 여행을 강행키로 했다. 


처음 비행기표를 알아볼때는 어차피 몸도 피곤하고 준비할 시간도 촉박하니 토요일날 아침에 여유있게 짐 싸고 출발할 수 있도록 오후 2시 비행기를 타려 하였으나, 막상 결제할때는 워낙 짧은 일정이다보니 첫째날이라도 좀 일찍 현지에 도착해야겠다 싶어 오전 9시 10분 아시아나 비행기로 결정했다. 



4월 12일 새벽 6시 반, 정말 아무 준비없이 짐과 가이드북만 딸랑 들고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 

공항전철을 한대 놓치는 바람에 공항에 도착했을때는 8시가 가까운 시간이었고, 또 아시아나 "웹체크인 전용 카운터"를 찾아 좀 헤매는 바람에 시간은 더욱더 촉박해졌다. 게다가 출국 심사장과 면세점 카운터 역시 사람이 많아서, 간신히 면세품까지 찾고 나니 8시 35분!! 곧 비행기를 탑승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탑승 게이트에서 제일 가까운 마티나 라운지를 찾아가서 아침식사를 폭풍흡입했다. 아마 라운지에 머무른 시간이 10분도 채 안될 듯...;;;


외환크로스마일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인천공항 라운지는 허브라운지, 마티나라운지, 동방항공라운지 세곳인데, 이 중 동방항공라운지 > 마티나라운지 > 허브라운지 순으로 괜찮을 듯. 특히 허브라운지는 기존에 주로 아시아나라운지를 이용했던 탓인지, 이런 곳도 라운지야?하고 당시 문화충격을 받았을 정도로 시설도 안좋고 불친절해서 놀랐던 기억이... 지금은 좀 나아졌을지도 모르지만. 

 


짧은 시간동안 발을 동동동 구르며 비행기 수화물을 부치고 => 출국 심사를 받고 => 면세품을 찾고 => 라운지까지 다녀왔더니 술을 잔뜩 걸친 것 마냥 얼굴이 불콰하고 몸엔 힘이 하나도 없다...;; 어차피 곧 기내식 먹을건데 굳이 그렇게 아침 먹으러 라운지에 들릴 필요가 있었나 싶었지만, 막상 아시아나 샌드위치 기내식을 받아 한입 먹자 "아 잠깐이라도 마티나 라운지 가서 아침 먹길 잘했어"라고 생각함...ㅋㅋ

아니, 도대체 왜, 이런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 맛있게 못만들어요. 왜요. 

그래도 아시아나 승무원 언니들은 정말 친절해서 마음에 듬. 자꾸 나한테 일본어로 말 건것만 빼면. 일본 여행은 정말 많이 갔는데, 이번처럼 모두가 나를 일본인으로 오해한 건 처음이었다. 아니 대체 왜.. 어째서일까나.


그리고 비행기에서 가이드북 읽으면 되지 뭐,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눈 감고 있었다. 왜 일본에 갈땐 외국에 간다는 긴장감이 전혀 생기지 않는 걸까...^^;;



1시간여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그런데... 하필이면 부산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입국 수속이 엄청나게 밀려 있는 상황.



그리고 예약한 호텔 찾아가는 법이 지하철 역 기준으로 설명되어 있어 공항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기로 했는데, 이게 또 굉장히 험난한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이때 이용하는 것이 사진속의 무료 셔틀버스. 그런데, 왠만하면 앉아서 가는 걸 권합니다. 아니 왠만하면 그냥 공항버스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걸 권합니다. 국내선 터미널에 금방 도착할 줄 알고 앉을 자리가 없는 셔틀버스에 올라탔는데 한마디로 아비규환. 사람이 많아 서있기 힘들고, 짐은 여기저기서 밀리고, 무엇보다 셔틀버스 운행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이미 입국심사 떄 한참 서있어서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사람이 꽉꽉 들어찬 버스에서 짐 붙들고 여기저기 치이다보니 오전 12시가 되기 전부터 체력 방전.



한참을 달려 국내선 터미널에 도착. 

날은 흐리고, 기온은 21도. 

