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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아드리아나와 누크시오, 핀란드의 곰 본문

외국 돌아다니기/여행계획&잡담

빌라 아드리아나와 누크시오, 핀란드의 곰

mooncake 2015. 10. 21. 21:30

(올해 5월의 빌라 아드리아나. 더 멋진 사진들도 많았지만 현재 핸드폰에 남아 있지 않아서 이거라도)

 

 

아침 출근길이 너무너무 우울했는데

뜬금없이 올해 5월에 다녀왔던 이탈리아 빌라 아드리아나 생각이 났다.

이건, 나름, 내 머리속에서 "인생은 그래도 희망적이고 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 위한 자동 작용인가ㅋ

 

빌라 아드리아나.

진짜 좋았다.

엄청 기대하고 갔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다.

 

10여년전에 타셈 싱 감독의 영화 "더 폴"을 보다가 배경으로 나온 빌라 아드리아나를 보고는

아니 세상에 저런 곳도 있었다니...!라는 충격을 받았었다.

(참고로 더 폴에는 전 세계의 멋진 장소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이 영화 꼭 보십쇼.

저는 더 폴에 나온 로케이션 전부를 여행하는 것이 인생 목표입니다^^)

물론 실제의 빌라 아드리아나는 영화에 나온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10여년전부터 꿈꿔 왔던 장소를 직접 왔다는 감동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눈을 감았다 뜨면 2000년전으로 워프해있을 것만 같은 그런 신비함이 가득한 장소를

몇시간 동안 마음껏 누비며 나는 정말 감탄하고, 끊임없이 행복해했다.

벌써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빌라 아드리아나에 무사히 도착했던 그 순간의 감동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후훗

 

 

(사진이 없어서 구글검색으로 퍼온 누크시오 국립공원 사진)

 

 

그런가하면 요즘 서울 공기가 너무 안좋아서 그런지 핀란드 생각이 자꾸 난다.

특히 누크시오 국립공원의 한없이 청량하던 공기...

(와 진짜 미세먼지 너무 심하지 않아요? 미세먼지 뉴스 보기 전까지 난 천식이 도진 줄 알았음 ㅠㅠ)

 

지금 핸드폰엔 내가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서 구글 검색으로 퍼왔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산"이 아닌 "숲"이고 (경사가 있는 지역도 있지만 얕은 구릉, 언덕 정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걷기 좋게 나무로 길도 만들어놓아서 걷기 힘든 길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워낙 평상시 운동량이 부족하다보니 가이드 미카엘을 따라 걷는 것도 벅차서 사진은 많이 못찍었다.

 

누크시오 국립공원엔 야생동물도 굉장히 많다구 한다.

그래서 내가 "와 그럼 오늘 동물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하지만 대부분 야행성이고, 낮에 돌아다니는 동물이라도 사람을 피하기 때문에 캠핑을 하지 않는 이상은 보기 쉽진 않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누크시오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동물은 곰, 엘크, 수달, 하늘다람쥐 등등이란다.

"곰이라니!!! 곰이 있는데 안위험해?"라고 묻자

"응, 물론 눈 앞에서 마주대하게 되면 위험하지, 그치만 핀란드 곰들은 다른 나라 곰들과는 달라"

라고 답한다ㅋ

북미의 그리즐리베어나 러시아 곰들과는 다르게 핀란드 곰들은 매우 소심하고 수줍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보기 전에 곰들이 먼저 피하기 때문에

핀란드의 숲을 걷다가 곰을 마주치는 일은 극히 드물단다.

 

몇년전에는 눈쌓인 핀란드 북부 숲을 혼자 트레킹하다 겨울잠자는 곰을 실수로 깨운 여성이 있었는데,

곰은 여성의 엉덩이를 깨물고는 자기가 놀라 마구 도망갔다고 한다.

겨울잠을 자던 중이면 굉장히 배가 고파 있는 상태이므로 다른 종류의 곰이었다면 분명히 사람을 잡아먹었을텐데

핀란드 곰은 놀라서 사람의 엉덩이만 깨물고는 지가 먼저 막 도망갔다고 -0-

엉덩이를 깨물린 여성분에겐 안됐지만;; 왠지 귀엽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가끔 핀란드의 수줍은 곰 이야기가 생각나면

혼자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ㅋ

 

여행기를 쓰는데,

사실 내가 여행기를 쓰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조각 조각글들을 쓰고 싶어서이다.

매우 사소한 이야기인데 문득 문득 떠오르는 짧은 일화들...

근데 이 일화들을 껴넣기 위해 전체 여행기를 쓰는 작업은 굉장히 버겹게 느껴지곤 한다. 에공.

핀란드 여행기는 과연 쓸 수 있으려나...

(그래도 그 버겨움을 견디고 여행기를 쓴 다음, 일이년 지나 내가 쓴 여행기 읽으면 되게 재밌다ㅋ

내 여행기의 가장 큰 독자는 사실 나ㅋㅋ)

 

아 그리고 레알 뜬금없지만

피아니스트 조성진 쇼팽 콩쿨 우승 축하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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