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0
Total
1,666,556
관리 메뉴

wanderlust

마인드프리즘 "내 마음 보고서" 본문

음악영화책그림

마인드프리즘 "내 마음 보고서"

mooncake 2014.11.20 22:14



오늘 받은 마인드프리즘의 "내 마음 보고서"

심리테스트에 응하면, 개인별 맞춤형 심리상담책자를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원래 심리테스트를 좋아하는데다가 공짜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덥썩 물었다. 허허허.

테스트 하고 나서 3주 정도 기다리면 책을 만들어 보내준다.



책 첫페이지를 펼치면

개인별 메세지가 나온다.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 000"

???????????????????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실명은 모자이크처리를 했다^^;;

책 전반부에는 "나의 두드러진 심리코드 다섯가지"가 나온다.



평소에 특별히 gender issue에 대해 생각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첫번째 심리코드로 이게 딱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음.

근데 "남자는~~~해야 하고" "여자는~~~해야 하고" 이런 소리 듣는 걸 싫어하긴 함.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취미 선택에서도 자유로운 건 맞는 것 같다.

근데 여기 서술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 한국에서 사회생활하는데에는 별로 편리한 특질은 아닌 듯ㅎㅎ



이건 살짝 맞는 것 같음



임기응변에 능한 건 잘 모르겠지만,

정해진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는 일이나 세부 내용을 기획하는 일에는 심적 부담감이 클 수 있습니다

=> 이거 딱 나네ㅠㅠ

오늘도 데드라인이 내일까지인 기획서 쓰다 퇴근했는데 참으로 심란했다. 

그리고 심지어 일이 아닌 여행 준비할때도 그러하심

새로운 여행지 발굴하면서 이것저것 가볍게 알아볼땐 너무 즐거운데

비행기표 확정된 후 구체적인 세부 일정 짤때는 그게 너무 버겹고 힘듬...

그냥 현지에서 닥치는 대로,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는 게 최곤데,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직장인이다보니 꾸역꾸역 일정과 동선을 짜가야만 하는 아쉬움. 



???????????

내가 이랬나?????????????

???????????????????

어쩌면 과거엔 이런 면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최근 들어선 이런 욕구가 너무 없어서 탈인 것 같은데...ㅠㅠ

(잘 안돼서 아예 포기한건가?!!ㅋㅋ)



이건 그냥 완전히 나네...ㅎㅎ

종종 나는 내가 거대한 호기심 덩어리처럼 느껴지곤 한다.

 

"일상의 소소한 자극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머릿속에 생각의 가지가 계속 자라납니다"

큽..ㅠㅠ


내 마음 보고서에는 물론 이것 말고도 다양한 내용들이 있다. 

재밌게 보긴 했지만 내 돈 주고 했으면 아무래도 돈이 좀 아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참, 아까 나온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 000" 의 정체는,

책 말미의 나에게 잘 맞는 시로 주어진 채호기 시인의 "소나기 온 뒤"의 일부였다.

시가 좋아서, 이곳에 옮겨적어본다^^




소나기 온 뒤

채호기


그때 내 앞에, 포옹하기엔 너무 큰 나무.

흰 북극곰 같은 서늘한 바람이

여름 큰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

나뭇잎들이 부풀어오르며 뒹군다.

뜨거운 입 안의 얼음들, 여름의 빛나는 결정체들,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어떤

환희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낯선 시간, 낯선 얼굴, ......

낯설어 멈춰 서고 싶은 다정한

거리에 햇빛은 빈틈없이 찬란하고,

갑작스런 생의 전환이 눈부시다.


물 묻은 태양이 덜 마른 공기를 털어낸다.

부유하는 물 - 먼지들, 설명할 수 없는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 


텅 빈 거리에 한마디 말이 남아 반짝인다.

아직 마르지 않는 구석에 고인 빗물,

말하고 싶은 욕구로 혀 밑에 침이 고인다. 


 


내 마음 보고서 첫 페이지에서 "삶이 여전히 낯선 길모퉁이로 빨려든다"는 문구만 봤을땐 사실 많이 당황스러웠더랬다.

현실에 잘 안착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내 모습을 너무 대차게 묘사해놓은 것 같아서. 그러나 시 전체를 읽으니 참 마음에 드는 문구. 이 시, 나랑 어울리나? 흐흐흐흐

4 Comments
  • 듀듀 2014.11.20 23:32 우와 이거 재밌을 것 같아요 ^^
    책으로 두고 종종 읽어도 읽을때마다 재밌게 느껴질 것 같아요~
    다르다고 생각했던것도 몇개월 지나고 읽으면 이거 난데?ㅋㅋㅋ막 이럴 것 같은ㅋㅋㅋ푸히힛^^
    저도 계획에따라 차근히 기획하고 하는거 정말 못하는데 ;;;
    저거 전데요..ㅠㅠㅋㅋㅋ흐흐흐..
    시 참 좋네요 ^^ 평소에 시 읽을일이 좀처럼 없는데 열심히 읽으니까 머리에 막 이미지로
    떠오르는게 ~~
  • mooncake 2014.11.21 12:09 신고 네~ 은근 재미있어요ㅋ
    그리구 책 안에 제가 완성시켜가는 부분도 꽤 있더라구요 (예를 들면 동일질문에 대해 오늘, 3개월 뒤, 6개월 뒤 ... 하는 식으로 채워가는 거에요) 왠지 오글오글해서 잘 쓸 것 같진 않지만요ㅎㅎ

    시 진짜 좋죠? 맘에 쏙 들었어요. 저두 평소엔 워낙 시에 손이 잘 안가다보니 이렇게 시 읽게 되는 것두 참 좋네요~
  • 단단 2014.11.23 05:25 아니, 이런 신기한 서비스가...
    책에 문케익 님 이름이 떡 박혀 나오다니.ㅎㅎ
    저는 문케익 님을 뵌 적도 없고 잘 모르지만 그간의 글과 댓글들로 미루어 어설프게나마 파악을 해보자면,
    네 번째 사진에 문구들은 맞는 데가 좀 있는 것 같아요. ㅎㅎ
  • mooncake 2014.11.23 21:00 신고 그쵸~^^
    일년동안 사후관리도 해준다네요ㅋ (새로운 시도 보내주고 등등)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