비행기를 결제하고 후쿠오카 날씨를 조회해봤더니 토,일,월 삼일 연속 비소식이 있고 기온도 낮길래 걱정했으나 도착한 날은 흐리기만 하고 비는 오지 않았다. 참 다행이었음. 

 


후쿠오카 공항역에서 호텔이 있는 (그리고 후쿠오카 최대의 번화가인) 텐진까지는 다섯 정거장. 요금은 260엔. 사실 내가 이것 때문에 - 비행시간이 짧고 공항과 시내가 가까워서 - 급여행지로 후쿠오카를 택했는데, 그래도 역시 입출국엔 의외로 시간을 잡아 먹는 요소들이 많아서 생각만큼 시간이 짧게 걸리지는 않았다. 



엄청난 길치라서 호텔을 찾아갈땐 언제나 걱정하는데 호텔 아센트 후쿠오카는 한번도 헤매지 않고, 정말 쉽게 찾아갔다. 지하철역에서 3분 거리이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웠다. 사진 왼편에 보이는 것이 호텔 아센트 후쿠오카.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 무렵. 입국심사와 공항셔틀버스에서 엄청나게 지친 탓에 혹시라도 얼리체크인이 되면 잠깐 쉬었다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3시에 오란다. 그래서 큰 짐만 맡기고 길을 나섰다. 



호텔에서 상당히 가까운 텐진 지하상가. 

이번 여행에선 텐진 지하상가에 위치한 "내추럴 키친"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왔다. 내추럴 키친은 생활 잡화, 특히 주방 용품을 메인으로 하는 100엔샵인데, 예쁜 물건이 참 많다. 그래도 그래봤자 100엔샵일 뿐인데 문제는 내가 이곳에 살짝 한(;;)같은 게 맺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 2009년 도쿄 시부야점에 갔을땐 요코하마로 가던 길이라 부담스러워서 몇개밖에 못샀다. 2011년 오사카에 갔을땐 엄마가 피곤해해서 못갔다. 2013년 도쿄에 갔을땐 시간과 일정이 안맞아 못갔다... 그러다보니 정말 별 거 아닌데 번번히 못간 게 괜히 짜증나서, 다시 일본에 가게 되면 그떈 정말 내추럴 키친에서 원없이 쇼핑해오리!라고 다짐했던 것이다. 



내추럴 키친은 왠지 내가 출발한 지점과 멀리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발걸음을 옮겼다. 

갓파 분수가 있는 파르코에 들어가 잠깐 구경하고 



미츠코시 백화점도 들어가서 잠깐 구경한 뒤 목이 말라 망고 쥬스를 사먹었다. 텐진 지하상가의 좋은 점은, 지하상가 그 자체에도 구경할만한 가게가 많이 있지만, 지하상가에서 텐진의 주요 쇼핑센터와 여러 지하철역 및 버스센터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미츠코시 백화점의 포트넘&메이슨. 일본에선 더 비싸겠지라고 생각해서 패스. 



텐진 지카가이를 따라 걷다보면 공원과 연결되는 길도 나온다. 



애타게 찾던 스타벅스가 안보여 미츠코시 백화점에서 망고쥬스를 사먹었는데 그러고 얼마 안돼 짠 나타난 스타벅스. 이번 여행에선 스타벅스와 인연이 없었다. 



스타벅스 건너편에는 "칼디 커피 팜"이 있다. 커피 외에도 다양한 수입 식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매번 이것저것 신나게 구입하곤 하는데 이번엔 곧 내추럴 키친을 들려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구입은 하지 않았다. 손에 들려있는 것은 시음용 커피. 



칼디 커피 팜을 지나 텐진 지하상가 끝까지 왔는데 내추럴 키친이 안보인다. 알고 보니 내추럴 키친은 내가 출발한 쪽에서 가까운, 다른 쪽 끝에 있었던 것이다. 으하하하하하(ㅠ.ㅠ) 그래서 바로 턴!하려고 했는데 로프트가 근방에 있다고 쓰여 있어서 로프트에 들렸다 가기로 함. 

참, 이 여고생 사진은 왜 찍었냐면... 내가 고등학교때 입었던 교복과 똑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밖으로 나가 잠깐 걸으니 로프트 등장. 



제일 꼭대기층(아마 6층) 부터 올라가 일단 만년필과 잉크부터 찾았는데, 원하는 제품은 보이지 않아서, 대신 카쿠노 만년필 하나를 구입했다. 색이 다 이뻐서 어떤 걸로 할지 고민했는데 결국은 연보라색으로 낙점. 



문구류 좋아하는 사람이 오면 참 기쁘고도 괴로울 로프트. 



이제 나이가 들어서 어릴때처럼 문구류 사재기를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무민Moomin 코너.



생각해보면, 내가 요즘 좋아하는 것들이 거의 대부분 다 어릴때부터 쭉~ 좋아해온 것들이다; 안그런 사람도 많겠지만 적어도 나와 비슷한 부류라면, 어릴때 부모가 무심결에 사주거나 주변에 놓아준 것, 또 경험시켜준 것이 평생의 취향이 되는 것이니까, 그만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거구나 싶다. 



미니어쳐 무민하우스. 이건 일본 갈때마다 살까말까 고민한다. 

다음에 다시 한번 더 보이면 그땐 사는 걸로?!!



무민 등장인물 중 하나인 꼬마 미. 일본에선 유난히 꼬마 미가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무민 관련 팬시 상품의 70%는 요 아가씨가 차지하고 있는 듯. 난 약간 얄미운 느낌이 들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ㅋ



요런 파우치들, 하나같이 일러스트가 너무 예쁘지만 막상 사면 쓸일이 없어서 그냥 참고 또 참았다. 



나를 한참 고민시킨 건 이 무민 핸드폰 장식들. 가격은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만원 정도였는데,



퀄리티가 너무 잘 나와서 정말 고민이 많이 됐다. 차라리 피규어를 이 정도 퀄리티로 만들 것이지...ㅠㅠ

그렇지만 핸드폰 장식은 사용하지 않는 걸. 평소에 사용한다 해도 갖고 다니면 어차피 망가지는 거, 이렇게 좋아하는 건 절대 못갖고 다닌다..;;





이 무민 가족 하나라도 살까? 고민했지만 결국 참았다. 



참 마음에 들었던 아이폰 케이스. 그런데 내 아이폰은 4라 안맞아...

아직도 아이폰 4를 씁니다. 비행기표는 막 질러도 핸드폰은 5년째 쓰고 있는 나란 사람. 

돈 많고 시간 많아 여행 자주 다니나봐?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그냥 좀 어이가 없다. 각자 우선순위가 다른 것일 뿐. 게다가 시간.. 내가 이거 하루 휴가 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T.T 남의 속도 모르고...






마녀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고양이 인형도 늘 사고 싶지만 못사고 있는 품목 중 하나. 

그나마 요즘처럼 환율 좋을때 사야하는데. 언젠가는 살 수 있겠지...



악취미~라고 말하면서도 사진 찍었다;;ㅋ 동물, 생물 모형을 음식처럼 디스플레이;;;



옛날같으면 잔뜩잔뜩 구입했을 스티커도 패스. 



문구류 그리고 장난감이 있는 5,6층에서 시간을 꽤 오래 보냈기 때문에 다른 층은 패스하려 하였으나 널 그렇게 쉽게 보내줄 수는 없지라고 말하는 듯한 그릇 코너ㅋ









일본풍 그릇부터 양식기까지 참 다양한 그릇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또다시 나타난 무민!!!!. 

살까말까살까말까 고민했지만 작년 6월 도쿄에서 산 무민 머그도 아직 안쓰고 있어서 꾸우우우욱 참음. 

이튿날 니시테츠역 상가에서 무민 유리컵도 사려다 말았는데 이건 아직까지도 생각남. 살걸 그랬음 ㅠ.ㅠ



로프트 구경을 마치고 다시 길을 되돌아 오던 길~

매시 정각마다(그리고 아마도 30분마다에도) 아름다운 오르골 소리가 울린다. 열심히 구경하는 애기들 옆에서 나도 같이 구경했다;;;


텐진 지하상가 끝에서 끝까지 걸어와 드디어 살뤼Salut와 내추럴 키친을 발견했다! 그런데 다리도 너무 아프고 체력이 방전되려하여, 일단 밥을 먹기 위해 바깥으로 고고. 점심식사와 내추럴 키친 방문기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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